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서른살 여성의 대를 잇는 `오가피 사랑`

[디트뉴스24] 서른살 여성의 대를 잇는 "오가피 사랑"
김정구 2006-07-27 15:48:29, 조회 : 455, 추천 : 199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오가피농장을 책임지고 있는 성상민 씨

“이제 땅에 자라는 잡초를 보고도 토질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농사꾼이 됐어요”

고려대를 졸업하고 요양원을 통한 사회봉사를 고민하던 당시 스물네살 젊은 사회학도가 졸업과 동시에 서울생활을 접고 아버지의 농장으로 귀농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공무원에 이어 사업가로 잘 나가던 70년대 후반 서울생활을 접고 천안 수신면으로 내려왔던 것과 마찬가지다. 농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7년차 수신오가피 농장생활에 수준급 농사꾼이 됐다. 하지만 농사 공부엔 끝이 없다고 겸손해한다.

우리나라에서 토종오가피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천안 수신오가피 성광수 사장(63세). 그의 셋째 딸로 대를 이어 오가피농장에 청춘을 쏟고 있는 여성벤처농업인 성상민 과장(30세)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성상민 씨
“제가 이 농장으로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저는 사실 요양소나 실버타운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오가피 효능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고, 약선 요리에도 관심이 컸기 때문에 내려왔죠. 약초를 통한 요리라는 것이 농사를 모르고서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서요”

성 과장은 이제 갓 서른인 95학번이다. 천안이 고향이긴 하지만 고등학교이후 계속 서울에서만 살아서 도시생활에 훨씬 익숙했다. 그리고 성 과장이 농장행을 결심했던 99년은 아직 수신오가피가 제자리를 잡지 못한 때였다. 결코 시골로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아버지를 따라 대를 이어 수신오가피 농장으로 낙향한데는 본인이 직접 체험한 오가피 경험이 컸다.

그녀의 아버지인 성광수씨가 오가피를 처음 재배한 것은 30여년 전, 천안 수신면에 생활민속촌 사업을 착수했을 때였다. 하지만 원대한 꿈은 토목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부도가 났다. 그후 아버지가 하는 사업에 무관심하던 성 과장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오가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성 과장은 중학교 3학년때부터 '갑상선항진증'으로 고생을 했다.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창시절 내내 약을 달고 살아야 했다. 극약 표시가 붙은 독한 호르몬제를 많게는 하루 8개씩 먹어야 했을 정도로 중증이었다.

대학생이 되고나자 복용하는 약이 조금씩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양약을 끊고 민간요법으로 몸을 다스리려고 마음먹었을 때 아버지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오가피 차를 권했다. 성 과장은 양약을 끊고 오가피를 마시면서 결국 오랜 지병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가피농장이 있는 천안으로 낙향한 것이다.

천안시 수신면에 위치한 수신오가피 본 농장.

“아버지는 여러번 사업에 실패해서 집에 못 오실 때가 많았어요. 그런 분이 다시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그 사업이 자신의 딸에게 제일 먼저 먹일만큼 효능을 자신하는 오가피였으니 다시 일어설 수 있었죠.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 실패할리 없잖아요.”

이제는 오가피에 관해 아버지 못지 않은 열정을 지니고 있다.
처음 농장에 왔을 때는 월급 72만원을 받으며 제품 포장을 맡았다. 그리고 틈틈이 농사일을 배웠다. 오가피 재배에 조금 눈을 뜨자 농장 안에 자체 설립한 오가피 연구소 일을 맡았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오가피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인삼처럼 연구가 많이 되진 못했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있고 매력적인 약재가 오가피란 생각이 들어요. 아직 오가피를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알면 알수록 오가피처럼 좋은 약재도 드물거든요.”

현재 성광수 사장은 일주일에 한번정도 농장에 들른다. 대부분의 농장 살림은 성 과장 몫이다. 직책은 과장이지만 실질적인 수신오가피 농장의 총괄 책임자인 셈. 오가피의 재배와 생산에 대한 거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 또한 경영 일선에서 아버지를 보좌하고 있다. 그녀가 느끼는 경영은 어떤 것일까?

“농업을 통한 경영은 참 어려워요. 우선 유행에 민감해서 한 품목이 좋다고 하면 그쪽으로 대거 몰려가죠. 연구 투자를 최소 5~6년을 해야 한 제품이 나올까 말까하니까 단독 투자가 쉽지 않고요. 무엇보다 농사를 알지 못하면 낭패보기 십상이더라구요.”

성 과장의 형제는 위로 오빠와 언니가 있다. 오빠인 상우씨가 서울 판매법인을 맡고 있고 언니인 상희씨는 국악인이다. 막내딸 혼자 자신이 분신과 같이 여기는농장에 보내놓은 아버지를 성 과장은 돌격대장같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에 숙제를 해가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가 이틀을 걷지 못할 정도로 아버지한테 맞은 적이 있어요. 정말 성격이 불같으시죠. 돌격대장 같은 분이세요. 하지만 겉치레 보다는 내용과 실속을 강조하시는 원칙주의자세요.”

주변에서 오가피제품 광고디자인과 포장을 바꾸자고 건의가 들어와도 성 사장은 내용이 중요하다고 고집을 부린다고 한다. 그런 뚝심이 50억 매출의 수신오가피를 이끌었을 것이다.
작년에 결혼해서 아직 신혼인 성 씨.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꿈을 물었다.

수신오가피 제품들 (문의:041-552-2555)

“제 꿈은 아직도 실버타운이나 요양소를 개설하는 거예요. 그곳에서 음식이 곧 약이라는 생각으로 치매와 암등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일을 하고 싶거든요. 또 오가피를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오가피 냉면이나 국수 같은 거요. 성공하면 연락할테니 꼭 오셔서 드셔보세요”

아버지와 딸이 한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딸을 위해 정성껏 달였을 오가피 차와 그 사랑에 기꺼이 대를 이어 농장을 가꾸는 성상민 씨의 노력이 진한 오가피 향처럼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고모 연기자 `오영실`  (0) 2009.03.29
효소와 함께~~~  (0) 2009.03.27
885억 빌딩 인수…33세 게임 청년재벌의 성공 신화  (0) 2009.03.04
`아이돌(idol) 2.0` 빅뱅  (0) 2009.02.21
김수환 추기경 선종  (0) 2009.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