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숭어회

갓 잡은 숭어, 넙치보다 낫네!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숭어는 맛 없다는 편견을 잠시 잊다
김용철(ghsqnfok) 기자
▲ 도툼하게 썬 숭어회 두 점을 쌈으로 먹는다
ⓒ 맛객
▲ 마늘과 고추가 들어간 숭어회 쌈, 이것도 한국인의 맛이다
ⓒ 맛객
▲ 숭어 한 마리에서 나온 회 한 접시
ⓒ 맛객
회 좀 안다는 사람은 "숭어도 회냐?" 라고 말한다. 맛을 보면 그런 말을 들어도 싸다. 맛없다. 중저가 횟집에서 모둠회 시키면 제일 많이 나오는 회가 숭어회다. 맛없으니 가격이 싸고 싼 반면에 한 마리에서 살점은 많이 나오고, 모둠회에 팍팍 나올 만하다.

▲ 초장과 고추냉이에 찍은 숭어회 한 점
ⓒ 맛객
회 좀 안다는 사람은 먹어보지 않은 물고기도 그 맛이 어느 정도인지 안다. 물고기의 모양만 관찰해 보면 대충은 나온다. 아니 몇 가지 기준만 알면 된다. 맛있는 물고기는 첫째 입이 크고 턱이 발달되어 있다. 횟감의 상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다금바리 입을 보면 클 뿐 아니라 턱이 무시무시하게 발달되어 있다.

입이 크고 턱이 발달되었다면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는 설명 아닌가?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으려면 입이 크고 턱이 발달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그만큼 빨라야 한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맛있는 물고기 두 번째 조건이 붙는다. 가시가 억세고 커야 한다. 억센 가시는 지느러미의 힘으로 나타난다. 그런 물고기의 운동량은 저절로 육질을 튼튼하게 해 준다.그래서 맛도 좋아지는 것이다.

▲ 숭어 한 마리가 낚시에 걸려 몸부림치고 있다
ⓒ 맛객
▲ 잠시 한 눈 판 사이에 두 마리가 동시에 걸렸다
ⓒ 맛객
▲ 숭어 네 마리를 잡았다
ⓒ 맛객
'숭어도 회냐?'는 소리를 듣는 고놈의 모습은 어떤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입은 잉어처럼 생겼다. 입이 작으니 먹는 것도 자잘한 새우 아니면 플랑크톤 같은 부유물들이다. 힘들여 헤엄치지 않아도 입맛 벙긋벙긋 하면 민생고가 해결되니, 육질의 조직이 촘촘해질 이유가 없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지느러미까지 퇴화될까봐 걱정이다. 마치 겨울 철 바람 든 무처럼 약간 퍼석한 느낌, 그게 숭어회의 정체다.

▲ 숭어 회
ⓒ 맛객
손쉽게 얻는 건 가치가 떨어지는 법, 맛없는 숭어도 바다에서 씨름해서 직접 잡아서 먹으니 수족관에서 지쳐 있는 광어보다 낫네, 아무렴 아무리 맛없다손 치더라도 분위기와 신선도가 있는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럭소금구이  (0) 2006.12.07
수제비  (0) 2006.12.06
구룡포읍 과메기  (1) 2006.12.04
호떡 한 입  (0) 2006.12.01
순두부  (0) 200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