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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이돌(idol) 2.0` 빅뱅

'아이돌(idol) 2.0' 빅뱅, 그들은 왜 성공할 수밖에 없나

음악성도 된다, 엄마·아빠까지 좋아한다… 베스트셀러 1위 자기계발서도 썼다…
기존 '아이돌 성공 공식' 허를 찌른 그들
장원준 기자 wjjang@chosun.com

'빅뱅(big bang)'이란 '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을 뜻한다. 이 이름의 5인조 그룹이 요즈음 실제로 연쇄 대폭발 중이다. 그들은 한국 아이돌(idol) 그룹 사(史)에 새 '우주'를 열고 있다.

빅뱅은 'H.O.T.'나 젝스키스로 싹튼 아이돌 그룹의 진화 과정에서 완연히 새로운 장(章)을 열고 있는 변종(變種)이다.

무엇보다 최근의 한국적 기획 음악 환경에서는 절대로 '겸직'이 불가능해 보였던,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양립에 근접하고 있다. 소녀들도 "꺅" 소리 지르고, 평론가들도 음악성과 실력에 점수를 준다. 그들을 싫어하는 소위 '안티 팬'도 거의 없다.

▲ 5인조 아이돌 그룹‘빅뱅’. 왼쪽부터 대성, 탑, 태양, G-드래곤, 승리.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인기는 세대의 벽을 넘어 흐른다. 꽤 많은 중·장년에게도 빅뱅은 "내 아이, 내 조카나 좋아하는", 이름 헷갈리는 그룹이 아니라, "나도 좋아하고, 내가 보기에도 끌리는" 스타들이다.

젊은 층과 소녀 팬의 환호가 덜 뜨거운 것도 아니다. 지난 1월 30일~2월 1일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빅뱅의 공연은 단 4회에 5만2000명의 관객을 끌었다. 발매 10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입장료와 기념품 판매로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불황에….

이뿐인가. 1월 28일 내놓은 빅뱅의 자기 계발서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출간 즉시 베스트 셀러 1위에 뛰어오르며 3주 만에 25만부 가까이 출고됐다.

지난해 한 브랜드업체가 조사한 '스타 마케팅 브랜드 지수'에서 빅뱅은 쟁쟁한 스타들을 모두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빅뱅이 광고를 통해 해당 브랜드의 호감과 신뢰, 구매욕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뜻이다. 빅뱅을 내세운 제품들이 매출 급신장을 보이자, 불경기에도 광고주의 구애(求愛)는 식지 않는다. 최근에는 유명한 온라인 게임 '서든 어택'의 캐릭터로 등장하는 계약도 맺었다.

빅뱅의 풍요로운 성취는 멤버들의 노력과 재능은 물론이고, 전략과 마케팅의 승리이기도 하다. 요즘 각광받는 스토리텔링의 극적인 활용, 위기나 틈새의 허를 찌르는 정면 돌파, 강렬한 반복을 중독시키는 마케팅처럼 놀라운 경영 전략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비밀을 캐보면 '가왕(歌王) 조용필의 데자뷰(d�[ j�Yvu)'도 보인다. 빅뱅은 결코 운이 좋아 폭발 중인 것이 아니었다.

1980년 홀연 컴백한 조용필은 '창밖의 여자'를 절창(絶唱)하며 음악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다. '가수가 직접 작곡하다니…', '이렇게 노래 잘 만들고 이렇게 노래 잘 부르다니….'

뒤이어 그가 내놓은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친구여', '한오백년', '일편단심 민들레야', '한강', '여행을 떠나요' 등도 켜켜이 충격이었다. 발라드와 록, 트로트, 민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다 못해 아예 장르를 융합하는 조용필은 '매혹당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가수'였다. 평단과 대중이 행복하게 찬사를 합창하는 가운데, 그는 명실상부한 가왕(歌王)에 올랐다.

■다양한 매력과 실력 탑재

아직 미흡하지만 빅뱅에게서는 조용필의 기세(氣勢)가 언뜻 느껴진다. '이런데도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웃음 짓는, 다양한 매력과 실력의 탑재가 그것이다.

