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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특수수사일지 : 1호관사건

지난 목요일에 끝난, KBS 수목 미니시리즈였던 4부작 드라마.

일단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추리물(!)이고, 또 4부작이라 딱 2주만 버닝해주면 되고, 윤태영과 소이현도 완전 연기파는 아니지만 그래도 얼굴만으로 먹고사는 애들도 아니고, 사전제작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결정적으로 예고편을 봤을 때 그 다크한 분위기(!)에 올인. (우리 엄마가 들으면 또 니가 어둠의 자식이냐고 외치시겠지만;) 그래서 방송 며칠 전부터 들떠서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봤으나… 종방이 된 지금 대략적인 평을 늘어놓자면 기대 이하였으나 그럭저럭 만족, 이랄까. 역시 내가 한국 드라마의 현실을 무시한 채 너무 많은 걸 바란거야(;)

일단 리뷰.

첫 번째 _ 사건개요



대한민국의 성역이라 불리는 청와대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미 삼국간 평화협정> 약칭 <2+1 평화협정 정상회담>을 3일 앞두고 연쇄적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는 게 배경. 대통령과 영부인, 민정수석, 경호실장, 주치의, 조리실 요리사 등 청와대 내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하기도 하고, 용의선상에 오르기도 한다. 다들 사연이 있고,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라 사건을 해결하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두 번째 _ 등장인물






김한수 役 윤태영
종로경찰서 교통과 지도계의 소속 경사
원래는 강력계 소속의 육체파 민완형사였지만 수뢰사실이 드러나 교통과로 전보 조치되었다. 그러나 사실, 수뢰의 당사자는 파트너였던 하교순 경사였다.
선친과 형을 비롯한 집안 대부분이 경찰인 경찰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경찰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만 한 터라 좀 무식하다.
가령 십자군 전쟁을 적십자 전쟁이라고 말한다던가 거꾸로 한국 적십자연맹은 한국 십자군 연맹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하지만 그에겐 다른 사람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날카로운 직관력이 있다. 이제껏 써먹지 않아서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했을 뿐 두뇌회전이 상당히 빠른 남자다. 쓸데없는 지식이나 선입견이 가로막지 않는 그의 판단력은 오히려 가방끈이 길고 유식한 사람들보다 탁월한 면이 있다.
조만간 경찰을 그만두고 작은 식당을 개업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원래 요리를 좋아하고 곧잘 했었지만 그런 목표를 세우고 난 후엔 본격적으로 요리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배우. 1년인가 2년 전쯤에 한참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그간 군대라도 다녀왔나. 원래 이런 남자답고 다소 저돌적인 타입은 별로인지라, 버닝하려면 꽤 많은 부분이 나하고 맞아야 하는데, 글쎄. 보기보다 예리하고 예상보다 젠틀하며 자기보다 나이 어린 여자가 위에서 멋대로 굴어도 끝까지 예의와 의리를 잃지 않는 모습이, 가진 것 없이 단순하게 설쳐대는 인간하고는 달라서 마음에 들었던 것 같음.)




박희영 役 소이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수사1계장
25살에 사법고시를 패스했지만 특이하게 경찰에 투신했다.
그건 어쩌면 평생 경찰을 천직으로 삼고 살아온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른다. 순경으로 경찰직을 시작해 경감의 지위에까지 오른 그녀의 아버지 박규동을 몇 달 전 갓 출감한 전직 폭력조직 보스 하두길에게 납치당해 실종되어 있는 상태. 다른 경찰들에 대해 엘리트 의식이 강하다.
자신을 특별히 아카데믹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그걸 곧잘 드러내는 편이다. 때문에 동료 경찰들과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는 않지만 본인은 그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타고난 머리가 좋다기보단 근성이 있다.
워낙 자존심이 강하고 한번 목표를 정하고 나면 달성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고집이 있다. 승부욕도 강해서 누구에게 지곤 못 견디는 성격이다.

(작년 여름 완전 버닝했던 <부활> 이후 거기 나왔던 배우라면 일단 예쁘게 보이는데 이 여자도 포함된다. 그 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어서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 게 마음에 든다. (사실은 부럽다; 이제 와서 아무리 살을 빼도 절대로 닮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게 문제지만(중얼중얼)) 25살에 사법고시 패스라거나,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보다 직위가 높다거나 하는 점은 여자로서 엄청나게(!) 마음에 드는 설정이지만 사실 극중에서는 그러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머리만 믿다 뒤통수 맞는 느낌으로 나오기 때문에 다소;



자세한 이야기는 귀찮기도 하고, 그거 일일이 다 외워 쓸 자신도 없으니 생략. (혹시 궁금하면 KBS는 다시보기가 무료니까 2주 안에 들어가서 보시든지;)

홈즈와 루팡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에 올인했었고, 명탐정 코난-소년탐정 김전일-탐정학원 큐로 이어지는 일본만화를 두루 섭렵했던 관계로 이쪽 분야에 있어서 내 눈이 상당히 높다는 점과 더불어 우리나라 드라마 수준에서 미국 CSI와 맞먹는 수사물을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인정하지만, 어쨌든 2%가 부족한 느낌. 상황설정, 캐릭터디자인, 스토리전개, 영상, 그리고 마지막의 범인과 배경이야기까지. 그래도 똑똑하지만 가난한 여주인공-싸가지없지만 돈많고 잘생긴 재벌2세(혹은3세, 아니면 극도로 돈 잘 버는 전문직)의 티격태격에서 러브러브로 그리고 남자 쪽 집안의 반대 혹은 여자의 병으로 끝나는 트렌디 드라마에 극도로 질려 있던 나한테는 그야말로 다시 보기 힘든 프로그램. 2%로가 부족하거나 말았거나 이런 드라마 왠지 1년 안에는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역시 이 아쉬움을 달래려면 CSI에 버닝하는 수 밖에 없는건가; 어쨌든 결론은… 정교하고 반짝반짝한 구석도 꽤 많으니 한 번쯤 시간 내서 봐도 좋을 드라마랄까, 시간이 남으면 재방이라도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