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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묵 갈빛 꿀밤묵 속에 가을이 깊어간다 혀끝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향긋한 맛 '도토리묵'이종찬(lsr) 기자 ▲ 가을은 갈빛 도토리 속에도 물든다 ⓒ 이종찬무공해 건강식 도토리 시월 중순, 숲길에 가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갈빛 도토리가 투둑투둑 떨어지고 있다. 도토리를 한 톨이라도 더 줍기 위해 일부러 도토리나무 가지를 잡고 손으로 마구 흔들거나 밑둥치를 발로 차지 않아도 된다. 저마다 독특한 모양의 열매를 영글고 있는 풀숲 곳곳에 갈빛으로 물든 예쁜 도토리가 수북히 뒹굴고 있기 때문이다. 도토리는 예로부터 묵을 만들어 구황식(평소에는 거의 먹지 않지만 천재나 전쟁 등을 당했을 때 식량이 부족할 때 먹는 자연식품)이나 별식으로 많이 먹었다. 하지만 먹고 살기가 좋아진 요즈음의 도토리묵은 끼니를 떼우기 위해서 먹.. 더보기
열구자탕 (悅口子湯) 명절에 남은 전들로 신선로 만들어 볼까요?오랜만에 어머니가 해 주신 '신선로'를 맛보았습니다이효연(happymc) 기자 ⓒ 이효연지난 추석 명절에 친정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신선로입니다. 입을 즐겁게 해 준다는 의미로 '열구자탕 (悅口子湯)'이라고도 불리는 신선로는 제대로 만들자면 약 25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입니다. 그래서 평소 자주 먹지는 못했고 귀한 외국손님 초대가 있을 때나 명절에 어머니가 주로 상에 내 놓으시던 특별요리였지요. 보기에 화려하고 멋스런 요리인만큼 워낙 손이 많이 가는 터라 어머니 연세가 드시고부터는 한동안 집에서 맛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 만들자면 장보기부터 전부치는 것까지 보통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번 명절에는 어머니께서 무슨 생각이 드셨는지 오래된 놋으로 만든 .. 더보기
게우 젓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젓갈, '게우젓'[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맛과 영양 뛰어난 전복내장에 감칠맛까지 더해져김용철(ghsqnfok) 기자 ▲ 게우젓, 전복내장으로 만든다 ⓒ 맛객많고 많은 맛 중에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맛을 꼽는다면 단연 매운맛과 감칠맛이 아닐까? 매운맛과 감칠맛이 함께 들어 있는 김치가 사랑받는 것만 봐도 그렇다. 또 한식치고 감칠맛이 듬뿍 들어 있는 된장, 간장, 고추장 없이 식단이 꾸며지는 일도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 민족은 담백하고 순수한 맛보다는 강렬하고 진한 맛, 달콤한 첫 맛보다 혀에 착 감기는 뒷맛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이유는 저장음식이 발달했기 때문이고, 그 맛은 뚝배기를 닮았다. 김치 담그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가 있다. 아니, 이 재료가 들어가지 않으면 그 만큼.. 더보기
꼬막의 맛 참꼬막,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했지[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손톱 닳고 부러지도록 까먹어도 물리지 않는 그 맛김용철(ghsqnfok) 기자 ▲ 처음 접하는 사람은 비릿하다고 하지만 그 비릿함이 매력,참꼬막은 차지고 간간한 맛으로 먹는다 ⓒ 맛객만약, 그대가 어떤 음식을 먹으면서 배부른데도 쉽사리 손을 떼지 못한다면, 대식가 아니면 그 음식의 맛 때문일 것이다. 허나 꼬막을 먹으면서도 그만두지를 못한다면 오롯이 꼬막의 맛 때문이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질리지 않는 맛, 그래서 꼬막 맛을 아는 사람은 손톱이 닳고 입술이 부르터도 꼬막 까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한 소쿠리를 다 까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이 모든 게 꼬막이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이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잔칫날 꼬막과 홍어가 빠지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