G-드래곤은 뛰어난 음악 창작 능력을 보이며 '여자 빅뱅'의 프로듀서로도 참여한다. 태양은 정통 가수의 길을 걸으며 단독으로 낸 미니 앨범을 히트시킨다. 승리는 뮤지컬과 영화에 출연했고, 귀여운 웃음의 대성은 정식으로 '날봐 귀순'이란 트로트 곡을 따로 내놓아 대박을 터뜨렸다.

대성은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서이효리와 '누나 동생' 하며 순박하게 웃지만, 래퍼인 탑은 얼마 후 공연 무대에서 이효리와 갑작스러운 키스를 나누며 대중의 시선을 잡아챈다. 빅뱅이란 브랜드에서는 이렇게 다층적인 이미지가 교직된다.

그래서 대중은 빅뱅의 여러 면을 각자 조금씩 다른 각도로 바라보면서도 '빅뱅을 좋아한다'고 공명(共鳴)하게 된다. 1980년대 조용필이란 천재 1인에 구현됐던 다양한 능력이, 2009년 잘 키워지고 관리된 5인5색의 다양함으로 분화된 후 다시 한 브랜드에 녹아든 것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꿰뚫다

2006년 '리얼다큐 빅뱅'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빅뱅 멤버들이 연습생에서 고생 끝에 아이돌 스타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 프로젝트는 빅뱅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철저한 기획이었다. 그리고 최근에 빅뱅은 자신들의 성공담을 '청소년을 위한 자기계발서' 형식으로 엮어 '세상에 너를 소리쳐'라는 책으로 내놓아 폭발적 공감을 얻고 있다.

▲ 지난 1월 30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2009 빅쇼’콘서트에서 빅뱅이 열창하고 있다. 사흘간 열린 콘서트에 5만2000명의 관객이 몰렸고, 빅뱅은 입장료 와 기념품 판매로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세계경영연구원(IGM) 최철규 부원장은 "빅뱅은 이야기의 힘,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본질과 그 위력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들은 다른 아이돌 그룹을 보면 정지 화면 혹은 기껏해야 멋진 댄스의 짧은 동영상을 떠올리는 데 그치지만, 빅뱅을 보면 고난과 성공의 스토리가 파노라마처럼 흐르게 된다는 것이다. '파노라마처럼 흐르는 스토리'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imprint)한 브랜드는 제품이든, 가수든, 식당이든 대박을 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게 경영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Jensen)이 말하듯,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빠져나오다

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빅뱅은 '기획'이라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에서 뛰쳐나온 첫 아이돌 스타로 기록될 것"이라며 "각자의 개성이 살아나는 활동과 창작을 통해 음악과 멤버가, 멤버와 대중이 예전보다 훨씬 달라붙게 하는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다른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과 달리, 대중들은 빅뱅에게서 그룹 이름이나 기획사에 눌리고 조종당하는 인형의 느낌을 받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빅뱅이 일찍부터 '신비주의'를 벗어 던지고 대중에게 가깝게 갔다는 것도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장동건과 정우성·김태희·고현정 등 신비주의 스타들이 박중훈과 강호동의 토크쇼에 나와 꾸밈없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해진 최근 트렌드를 빅뱅 기획사는 일찍부터 간파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차별화된 아이돌을 통해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고 새로운 문화를 흡입하는 그룹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렬한 반복의 중독

2007년 이후 떠오른 가요 트렌드의 주요 포인트는 '강렬한 후렴구의 반복'이다. 짧고 인상적인 후렴구를 귀와 뇌에 중독시키는 것이다. 일단 귀에 박히면 세대를 넘어 누구나 흥얼흥얼 따라 하게 되는 식이다.

"텔미 텔미 테테테테테텔미 … 내게 말해 줘"(원더걸스 '텔미'), "노바디 노바디 버츄"(원더걸스 '노바디'), "미쳤어, 내가 미쳤어 … 정말 미쳤어"(손담비 '미쳤어') 등은 대한민국 중장년의 뇌리에도 대체로 남아있을 법한 가사와 멜로디이다. 바로 이런 가요 마케팅의 초창기에 빅뱅의 '거짓말'이 있었다. "I'm so sorry but I love you, 다 거짓말"이란 치명적 후렴으로 젊은층을 강타한 '거짓말'은, 그 유명한 '텔미'보다도 앞선 '후렴 중독 인기몰이'의 선두주자로 분류된다.

