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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현직 공무원 중 유일한 인수위원 이봉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책임감 무거워… 현장 경험이 도움 됐으면”
현직 공무원 중 유일한 인수위원 이봉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4년새 3급에서 1급… 초고속 승진 거듭… 여성·복지분야 전문
최홍렬 기자 hrchoi@chosun.com

“공직생활에서 이렇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건 처음입니다.”

현직 공무원으로는 유일하게 이명박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사회교육문화 분과)에 포함된 이봉화(李鳳和·54)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사진>은 “현장 실무를 담당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충북 충주여고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한 이 정책관은 일자리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여자 경찰관 공채 1기 시험을 치고 합격해 1년동안 경찰로 근무했다. 경찰로 근무하던 그는 1973년 서울시 7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 합격해 34년동안 봉직했다.

공직에 들어선 그에게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이명박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여성 공무원 최초로 인사과장에 발탁된 그는 복지여성국장·재무국장·감사관 등의 요직을 두루 맡는 등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2003년 3급, 지난해 2급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 초 1급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복지건강국장 시절에는 ‘건강도시’ ‘실버취업박람회’ 등의 개념을 도입해 복지 정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4년간은 제2 정무장관실에서 여성 사회참여와 채용 등 주요 여성정책을 기획·입안하는 여성정책과장으로 일하는 등 여성·복지·노인 분야에서 줄곧 일하면서 전문성을 키워왔다.

오세훈(吳世勳) 시장 취임 이후에는 여성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없애는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총괄해왔다.
꼼꼼하고 강단 있는 일 처리로 이름이 난 이 정책관은 서울시 여성 공무원들에게는 ‘멘토’ 같은 존재다. 1979년에는 임신으로 배가 불룩한 채 학력고사를 쳐 한국외대 일본어과 야간학부에 입학했다. 1983년 졸업한 그는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서울시립대 도시행정대학원 석사(1991년)를 거쳐 서울시립대(2001년·‘한일 여성정책 비교’)와 일본 교토 도시샤(同志社) 대학(2005년·‘노인 장기요양제도 연구’) 등 한·일 두 대학에서 잇달아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그 동안 정부와 서울시장의 당적(黨籍)이 달라 여러 불협화음이 발생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새 정부의 큰 틀을 결정하는 인수위에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며 환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의 ‘히트 작’인 장기 전세주택(시프트) 등이 정부 정책으로 채택되도록 하고, 한강 르네상스, 관광 등의 분야에서 관련 법 개정과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7.12.27 23:46 / 수정 : 2007.12.27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