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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먹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새 호박죽을 찾아?" "그러게 출출해지네…." 군것질이 심한 남편은 저녁밥을 먹고 언제나 간식을 먹는다. 호박죽을 끓이기 전에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 과일 등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이틀 전 호박죽을 끓이는 것을 보더니 당분간 다른 간식거리는 사오지 말라고 한다. 그 정도로 호박죽을 좋아하는 남편. 가끔 죽전문점에 가서 호박죽을 사다 먹기도 한다. 25일 늦은 밤, 한 그릇 뚝딱 먹더니 "콩이 들어가서인가 고소하고 든든하다. 죽집에서 파는 것하고는 게임이 안 된다, 안 돼, 한 바퀴 돌고 와서 자야겠다"하더니 밖으로 나간다.
남편이 호박을 자르고 속을 발라냈다. 호박을 가르니깐 진짜 1/4정도는 썩어 있었다. 썩은 부분도 도려내고 성한 부분은 잘게 잘라서 끓이기 시작했다. 남편은 재미있는지 본인이 으깨준다고 주방기구를 들고 으깨기 시작했다. 정말 많이 변했다.
"그러게 해주면 쉽게 되는 줄 알지. 누구든지 직접 해봐야 한다니깐." "알았어. 내가 해줄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큰 수확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푹 끓여 흐물흐물한 것을 좋아해 좀 오랫동안 끓였다. 처음 호박을 잘랐을 때 호박 속이 유난히 빨갰는데 끓이니깐 더 붉어진 것 같았다.
그릇에 퍼서 입맛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더 넣고 먹는다. 날이 더워 자연히 차가운 음식을 많이 찾게 마련이다. 그러나 뜨거운 호박죽을 한 그릇 먹고 땀을 흘리면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겨울에 많이 먹는 뜨거운 호박죽. 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면서 먹는 영양호박죽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남편이 하는 말이 "여름에 먹는 호박죽은 아주 별미인데, 집에서 만들어 먹으니깐 더 맛있다. 최고다 최고야!"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