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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

"영양실조 배추지만 김치 맛은 끝내주네요"
화학비료와 웃거름 없이 키운 우리집 배추
전갑남(jun5417) 기자
▲ 영양상태는 별로지만 우리에게는 소중한 배추밭. 좀 떨어진 곳에 심은 것까지 합하여 500여 포기가 자라고 있다.
ⓒ2005 전갑남
상강(霜降)은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에 해당된다. 올해는 지난 23일이 상강이었다. 우리 동네는 상강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절기가 이렇게 딱 들어맞는 경우가 있나 싶다.

우리가 가꾼 것이 좀 물짜더라도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에도 싱싱함을 유지하던 고춧잎이며, 고구마 순이 된서리를 맞더니만 소금에 절여놓은 듯 숨을 죽였다. 서리를 맞으면 한방에 나가떨어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때를 알아차리고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미리부터 씨를 맺느라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을까?

"여보, 빨리 고춧대 뽑아요!"
"고춧대를?"
"그래요. 지금 뽑아놓으면 붉어지는 게 많이 생겨요."
"그거 뭐하게?"
"이 양반, 뭐하기는요. 고춧가루 빻지요."

예전 자기가 클 때, 부모님은 끝물 전에 딴 것은 죄다 돈 만드느라 팔고, 서리맞은 희아리를 먹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린시절, 부모님이 자식들 가르치기 위해 좋은 것은 못 드시고 희아리만 드시던 것이 나도 생각난다.

나는 서둘러 고춧대를 뽑았다. 아직 붉어지지 않은 된장 색을 띤 고추도 뽑아두면 제 색깔을 내어 고춧가루로 쓸 수 있다고 한다. 상품가치가 좀 떨어지더라도 중국산에 비교하겠느냐는 생각에서이다. 마지막으로 거둔 고추라도 약이 올라 매운 맛에서는 손색이 없다고 한다. 농약을 안친 지가 달 반이 넘었으니까 도리어 좋은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우리 배추가 영양실조?

▲ 웃거름을 주지 않아 좀 부실한 배추와 그런대로 속이 꽉 차게 올라온 배추
ⓒ2005 전갑남
사실, 상품가치가 좀 떨어진 게 낫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농약이나 화학비료에 의존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보통 유기농산물은 때깔이 좋지 않다. 굴타리먹은 것을 손질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 맛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내가 배추밭에서 모양이 좋지 않은 것을 골라 몇 포기 뽑는다. 반찬을 하는 데 멀리가지 않고 텃밭에서 금방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김치 담근 지 얼마 안 됐잖아?"
"이웃과 나누어 먹다보니 얼마 안 남았어요."

겉절이를 해먹을 모양이다. 배추 겉잎은 시래기로 지져먹고, 속잎은 쌈을 싸서 먹겠다는 것이다.

배추를 다듬으면서 아내가 걱정스런 표정이다. 겉잎을 따내는 데 시래기가 많이 나온다. 누런 잎이 지고, 속이 꽉 차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시원찮지요? 영양실조라도…."
"모양새는 그래도 맛은 괜찮잖아."
"하기야. 웃거름을 안주어서 그렇죠?"
"남들이 요소를 좀 주라고 하는데 그냥 놔두었어."

우리는 텃밭을 가꾸면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는다. 그런데 500여 포기의 배추와 무를 한 이랑 가꾸면서 고집스럽게 웃거름으로 화학비료인 요소비료를 주지 않았다.

배추 값은 금값인데….

요사이 배추 값이 금값이라고 한다. 중국산 배추에서 납 성분이 나오고, 기생충 알까지 나와 배추가 귀하게 되었다. 더구나 작년에 비해 재배면적도 줄었다고 한다. 내남없이 올해는 직접 김장을 담가 먹을 계획이라 하니 배추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런 사정이어서 우리 집 텃밭을 가꾸는 데 조언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한다.

"배추 포기 사이에 구멍을 뚫고 요소 두 숟가락만 넣으세요. 며칠 내로 금방 깨어날 거예요. 김장하려면 아직도 많이 남았으니까 지금도 늦지 않아요. 포기가 꽉 차도록 모양을 내려면 빨리 서두르셔."

우리 집 배추가 처음 자랄 때는 밭을 갈 때 뿌린 두엄만으로도 모양 좋게 자랐다. 그런데 포기를 앉히면서 영양부족 현상이 온 것이다. 일부 밭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것들이 포기가 부실하다.

화학비료로 요소비료를 주면 금방 효과가 나타난다. 잎이 연해지면서 포기가 실하게 찰 것이다. 요소비료는 질소질 성분이 대부분이다. 과다한 질소성분의 배추는 잎이 두껍고, 배추 맛이 쓰다고 한다. 사람 몸에도 좋을 리가 없다.

우리는 장사할 것도 아니고, 아는 몇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김장거리인데 굳이 배추에 화학비료를 주어야 하나 싶다.

▲ 아내는 거의 버리는 것이 없이 배추를 손질하여 김치 담글 준비를 하였다. 겉잎은 시래기로 아주 좋았다.
ⓒ2005 전갑남
"맛은 그만이지요?"

