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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떡갈비

'송정떡갈비' 맛에 푹 빠지다
고교동창회 모임에 가서 '송정떡갈비를 엄청 먹었습니다
오승준(sjoh58) 기자
▲ 송정떡갈비 상차림.
ⓒ 광주광역시
어제(8일) 저녁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청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송정떡갈비거리'에 갔다. 휘황찬란한 떡갈비 간판들이 배고픈 손님들을 막 부르고 있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식당마다 사람들로 왁자지껄하며 대만원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뼈 국물이었다. 맛이 시원하고 담백하고 개운한 느낌이었다. 뼈 국물은 소뼈를 토막 내 무와 함께 3∼4시간 푹 고아낸다고 한다.

한 사람 앞에 한 그릇씩 주고, 또 따로 큰 그릇으로 더 준다. 물론 더 달라면 또 가져다준다. 국물만으로도 이미 배가 절반은 찬다.

반찬도 깍두기, 새우젓, 묵은 김치, 물김치, 유기농 콩나물 등 정갈하고 깔끔하다. 묵은 김치가 특별히 맛있어 주인에게 물었더니, 땅속에 2∼3년 묵혀 둔 김치라고 한다.

갈빗살을 떡 모양으로 뭉쳐 숯불에 구어 놓은 떡갈비는 두 대가 1인분, 가격은 8천원이었다. 입에 쩍 달라붙는다. 한마디로 맛있다.

▲ 뼈 국물.
ⓒ 오승준
따로 시키는 5천원짜리 비빔밥(익힌 비빔밥은 4천원)도 별미다. 밥 위에 고추장이나 참기름까지 다쳐서 완전히 비벼놓은 옛날 전주식 비빔밥이다. 정말 입맛 돋운다. 바로 이 맛이다. '송정떡갈비'가 광주 5미(味)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를 알겠다.

참고로 광주의 5미(味)는 오리고기를 잘 다듬어 뚝배기에 넣은 다음 들깨를 갈아 만든 국물을 그릇 가득히 채우고 끓인 '광주 오리탕', 남도의 맛과 멋, 인심을 집약해 놓은 상차림으로 산과 바다와 들과 육지에서 나는 모든 먹을거리가 한데 모여 있는 '광주 한정식'이 있다.

또 계절에 따라 바뀌는 채소 등의 신선한 나물에 얼큰한 고추장과 참기름을 떨어뜨려 싹싹 비벼먹는 '무등산 보리밥', 소금 간을 넉넉히 하고, 젓갈, 고춧가루 등 각종 양념을 듬뿍 집어넣어 그 맛이 매콤하면서도 걸쭉한 '광주 김치', 그리고 '송정떡갈비'이다.

송정떡갈비는 서민들의 출출한 뱃속을 달래주는 술안주 겸 별미 식으로 음식에 손맛을 담아내는 광주지역 송정의 명물이다. 갈빗살에 여러 부위의 고기 살을 섞어 푸짐하게 다진 다음 마늘, 생강, 참기름 등으로 만든 갖은 양념을 발라 구워낸 떡갈비의 구수한 냄새는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절로 멈추게 한다. 헛헛한 속을 꽉 채워주는 쫄깃한 맛과 인심이 '송정떡갈비'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이곳은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광주에 오는 외지 사람들도 거의 빠뜨리지 않고 찾는 남도음식의 대표적인 '송정떡갈비거리'이다. 송정떡갈비는 특정식당의 이름이 아니다. 광산구 송정동의 떡갈비가 유명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송정떡갈비거리'에는 약 13개소의 송정떡갈비 식당이 광산구청을 중심으로 운집해 있다.

▲ 떡갈비.
ⓒ 오승준
넓죽한 상추에 깻잎 한 장 얹고, 떡갈비 찢어서 올리고, 쌈장에 청량 고추 넣고 싸서…, 소주 한잔 곁들여 먹으니 그야말로 맛의 천국이 따로 없다. 재료는 소갈빗살, 마늘, 후추, 생강, 참기름, 깨, 고추, 양파, 유기농 상추 등이다.

떡갈비 맛이 좋아 12명이 30명분을 먹어 치웠다. 나도 평소의 정량을 배나 초과했다. 그 덕분에 밤새 넘치는 포만으로 고생(?)을 해야 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따뜻한 정담도 건강 보약이다. 까까머리 학창시절의 그 마음 그 모습으로 돌아가 동심, 추억, 청춘, 삶 배부르게 주고받으니, 마음이 편하고, 가슴이 넉넉해진다. 특히 모교와 후배들 이야기, 친구들과 스승들의 동향과 소식, 군대이야기, 자녀교육 문제 등은 빠질 수 없는 대화의 감식초다.

▲ 송정떡갈비거리(특정 상호와 관련없음).
ⓒ 오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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