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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미인의 입술처럼 탐스런 '무화과'
달보드레한 맛은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의 '잼'
김용철(ghsqnfok) 기자
▲ 무화과
ⓒ 맛객
김지애가 부른 '몰래한 사랑' 노랫말 일부분이다.

그대여 이렇게 바람이
서글피 부는 날에는

그대여 이렇게 무화과는
익어가는 날에도

너랑 나랑 둘이서
무화과 그늘에 숨어 앉아

지난날을 생각하며... (생략)


무화과,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잼'

▲ 무화과, 미인의 입술처럼 탐스럽다
ⓒ 맛객
햇살은 뜨거워도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는 요즘, 무화과는 잘도 익어 간다. 먹음직하게 열린 무화과는 달콤함이 부풀어 저절로 빨간 속살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조심해서 따지 않으면 금방 껍질이 벗겨지면서 물러지고 만다.

살짝 눌러 반으로 나누면 단물이 줄줄 흐르는 무화과, 그걸 먹고 있노라면 어떤 잼과도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무화과는 달보드레한 맛. 아이스크림에서 차가움을 뺀다면 무화과와 무엇이 다르리.

꽃이 없어 무화과일까? 아니다! 열매 안에서 피고지기 때문에 꽃이 보이지 않을 뿐, 그래서 무화과.

따뜻한 지역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중부 이남지역 특히, 영암에서 많이 자란다. 전국 생산량의 90% 정도가 영암에서 난다고 하니, 영암의 가을은 달콤함이 넘치는 계절.

어린시절 참으로 맛나게 먹었던 과일 무화과. 그렇다고 글쓴이의 집에 무화과나무가 있었던 건 아니다. 집에서 50여m 떨어진 아랫집에 무화과나무가 있었다.

벼가 황금색으로 물들면서 고개를 숙여갈 무렵, 잘 익은 무화과 옆을 못 본 척 지나가기는 쉽지 않다.

해서 주인 몰래 살짝 한두 개 따 먹었던 그 맛은 왜 그리도 맛나던지. 누군가 먼저, 훔쳐 먹는 사과가 더 맛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난 “훔쳐 먹는 무화과가 더 맛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주인 몰래 따먹던 무화과는 꿀맛

서울에서 무화과를 보기란 쉽지 않다. 재래시장에 가 봐도 쉽게 찾을 수 없다. 종로5가 묘목을 파는 데 가면 길거리 한두 군데서 무화과를 판다. 근데, 무화과는 맞는데 맛은 영~ 아니다.

알고 보니 개량종이라 그런다. 열매는 커졌는데 맛까지 챙기지는 못했나 보다. 그럴 땐 크다고 좋기만 한 건 아니구나 생각하면서 맛이 아닌 추억으로 먹는다. 청명한 하늘, 바람, 투명한 햇살, 그리고 탐스런 무화과... 가을은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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