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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의 볼거리들

광화문광장의 볼거리들 [중앙일보]

주요 역사 기록된 ‘역사물길’
IT영상시스템 ‘해치보드’

세종로 한복판에 폭 34m, 길이 557m로 조성된 광화문광장에는 굴곡 있는 역사의 흐름이 다채롭게 담겨 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나오는 지하에는 해치마당이 조성됐다. 전설의 동물인 해치는 서울의 상징물로 불을 막아준다고 알려져 있다.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경복궁 건축 시 광화문 앞에 동상이 있었다. 광장 조성 중 발굴된 ‘육조거리’의 토층 원형을 벽면에 전시했다. 해치마당에는 해치 상징물, 아리수 샘터 등이 있고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에도 해치가 표현돼 있다. 상설전시장에선 ‘유럽의 광장’전이 9일까지 열린다. 수유실·파우더룸 등 편의시설이 있어 광장의 ‘지하 쉼터’ 역할을 한다.

해치마당과 지상광장을 잇는 탐방로로 나오면 북악산이 시민들을 맞는다. 탐방로 오른편에는 ‘해치보드’가 있다. 최첨단 정보기술(IT)영상 시스템인 해치보드는 옥외 전광판으로는 드물게 음향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시민들의 사랑 고백 등 각종 이벤트에 이용할 수 있다. 탐방로 출구 정면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한글날(10월 9일) 들어설 예정이다.

지상광장 양쪽으로는 수심 2cm의 역사물길이 흐른다. 동쪽 역사물길 617개의 바닥돌에는 조선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대통령 취임 등 주요 역사가 새겨져 있다. 서쪽 역사물길 바닥돌에는 아무것도 새겨져 있지 않다. 미래의 역사를 적어 나가겠다는 뜻에서다. 이 역사물길은 광장 끝 지점에서 합류해 두께 6cm의 방탄유리로 덮인 물길을 따라 세종로 네거리를 가로질러 청계천으로 합류한다.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지면 동상 기단 지하에는 ‘세종 이야기(가칭)’라는 전시공간이 조성된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비롯해 세종과 관련된 각종 이야기가 들어갈 예정이다. 동상 앞쪽에는 소형 연못이 만들어져 해시계·측우기 등을 전시한다. 동상을 지나 광화문까지 넓은 잔디광장이 있고, 세종대왕 동상 제막에 맞춰 해치동상도 들어선다.

세종대왕 동상에서 세종로 네거리 방향으로 200여m 떨어진 곳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동상을 둘러싼 ‘분수12·23’이 있다. 분수 이름에는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를 가지고 23전23승을 이끌어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바닥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통해 형형색색의 분수 모양을 연출, 충무공의 해전을 이미지화한다.  

임주리 기자

광화문~세종로 역사는
의정부·육조 있던 관청 거리 “한양에서 가장 넓은 길”

형형색색의 꽃으로 장식된 서울 광화문광장 ‘플라워 카펫’이 31일 공개됐다. 광화문광장 북쪽 끝부분부터 폭 17.5m, 길이 162m 크기로 조성된 플라워 카펫은 22만4537본의 꽃으로 만들어진 전통 단청 문양 디자인의 꽃밭이다. [사진=김태성 기자]

조선시대 ‘정치 1번지’였던 광화문 앞 세종로가 ‘시민의 광장’으로 탈바꿈했다. 광화문 광장이 들어선 자리는 조선시대 때 ‘한양에서 가장 넓은 길’이었던 육조거리가 있던 곳이다. 육조거리는 1394년 태조 이성계가 경복궁을 건축하며 그 정문인 광화문 앞에 만든 대로를 말한다. 국가통치기구인 의정부를 비롯해 육조(이조·호조·예조·병조·형조·공조) 등 주요 관청이 길 양쪽으로 들어서 ‘육조거리’라고 불렸다. 조선시대 정치의 중심지였다.

이 육조거리는 당시 보통 대로의 3배 너비(폭 51~53m)로 건설됐다. 백성·왕·신하가 함께 어울리는 ‘광장’이라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때부터 도로와 문화 공간의 기능을 모두 가졌던 특별한 길이었던 것이다. 연산군 때는 동대와 서대라는 두 개의 무대가 만들어져 매일 공연을 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광화문은 1592년 임진왜란 때 경복궁과 함께 잿더미가 됐다. 이후 270여 년간 방치되다 흥선대원군이 1868년 경복궁을 재건하면서 광화문도 옛 모습을 되찾게 됐다.

그러나 민족의 운명과 함께 광화문과 그 일대 거리는 다시 수모를 겪었다. 1925년 일제는 경복궁 일부를 마구 훼손하고 근정전 앞에 조선총독부 청사를 세우며 광화문을 허물어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외로 컸다. 일본 지식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예술을 위해, 역사를 위해 저 경복궁을 건져 일으켜라”라는 글을 발표하는 등 곳곳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자 허무는 대신 해체를 결정한다. 해체된 광화문은 지금의 국립민속박물관 입구 쪽으로 옮겨졌다. 원래 광화문이 있던 자리에는 조선총독부 광장이 생겼고, 조선의 관청은 모두 철거됐다.