우리는 무더운 여름, 포토에 배추모를 부었다. 애써 이랑에 비닐을 씌우고, 한 포기 한 포기 정성을 다해 심었다. 자주 온 비 때문에 열 포기 남짓 뿌리가 썩어 버린 것을 제외하면 그런대로 잘 자랐다. 비록 영양부족이 오기는 왔지만.

▲ 아내가 담근 배추김치
ⓒ2005 전갑남

아내는 맛난 겉절이에다 배추쌈을 준비하였다. 시래기로는 생새우를 넣어 지졌다. 푸짐한 저녁상이 차려졌다.

배추쌈을 싸서 입에 넣는 아내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여보, 볼품이 없고 속이 덜 찼어도, 고소하고 단맛이 나네요. 영양실조라지만 김치 맛은 끝내주네요. 우리 고춧가루에다가 우리 배추! 그리고 내 손맛! 김치 맛이 이 정도는 되어야지요?"
자화자찬이 지나치다고 핀잔을 주자 아내가 입을 삐쭉 내민다.

배추김치 맛있게 담그기
2005/10/21 10:18 | Cook Cook


어제 오후3시에 담근 김치가 오늘 아침 뚜껑을 열었더니 이렇게 잘 익었네요.
멸치젓이 맘에 안들어 내심 걱정했는데 맛있게 익었습니다.
같이 넣은 무가 아삭아삭 너무 맛있어요.

어제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엉덩이 바닥에 붙이고 쉬질 못했네요.
그래도 1주일치 밑반찬들과 김치를 담그니 든든합니다.
밑반찬과 김치는 담글때는 손이 많이 가지만 두고두고 먹을 걸 계산하면 이처럼
편리하고 합리적인 반찬도 없지요.

배추와 무가 너무 비싸요. 햇 배추 1통을 동네마트에서 4500원 주고 무는 2500원에 샀어요.
그래서 포기김치대신 막김치를 만들었습니다.

배추 1통(중간것), 무 1/3개 기준으로

양념 : 고추가루 3/4컵(이것보다 적어도 됨), 생멸치젓 1/3컵,
양파 반쪽,사과 반쪽, 배 반쪽,다진마늘 1.5큰술, 생강(편으로 썬 것 1조각 다진 것)
설탕 반 큰술(조미료는 취향따라)

풀물 : 다시마,멸치,버섯밑둥 넣고 달인 물 1컵반에 밀가루(찹쌀가루)5큰술

사과와 배는 안 넣어도 됩니다. 저는 마침 집에 있어서 넣은 거에요.

절에서 살림하시는 분께서 말씀 하시길,

부추김치에는 복숭아,
무 깍두기에는 사과,
배추김치에는 배를 갈아 넣어야

더 맛있다고 합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고추를 잘 닦아서 가루로 만들었어요.
이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편하게 고추가루를 사다가 해도 됩니다.


멸치다싯물 1컵 반에 밀가루 5큰술을 풀어 풀을 쑤고 고추가루를먼저 불립니다.
그런 다음 고추가루가 식으면 마늘생강다진것, 설탕, 멸치젓 과일양파즙을
모두 넣어서 섞습니다.
멸치젓이 떨어져서단골집이 아닌동네 마트에서 샀더니 맛이 별로네요.
잘 안 삮았어요.


이렇게 양념이 먼저 완성이 됐습니다.
이걸 배추가 절여질 동안 뚜껑씌워서 냉장고에 잠시 보관해도 되고 실온에 놔둬도 괜챦습니다.


배추를 갈라서 이런 모양으로 칼로 쳐서(?) 소금(굵은) 1컵반에 딱 1시간만 절여 놉니다.
물 7컵에 소금을 녹여서 절이면 됩니다.
대개 배추 한 포기에 소금 1컵을 쓰는데 저는 빨리 절이려고 1컵반을 넣었습니다.


30분 지난 배추절임입니다. 한번 뒤집어 주세요.
거의 숨이 죽었지요.

다시 30분후에 3번씻어서...


소쿠리에 건져 넣어서 2시간 동안 물기를 뺍니다.
물기를 빼는 동안무 1/3쪽도 나박썰어서...


소금을 한 줌 넣고 10분만 절입니다.
무가 두꺼우면 15분을 절이고요.


10분후 두번 씻어서 건져 놓고 물기를 뺍니다.
파와 부추도 씻어서 준비하지요.


배추가 2시간동안 물이 빠졌으면 배추,무, 파, 부추를 큰 그릇에 넣어서
한쪽 구석부터 양념을 해 나갑니다.
버무리기전에 배추와 무에 양념을 발라 먹어 보고 모자란 간은 보충합니다.


이렇게요.
사실 위의 분량의 양념이면 양념이 조금 남습니다.
위 분량은 참고만 하세요.
포기김치보다 막김치가 양념이 덜 들어가요.
저는 일부러 양념을 남게 해서 그걸 다른 요리에 아주 중요하게 씁니다.


물기없게 바싹 말린 통에 차곡차곡 눌러 담아서 뚜껑 덮고 반나절 정도 실온에
둡니다.
익을때까지 김치통은 움직이지도 말고 뚜껑을 열어서도 안 됩니다.





일부러 많이 만든, 남은김치양념을 냉장고에서 몇일 숙성시킨 다음 매운 볶음 요리와
매운탕에 넣으면 맛이 정말 기가 막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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