이런 마케팅은 최근의 음악 소비 행태와도 부합된다. 음반을 통한 긴 호흡의 감상보다 휴대전화 컬러링(연결음)이나 벨소리 등으로 음악이 소비되는 상황에서는, 똑 떨어지고 딱 떠오르는 후렴구가 수요층 공략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빅뱅이 이문세의 명곡을 샘플링해 지난해 재탄생시킨 '붉은 노을'도 비슷한 사례이다. 이문세 원곡에서 따온 부분은 "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뿐이야 … 노을만 붉게 타는데" 하는 후렴뿐이다. 30대 중반 이후에게는 익숙한 이 후렴의 반복과 빅뱅 특유의 창작 랩이 변주되면서 이 노래는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곡이 됐다.

■허를 찌르는 정면 돌파

음악성을 인정받는 빅뱅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아티스트로서는 치명적인 '표절 의혹'이다.

빅뱅의 대표곡 중 하나인 '거짓말'은 일본의 뮤지션 다이시 댄스의 '문 가든', '피아노'와 비슷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007년의 대표 신인으로 꼽혔던 빅뱅, 그중에서도 특히 작곡 능력으로 격찬받던 G-드래곤에게는 큰 고비였다.

빅뱅은 이 위기를 어떻게 뚫어냈을까? YG엔터테인먼트는 표절 의혹의 상대를 아예 품에 안아버리는 의외의 작전을 구사했다. 논란 얼마 후 만들게 된 미니 앨범의 작업을 다이시 댄스와 함께한 것이다. G-드래곤은 당시 "표절 시비에 떳떳했지만, 일부러라도 공동 작업을 해서 매듭을 짓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빅뱅을 둘러싼 표절 논란은 이어졌지만, 그 이후 큰 폭으로 수그러들었다.

앨범을 발매하는 시점도 상식의 허를 찔렀다. 미니 앨범 '스탠드 업'은 지난해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날 내놓았다. 두 번째 정규 앨범 '리멤버'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11월 5일 발매했다.

가수들이라면 피하고 싶은 빅 이슈의 날들을 오히려 공략한 셈이다. 사실 올림픽 기간에는 음악 관련 프로그램들이 결방돼 홍보도 어렵고, 대중의 관심도 온통 경기 결과에 쏠리게 된다. 미국 대선 날에는 선거 결과가 단연 화제가 된다.

YG엔터테인먼트측은 "미니 앨범에는 올림픽 분위기와 걸맞은 '오 마이 프렌드'라는 곡이 있었고, 미국 대선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고 밝혔다. 컨설팅사인 올리버 와이먼 코리아의 정호석 대표는 "빅뱅처럼 강력한 충성도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경쟁자들이 피하는 시점이나 공간을 역공(逆攻)하는 전략을 취할 만하다"며 "상대적 독점의 혜택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빅뱅의 '인기 코드'
스타가 되기까지의 눈물과 땀을 팬들과 공유 세심하게 연출한 자연스러운 무대 돋보여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장
트렌드 학자의 돋보기를 들이대기 이전에 빅뱅의 팬인 두 아이를 둔 아빠로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빅뱅은 지금 '대세'다.

그들은 미묘하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시의적절하게 반영하는 트렌드의 시금석이면서 수많은 팬들에게 자신의 스타일을 따라 하라고 호령할 수 있는 막강한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다. 대한민국 문화 트렌드의 가장 섬세한 종속변수이자 가장 강력한 독립변수라고나 할까?

▲ 남성 5인조 그룹‘빅 뱅’멤버들. 왼쪽부터 대성, 탑, 태양, G-드 래곤, 승리.
서태지가 그랬던 것처럼 특정 문화 아이콘에 대한 팬들의 열광이 하나의 '현상'으로 비약할 때면 그 저변에는 반드시 소비 대중이 공유하는 메가 트렌드가 흐르고 있다. 그렇다면 빅뱅이 담아내고 있는 2009년 대한민국 문화 소비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첫 번째 키워드는 '열린 아이돌 그룹'의 출현이다. 가히 '아이돌 2.0'이라 부를 만하다.

