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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김치 우거지와 늙은 호박의 절묘한 맛을 아세요?내가 담근 호박김치한미숙(maldduk2) 기자 겨울이 되면 집안 거실 한 쪽에 늙은 호박이 하나쯤 보이는 게 좋다. 둥글둥글한 누런 호박을 볼 때마다 내가 있는 자리가 넉넉하고 푸근해진다. 그러면서 이따금씩 친정부모 생각에 코끝이 싸해지기도 한다. 친정에 김장하러 갔다가 얻어 온 늙은 호박. 갈 때마다 엄마는 더 싸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시지만 오히려 그런 엄마가 나는 안쓰럽다. 언제까지 딸을 챙겨주시려는지, 끝도 없는 자식사랑에 나도 자식을 키우지만 엄마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다는 걸 깨닫는다. "너 얼른 와서 김장해라!" 보채는 엄마 말에 부랴부랴 올라간 친정. 가서 보니 김장은 혼자 다 하시고 어리둥절 바라보는 나에게 한마디 하셨다. "너 빨리 보고 싶어서 오.. 더보기
갈치속젓 갈치속젓, 중후한 깊은 맛[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갈치 내장만을 모아 1년 넘게 숙성김용철(ghsqnfok) 기자 ▲ 갈치속젓 양념으로 다진고추, 파, 고춧가루, 꿀, 참기름을 넣었다. ⓒ 맛객중후한 깊은 맛. 갈치속젓의 맛을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세월 속에서 이 맛 저 맛이 모여 웅숭깊은 감칠맛으로 태어나는 게 젓갈이지만, 갈치속젓은 특히 더 진한 맛을 낸다. 그래서일까. 오래 익혀 먹어야 제 맛을 내는 갓김치에도 갈치속젓을 사용한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이름 한 번 잘 지었다. 갈치속젓. 창자로 만들지만 명태처럼 창난젓이라 하지 않고 속젓이라 한다. 속은 깊음을 말한다. 철이 들고 생각도 깊어지면 속 들었다고 한다. 반대로 철없는 인간보고는 "에이 속아지 없는 놈 같으니라고" 하면서 천대한다. .. 더보기
동치미의 추억 누님과 고구마, 그리고 연탄가스... 동치미의 추억동치미, 올 겨울 시원한 국물 맛이 기다려진다전갑남(jun5417) 기자 ▲ 아내가 옹기항아리에 담근 동치미. 시원한 국물 맛이 기대된다. ⓒ 전갑남아내는 지난 주 김장을 하느라 경을 쳤다. 드러눕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우리 집에서 네 가족이 먹을 양을 함께 김장했다. 집에서 가꾼 김장거리를 가지고 잔치라도 벌이듯 김장을 한 것이다. 배추만 따져도 150여 포기를 담갔다. 요즘은 김장하는 것도 힘들다며 사먹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많은 양을 담그느라 아내가 고생했다. 물론 다섯 사람이 달라붙어 같이 했지만 아내의 수고가 가장 많았을 것이다. 올해는 김장하는데 작년보다 힘이 더 들었다. 배추가 때깔이 좋으면 일이 수월할 테지만, 우리 배추는 별로였다. 손.. 더보기
자장면 자장면 시킨 분? 쫄깃한 검은 면발, 잊을 수 없는 그 맛 '자장면'이종찬(lsr) 기자 ▲ 추억의 자장면 한 그릇 어때요? ⓒ 이종찬입학, 졸업, 생일 때 먹었던 추억의 자장면 한 그릇 자장면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 치고 자장면에 얽힌 추억 한 토막쯤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어린아이나, 식도락가나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나, 누구나 즐겨 찾는 음식이 자장면이다. 아마 우리나라 음식 중 자장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음식도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하긴, 요즈음 사람들이야 끼니 한 끼 때울만한 마땅한 음식이 떠오르지 않을 때나, 급히 끼니를 때워야 할 때 즐겨 시켜먹는 음식이 자장면이다. 하지만 그 옛날 입가에 시커먼 자장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