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vs 연개소문. 최후의 승자는?
여심까지 사로잡는 최완규냐, 남자 내음 물씬나는 이환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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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이 남·녀 시청자 사이에서 비교적 고르게 인기를 얻는 반면 <연개소문>의 시청층은 압도적으로 남자들이 우위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아무래도 두 드라마를 이끄는 거물 작가들의 취향 차이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듯 하다.‘이환경류’의 <연개소문>과 ‘최완규류’의 <주몽>. 과연 어떻게 다를까. ▲성장 드라마 vs 완성된 영웅 최완규 작가의 주인공들은 항상 드라마 속에서 성장한다. 롤 플레잉 게임의 주인공처럼. 갖은 고난을 뚫고 자신의 능력을 계발해가며 레벨을 높인다. 주인공이 최고 레벨에 이르면 주적을 물리치고 게임을 클리어하게 된다. <허준>의 허준. <상도>의 임상옥. <해신 장보고>의 장보고가 모두 그랬다. 한편 이환경 작가의 주역들인 <태조 왕건>의 왕건이며 <용의 눈물>의 이방원. <야인시대>의 김두한은 드라마가 시작될 때 이미 영웅으로서의 자질을 거의 갖추고 있다. <연개소문>의 소년 연개소문이 각지를 돌며 성장해가는 과정이 예외로 여겨질 정도다. ▲교과서의 역사 vs 민족의 자존심 <주몽>은 방송 초기부터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에 봉착했다. 민족 자주 사관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주몽>이 지나치게 한나라의 강역을 확대 해석. 자주성의 상징인 고구려와 부여사를 고의적으로 축소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주몽> 측은 ‘강역의 설정은 현재 국사 교과서의 수준을 따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연개소문>은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비롯해 <환단고기>와 <규원사화> 등 위서 논란이 한창인 소위 민족주의 사서들의 주장을 대폭 받아들였다. 고구려를 과거 ‘치우천왕’을 비롯한 환웅들의 후손으로 규정한 것이 그렇고. 고구려 고유의 선도 사상에 초점을 맞춘 것 역시 그렇다. <주몽>이 현직 역사학자들을. <연개소문>이 재야 사학자들을 각각 자문역으로 두고 있는 것에서도 두 사극의 입장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멜로드라마 vs 남성드라마 <주몽>이 여성 시청자들을 잡아놓고 있는 것은 감칠맛 나는 멜로드라마 덕분. 주몽과 대소가 소서노를 놓고 벌이는 삼각관계는 물론이고 해모수와 유화 사이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는 장안의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물론 최완규 작가라고 멜로에 강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엔 <다모>의 정형수 작가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하면 이환경 작가의 드라마에서 여자 역할은 ‘액세서리’라는 말이 정설로 통해 왔다. 과연 <연개소문>에서는 남자를 능가하는 용맹의 연수정 역을 맡은 황인영이나 김유신의 연인 천관녀 역을 맡은 박시연이 전례를 깨고 주목받을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섬세 vs 박력 <주몽>의 전투신에도 전례 없는 물량이 투입됐지만 아무래도 <주몽>의 액션은 소규모다. 물량으로 압도하기 보다는 등장인물 사이의 갈등을 표현하는 데 전투신의 주 목적이 있다. 초반 다물군과 한나라 철기병 사이의 전투. 해모수와 대소의 결전 등이 비교적 큰 액션 장면이었지만 이런 정도의 규모는 <연개소문>에서는 전투신으로 치지도 않을 정도다. 이미 안시성 전투에서 영화 <글래디에이터> 급의 규모를 과시한 <연개소문>에서는 양쪽의 군사 배치며 지형. 진영의 설치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묘사가 곁들여진다. 특히 주인공 외에도 수많은 부하 장군들이 제각각 개성을 갖고 등장하는 것이먈로 ‘이환경류’의 매력이다. ▲ 아직도 갈길은 멀다 아직은 알 수 없다. 두 드라마 모두 갈 길이 멀다. <주몽> 최대의 적은 과연 결말이 어떻게 지어질지가 분명치 않다는 것.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하는 순간 끝을 맺는다면 영웅 전설로 마무리할 수 있겠지만 제작진은 소서노가 두 아들 비류. 온조와 함께 백제 건국을 위해 주몽의 곁을 떠나는 부분을 결말로 다룰 예정이다. 이런 마무리는 자칫 긴장감을 떨어뜨려 공든 탑을 허물지도 모른다. <연개소문>의 위기는 주인공의 무게감에서 온다. 이미 성인 연개소문 유동근이 빠진 뒤 시청률이 하락하는 사태를 겪었던 <연개소문>은 연기력이 미지수인 신인 이태곤이 <연개소문> 역할을 맡은 기간을 무사히 넘겨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송원섭 기자 [five@jesnews.co.krr] |
▲ 왼쪽(주몽:송일국 사진), 오른쪽(연개소문:유동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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