1996년 H.O.T.가 데뷔한 이래 대중가요계는 대형 연예기획사 출신의 아이돌 그룹에 의해 좌지우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과 빅뱅은 데뷔 전까지 회사의 연습생으로 인고(忍苦)의 준비기간을 거쳤다는 공통점을 공유한다.

하지만 빅뱅은 그 과정을 리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데뷔 전부터 예비 팬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부분에서 빅뱅은 다른 그룹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빅뱅을 기획한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옆집 동생처럼 평범한 외모의 아이들이 모여 가수 데뷔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땀방울과 눈물을 흘리고 좌절하고 주저앉으면서 끝내 하나의 팀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려낸 다큐멘터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스타 탄생의 신화가 '창세기'부터 팬들과 '공유'된 것이다. 그래서 '아이돌 2.0'이다.

웹2.0시대에는 백과사전조차도 네티즌의 참여와 공유를 통해 함께 완성시켜 나간다. 이른바 위키노믹스(Wikinomics)의 시대다. 빅뱅은 처음부터 위키노믹스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자연스러움'의 재창조다.

자연스러움은 요사이 대중문화의 확연한 유행이다. 최근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스타일 표절'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소위 '리얼 버라이어티'란 장르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고 리얼한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머리를 싸매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빅뱅은 자연스러움에서도 앞서간다. 그들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움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있다. 멤버들의 자유분방함 속에서 배어 나오는 '세련되게 연출된 자연스러움'이 엿보이고, 또 돋보인다.

리더 G-드래곤의 표현에 의하면 빅뱅 멤버들은 무대에 오를 때 "자, 놀러 가자!"라고 말한다고 한다. 약간의 계획을 짜두기는 하지만 무대 위에서의 '자연스러운 돌출행동'을 즐길 줄 아는 것이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빅뱅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빅뱅은 다른 아이돌 그룹, 예컨대 동방신기와 선명하게 대비된다. 잘 맞춰 입은 의상과 통일감 있는 안무로 무대를 압도하는 동방신기와 달리 빅뱅의 멤버들은 스타일이나 춤이 제각각이다. 하지만 각자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무대는 오히려 더욱 대중의 마음을 끈다. 더구나 이 자연스러움은 마구 분출되지 않고 꼼꼼하게 절제된다(어쩌면 빅뱅은 외모도 동방신기 같은 다른 아이돌 그룹에 비해서는 '자연스럽다'는 평을 들을 수 있다).

이렇게 잘 연출된 자연스러움 혹은 무심한 듯한 분위기 가운데 배어나는 '시크(chic)함'을 두고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Off-Air Attitude'라고 명명한 바 있다.

'Off-Air'는 '방송 중'을 의미하는 'On-Air'의 반대말이다. 방송 중에는 모두 긴장하고 최선을 다한다. 일단 카메라가 꺼지면 긴장을 풀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된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방송인들은 누군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수한 방송인들에게는 그 자연스러움도 실은 잘 꾸며진 것이다. 이것이 'Off-Air Attitude' 즉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세심하게 연출된 스타일'이다. 빅뱅은 평범한 순간의 특별함을 잡아내는 지점에서 탁월한 경지의 내공을 보여준다.

명동 거리의 멋쟁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걸친 평범한 티셔츠나 트레이닝복 바지도 알고 보면 패셔니스타(fashionista)인 패리스 힐튼이 즐겨 입는 명품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현대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순간에도 특별하게 빛날 수 있도록 자연스러움마저 연출하는 자기표현의 시대다. 빅뱅은 이러한 시대 흐름을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빅뱅코드'는 현재 우리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지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빅뱅은 현재 대한민국 젊은 소비자 트렌드의 가장 확연한 리트머스지(紙)다.


● 빅뱅은

2006년 첫 앨범을 낸 남성 5인조 그룹. 옛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 양현석씨가 대표로 있는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다. G-드래곤(본명: 권지용), 태양(동영배), 승리(이승현), 대성(강대성), (최승현)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기와 실력을 고루 갖고 있는, 이례적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거짓말·마지막 인사·하루하루·붉은 노을 등의 히트곡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