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보강] 우수가 들고 있는 낯선 청국장고배
12회를 보면 백제인이라는 이유로 선화와 헤어진 장이가 마음을 못 잡고 실의에 빠진 것을 보고 하늘재 식구들이 힘내라고 하면서 몸에 좋은 청국장을 같이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짜잔”이라는 말과 함께 나타난 우수가 들고 온 낯선 청국장그릇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런 그릇을 고배라고 한다. 고배와 함께 동시대에 쓰였던 백제의 그릇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 개요
백제토기는 한강유역에서 국가단계로 성장하였던 3세기 중엽부터 660년까지 쓰던 토기이다.
토기들의 세부적인 기형변화를 통해 시대를 구분하자면 한성기, 웅진기, 사비기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한성기백제의 대표적인 기종인 삼족기, 직구단경호, 광구장경호, 고배, 기대 등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삼족기는 “[20회] 백제신기에 나타난 도안 해설”이라는 제목으로 설명을 하였으니 그 쪽을 참고하기 바란다.)
■ 고배
백제의 고배는 웅진기 이후 부장품으로 추가되고 있다. 한성기의 이른 시기의 것은 구연부가 낮고 굽다리 역시 낮으나 한성기의 늦은 시기에 오면 굽다리가 높아지면서 접시형태의 몸체의 길이도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 직구단경호(直口短頸壺)
직구단경호란 곧고 짧은 목을 가진 공모양의 항아리를 말한다. 백제토기의 특징적인 기종 가운데 하나이다. 특징은 짧고 곧은 구연아래에 공모양의 원형몸체를 가진 것으로서 어깨부분에 문양대가 있고, 몸체의 아래 부분에는 타날문(두드린 모양)이 찍혀 있다. 백제 전 기간 동안 사용되어온 직구단경호들은 전체크기, 동체부를 중심으로 한 기형, 그리고 어깨문양 등에서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이 기종은 중국동부지역의 후한의 늦은 시기부터 서진시기까지의 유적에서 확인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서 한성기에 특히 유행하였으며 이 후에도 전 기간 동안 제작, 사용되었다.
이 토기의 공간적 분포는 백제영역의 범위로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삼족기와 마찬가지로 백제적인 토기이다.
한성기 동안 적갈색 연질의 삼족기와 함께 무덤의 부장품으로 자리잡는다.
■ 광구장경호(壙口張頸壺)
광구장경호는 몸체에 비해 목이 높고 구연부가 크게 벌어진 형태의 항아리이다. 이 기종역시 고대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크게 유행하였으며, 각 시기마다 특색이 다르다.
백제의 광구장경호는 신라나 가야에 비해 목이 짧고 구연부가 더욱 밖으로 벌어진 것이 특색이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회청색 경질토기로 전환되거나 목부분에 돌대가 부착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 기대
기대는 제사와 같은 특수의식에 사용되는 그릇받침이다. 대부분의 몸체가 높은 굽에 해당한다. 이 기공은 고배와 마찬가지로 고구려를 제외한 고대 한반도 남부지역의 각 정치세력마다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백제의 경우 이른 시기의 기대는 회색연질로 제작되고, 나중에 회청색경질로 바뀌면서 몸체에 특징적인 고사리모양의 장식이 부착되기도 한다.
■ 완
웅진기 이후에는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자기나 금속기의 기형에서 유래한 것으로 판단되는 새로운 토기들도 만들어진다. 특히 사비기에 성행하던 완은 무령왕릉에서 확인된 바 있는 금속제그릇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기종이다.
안압지에서 출토된 완은 모두 세가지 형식이 있다. 이 가운데 구연부가 외반 되지 않은 것과 보주형 꼭지가 달린 것은 각각 굽바닥과 뚜껑 안쪽에 '仇'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