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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소금구이

추억의 개구리 맛 나는 우럭소금구이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담백하고 구수하고...
김용철(ghsqnfok) 기자
▲ 생물 우럭에 소금을 뿌려 굽고 있다
ⓒ 맛객
며칠 전 한 포털에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음식이 소개되었다. 먼 나라 이야기도 아닌 바로 이웃 일본의 음식이라는데 누리꾼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그 음식은 개구리 회(사시미)다.

아무리 날것으로 먹기 좋아하는 민족이지만 개구리 뒷다리까지 회로 뜨다니, 허나 날것으로 먹는데 놀라울 뿐이지, 개구리 뒷다리는 우리도 먹고 자랐던 음식이다. 구워먹고 깡통에 삶아먹고 튀겨먹었던 추억의 먹을거리 개구리 뒷다리.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치고 그 맛 모르는 이 있을까?

이처럼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생으로 먹느냐 구워서 먹느냐에 따라 정서적 차이는 참 크다. 회에는 고개를 돌려도 구워서 먹는다면 “고것이 얼마나 담백하고 구수한 맛인데”라고 말할 사람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구워먹는 개구리 뒷다리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었겠는가? 그저 먹을거리는 늘 상 부족한 데 반해 지천에 널린 건 개구리였기에 만만한 게 개구리였던 것 같다. 놀이와 식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니 시골아이들로선 개구리 찾아 논둑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먹을거리가 풍족해진 지금, 황소개구리 말고 누가 개구리 잡아먹겠냐마는 애석하게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 많던 교련복 무늬(참개구리) 개구리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그대 혹, 가끔 아주 가끔 그때 잡아먹었던 개구리 뒷다리 맛이 그립지는 않는가? 아니다. 그때 그 추억이 더 그립겠다. 추억은 아련한 서글픔이 느껴지면서도 언제나 그립다.

앨범 속 오래 전 사진을 보면 철없이 마냥 행복하게 웃고 있어도 서글프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박하사탕> 영호도 “나 돌아갈래” 절규하진 않았을 것이다.

▲ 우럭 굽는 냄새가 느껴지는 것만 같다
ⓒ 맛객

비록 돌아갈 수는 없지만 개구리 뒷다리 구워놓고 소주 한잔 털면서 잠시 추억에 잠겨보는 건 어떨까? 개구리 잡는다고 비난은 말라. 설마 정말로 개구리 잡아 굽겠는가? 그 맛을 대신할 수 있는 게 있다.

▲ 생물 우럭을 구우면 개구리 뒷다리 맛이 난다
ⓒ 맛객

생물 우럭을 구우면 된다. 맛을 보면 놀랍게도 개구리 뒷다리맛과 흡사하다. 담백하고 구수한 맛, 바로 이 맛 아닌가? 정말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한 번 구워보길 바란다. 눈을 가리고 먹는다면 “이거 개구리 뒷다리 구이다” 싶을 정도로 맛과 향이 비슷하다. 그렇게 우럭을 개구리 뒷다리라 느끼면서 추억에 잠겨보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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