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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지금 감자탕 열풍

일본에서 요즘 새로 각광을 받는 한국음식 중에 하나가 감자탕입니다. 김치, 고추장에 이어 일본 사람들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한국음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원래 일본에서는 돼지등뼈를 고기의 부산물로 취급해 잘 먹지 않던 식재료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데는 라면(기름진 돈코츠라면)의 육수를 내는 데 쓰던 게 고작입니다. 그런데 그 돼지 뼈다귀를 일본사람들도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살점도 별로 없는 뼈다귀를 양손에 들고 쪽쪽 소리를 내며 먹습니다. 고춧가루가 듬뿍 들어 있으니 코 등에 땀이 맺히는 것도 당연한 일. 뻘건 손가락 채 손등으로 이따금 코 등의 땀도 훔칩니다. 상상만 해도 재미난 모습 아닙니까.

감자탕의 평가에 절대적 기준은 고깃살이 얼마나 붙어 있느냐 입니다. 안타깝게도 도쿄에서 만난 대부분의 감자탕에는 고깃살이 없습니다. 그래서 물어 보았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고깃살이 없냐고”. 돌아온 답은 이렇습니다. “일본에선 돼지고기의 부산물로 취급해 최대한 살점을 발라낸다니깐요”. 그러면서 이 말을 덧붙이더군요. “어느 집을 가도 돼지 뼈의 고깃살은 구경하기 힘들껄요. 그래서 우리 식당에선 따로 덩어리 고기를 넣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소개하는 이 집엔 고깃살이 제법 넉넉하게 달려 있어요. 도쿄에서 감자탕으로 소문난 집입니다. 신주쿠 쇼칸도오리의 골목 안에 있는데 꽤 돈을 벌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주인에게 뼈를 어디서 가져오냐고 물으니깐 대답을 안하던데요. 한국산 돼지고기 같지는 않고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일본산 돼지뼈 같은데공개하기를 무척 꺼려하더군요. 값은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한 냄비에 3천엔(3만원 상당). 밥값도 따로 받습니다. 서비스도 신통하지 않습니다. 도쿄 출장 왔다가 감자탕을 먹지 않고선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을 위해 소개합니다. 상호는 소나무집, 전화번호는 03-3200-5733입니다. 오기쿠보 소학교 옆에 있으므로 찾기는 쉽습니다.


깍뚜기 하나 달랑 따라 나온이 집의 감자탕. 두 사람이 먹기엔약간 버겁고 세명이 먹기엔 다소 부족한 양.



이 집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소주 한병이 15,000원.'한국에 있을 때 많이 마셔둘 껄'-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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