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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사극엔 고구려가 없다

고구려 사극엔 고구려가 없다 ‘동북공정 핑계로 시청자 현혹?’

3시간 46분전 업데이트기사제공 :




[뉴스엔 김형우 기자]

‘고구려 사극에 고구려가 없다.’

현재 각 방송사에서 전파를 타고 있는 고구려 사극들은 MBC‘주몽’ SBS ‘연개소문’ KBS 2TV ‘대조영’이다. 또 내년 봄 방송 예정인 ‘태왕사신기’도 그 뒤를 받쳐주고 있다.

고구려에서 내노라고 하는 영웅들이 각 방송사들에서 서슬퍼런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것. 또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대중들의 호응도 좋아 ‘주몽’은 40%를 훌쩍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연개소문’과 ‘대조영’도 나름의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고구려 사극들은 제작 초기 당당하게 내세운 ‘중국 동북공정에 맞서 올바른 한국 역사를 되세우겠다’라는 기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과 인기에만 연연한 나머지, 한 드라마는 남녀의 낯 뜨거운 멜로 이야기만 구구절절하게 풀어내고 있다.또 다른 드라마는 중국을 ‘중원’이라 표현하며 그들을 세계의 중심이라 외치고 있다.

#고구려에 대한 진지한 고찰, 어디에도 보이질 않아!

각 방송사들이 소리 높여 자랑하던 ‘고구려 역사 되찾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치밀한 계획 하에 역사 재편성을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지만 그에 맞서 일선에 서있는 ‘고구려 사극’들은 ‘불난 집 쳐다보기’ 인냥 너무나도 편안한 모습이다. 각 드라마 제작진은 ‘고구려 영웅들이 중국과 전쟁을 벌이며 우리 역사의 기상을 높인 것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정도는 이미 초 중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통해 배울대로 배운 내용 뿐이다.

고구려 역사를 위해 새로운 역사성을 발견했다고 자화자찬하던 그들의 드라마를 보면 이미 서점들에 깔릴 대로 깔린 일반 역사책이나 역사소설과 별반 다를게 없는 것.

고구려가 어떤 나라이며 그 나라가 우리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또 고구려가 왜 우리나라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고작 그들이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부분이 이 정도 였다면 그들은 ‘동북공정’을 핑계로 인기를 모으기 위해 대중들을 현혹시켰을 뿐이다.

#영웅이 고구려를 세우고 중국과 전쟁을 했다고 동북공정이 막아진다는 착각 버려야!

각 고구려 사극들은 고구려 영웅이 나타나 고구려를 건국하고 중국의 수십만 대군을 몰살시켰다고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동북공정을 막을 수 있다는 어이없는 착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그 정도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중국학계는 물론 중국인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과장하거나 화려하게 치장했다고 해 ‘고구려’를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판이다.

중국 동북공정의 기본 골격은 고구려를 비롯한 동북 아시아들의 나라들은 중국의 지방 정권이다라는 인식 하에서 시작된다. 영웅의 존재나 전쟁의 사실 여부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고구려를 다시 세우겠다’고 소리쳤던 방송사들이 그 외침이 단지 주목을 끌기위한 핑계였는지 아니면 진정 동북공정에 맞서는 한국인의 기상을 보여줄지, 다시 한번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형우 cox109@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