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훈민정음을 둘러싼 가설 논쟁, 그 불씨를 지피다!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지 않았다? 훈민정음의 창제 과정과 진실을 새롭게 재해석한 북한 역사소설 『소설 훈민정음』이 출간되었다(이가서 刊). 이 책은 훈민정음 창제와 반포라는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을 결합시켜 집현전 학자들 간의 대립과 갈등, 세종의 숨겨진 의중 등이 구중궁궐 안에서뿐만 아니라 평양, 온양 온천 등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특히 이 책에 담겨 있는 훈민정음에 얽힌 여러 가설과 이를 바라보는 북한의 역사관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지적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한글 창제에 나선 집현전 학자들의 도전과 실패, 성공 스토리가 인간 승리를 다룬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우리글의 비밀과 원리를 탐구해 가는 집현전 학자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담은 『소설 훈민정음』은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독서를 가능케 해 독서의 계절에 어울리는 중후하면서도 웅혼한 역사의 향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해 줄 것이다. 학계의 정설을 뒤집는 문제의 북한 역사소설 훈민정음은 과연 누구의 창작물인가? 『소설 훈민정음』에서는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싼 여러 가설들 중에서 북한에서 정론으로 생각하는 가설을 엿볼 수 있다. 그간 훈민정음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들이 제기되어 왔으나 현재는 ‘발음기관 상형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설 훈민정음』에서도 집현전 학자들은 사람의 입과 혀 모양을 연구, 응용해 문자를 만든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 고조선의 수도였던 평양에 남겨진 신지 문자가 한글 창제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성삼문이 한글의 원리를 깨우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신지 문자를 통해서다. 이것은 한글의 근원이 관서지방에서 사용되던 문자임을 주장하는 대목이다. 훈민정음을 과연 누가 창제했는가에 대해서도 이 소설은 논란의 불씨를 제공한다. 기존 우리 학계에서는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를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주도적으로 진행해 왔다는 시각이 정설이었다. 즉, 집현전 학자들은 훈민정음 창제에 반대 내지는 비협조적이었으며 이 때문에 세종은 비밀리에 문자를 만들었다는 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훈민정음 창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는 바로 집현전 학자들이며 그중에서도 성삼문이 핵심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세종은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야겠다는 확고한 신념과 큰 방향만 제시할 뿐, 최만리의 이두 연구를 묵인할 정도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한 세종 자신이 새 문자 연구에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것도 아니다. 반면 성삼문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한글 창제의 원리를 찾아내고, 문자의 유형을 확립하는 한편, 아내와 하인을 시켜 개인적으로 한글의 실용성까지 시험한다. 즉, 이 소설에서 훈민정음은 성삼문 개인을 중심으로 한 집현전 학자들의 산고의 결과물이다. 과연 훈민정음 창제에 있어 집현전은 걸림돌이었을까, 아니면 큰 몫을 담당한 주춧돌이었을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내려야 할 몫이다. 조선시대 최고 지식인들이 벌이는 현란한 지적 대화 또한 이 책은 우리 얼을 담을 문자 창제를 둘러싼 집현전 학자들 간의 치열한두뇌 게임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한자를 바탕으로 한 이두 사용을 주장하는 최만리와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우리글을 토대로 새 문자 창제를 주장하는 성삼문의 치열하고 정연한 논리 대결이 볼 만하다. 최만리는 삼국시대 이후로 줄곧 한자를 사용해 왔으며, 그동안의 지적 산물들이 모두 한자로 적혀 있다는 점을 들어 새 문자를 창제하면 전통 문화유산과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성삼문은 한자보다 더 이전에 우리말이 있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우리의 말이 있다면 우리의 문자도 반드시 있었을 것이란 주장을 한다. 즉, 우리의 얼을 외국 문자에 담는 것은 모양이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힌 것과 같다는 논리이다. 말과 글이 다른 데서 오는 괴리감은 문자사용의 불편을 초래하고 이것은 문화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것이 성삼문의 주장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입장에 선 두 학자 간의 흥미진진한 지적 대결은 독자들의 긴장감을 자아내는 동시에 독서의 몰입감을 제공한다. 『소설 훈민정음』 줄거리 성삼문은 세종의 명을 받고 측우기를 보기 위해 수원으로 향한다. 그 길에서 그는 진리란 민초들 속에 있는 단순한 것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한편 성삼문은 그간 자신이 추구해 온 우리 문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대 때부터 내려오던 신지 문자를 찾아 그 원리를 파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임금에게 상주해 승낙을 얻은 성삼문은 평양 길에 오르게 되고, 신지 문자의 향방을 찾아 묘향산까지 가기에 이른다. 그곳에서 문자를 찾던 성삼문은 병을 앓아눕게 되고, 자신의 몸시중을 들던 기생 초향을 만나 새로운 문자의 원리를 발견하게 된다. 초향에게 문자를 가르쳐 준 초향의 아버지를 찾아간 성삼문은 초향이가 사용하던 문자의 향방을 묻는다. 초향의 아버지는 그간 민란에 연류된 선조들 때문에 문자가 적혀 있던 책들을 단지 속에 넣어 선친 묘소 근처에 묻었음을 밝힌다. 성삼문은 단지 속의 책을 발굴하고, 드디어 새 문자의 원형을 이룰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한편 관서 여행에서 돌아온 성삼문은 집현전에 자신의 이론을 주장해 많은 학자들의 동조를 얻고 새 문자 창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자를 바탕으로 한 이두 사용을 주장해 오던 최만리는 이러한 성삼문의 활동에 사사건건 제동을 건다. 최만리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집현전 학자들은 드디어 새 문자 ‘훈민정음’을 창조해 요양을 떠난 세종을 대신해 세자에게 바친다. 한편 최만리는 세종이 돌아와 훈민정음을 반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대 상소문을 작성하고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학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임금을 기다리던 두 사람 앞에 세종이 요양지에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
작가 소개 |
저자 | 박춘명 |
지은이 박춘명 1933년 평안북도 정주시 출생 1950년 6·25 전쟁 참전 1961년 김형직사범대학 졸업 주요 작품으로 『임오풍운』이 있다. |
목차 |
책을 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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