광화문은 6·25전쟁 때 다시 불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68년 철근 콘크리트로 복원했지만 원래 자리에서 동쪽으로 10m, 북쪽으로 14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이후 조선총독부 건물이 95년 철거되고, 광화문 되살리기 사업이 논의돼 오다 2006년 광화문 광장 계획이 확정됐다. 2008년 4월 공사를 시작해 1년3개월 만에 시민의 품에 안기게 됐다.

임주리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대박' 친 광화문광장... 오세훈 찬가 시작되나
개방 첫날 14만5000여 명 다녀가... "차벽으로 막히는 일 없었으면"
09.08.01 18:20 ㅣ최종 업데이트 09.08.01 23:38 박상규 (comune)

[2신 : 1일 밤 11시]

오세훈 시장, "광화문광장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광장으로"
'광화문광장 새빛들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광화문광장과 주변 인도를 가득 메웠다.
ⓒ 박상규
광화문광장
"<서울의 찬가>가 오세훈의 찬가가 될 것 같네요."
1일 저녁 광화문광장 개방 기념식 '광화문광장 새빛들이' 행사장에 가족과 함께 찾은 조연정(42)씨의 말이다. 조씨는 기념식 무대 위에서 가수 패티김이 직접 부르는 <서울의 찬가>에 맞춰 연신 손뼉을 쳤다.
첫날 풍경만 따진다면, 한 마디로 대 히트 상품이다. 이날 낮에만 수만 명이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그리고 저녁 8시부터 열린 기념식 '광화문광장 새빛들이' 행사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다.
광화문광장은 일찍 꽉 찼다. 광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세종문화회관과 교보문고 쪽 인도를 가득 메웠다. 서울시는 "새빛들이 행사에만 약 5만 명이 참석했고, 1일 하루 동안 총 14만5000여 명이 다녀간 걸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사람만 많이 찾은 게 아니다. 시민들의 평가도 좋다. 많은 시민들은 "시원하다", "차량이 주인공이던 곳이 이제 사람이 주인공이 됐다"며 광화문광장을 환영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장을 조성하며 역사성을 가장 중시했다"며 "광화문광장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광장으로 가꾸어 나가자"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 역시 축사를 통해 "오랜 역사를 안고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자"고 말했다.
시민들의 말마따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의 개장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과 서울광장 조성 등으로 한나라당 비주류에서 단번에 '대통령 선호도 1위'를 차지한 역사가 오 시장에게 그대로 겹친다.
광화문광장으로 진입하지 못한 시민들은 세종문화회관 개단에 앉아 '새빛들이' 행사를 지켜봤다.
ⓒ 박상규
세종문화회관

이날 광화문광장을 찾은 박상진(48)씨는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고, 오 시장의 정책대로 서울의 디자인이 바뀌니 호감이 더욱 가는 것도 사실이다"며 "굳이 정치성을 따지지 않더라도 시민들의 쉴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시장과 정치인의 중요한 능력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장의 '민주적 이용'을 당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정선화(40)씨는 "시민들이 좋아하는 광장을 만들었으니, 정파를 떠나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며 "광화문광장이 서울광장처럼 차벽으로 막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밤이 늦었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에 우뚝 서 있는 이순신동상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는 갖가지 모양의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가 조성돼 있다. 시민들은 "눈에 보이는 변화"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새롭게 시작된 광화문광장의 역사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궁금해지는 밤이다.
[1신 : 1일 오후 5시 43분]
광화문 광장, 3시간 만에 3만 명 가까이 찾아
1일 시민들에게 개방된 광화문광장 '플라워 카펫'에서 시민들이 휴대전화 사진기를 통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박상규
광화문광장

차도에서 광장으로 변신한 '광화문광장'이 1일 낮 12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광화문광장은 문이 열리자마자 금방 시민들로 가득 찼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약 2만 8000여 명의 시민들이 다녀갔다.

광화문광장은 세종로 16개 차로 중 중앙 6개 차로를 합쳐 그 자리에 폭 34m, 길이 557m 크기로 만들어졌다. 광장 안에는 이순신동상 주변에 '12·23' 분수, 조선 개국부터 2008년까지의 주요 역사가 새겨진 '역사물길', 그리고 162미터에 이르는 '플라워 카펫' 등이 조성됐다.

광화문광장에 만들어진 '역사물길'. 조선 개국 때부터 2008년까지 주요한 역사가 돌 위에 새겨졌고, 그 위로 물이 흐른다.
ⓒ 박상규
광화문광장

또 이순신동상 지하에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연결된 '해치마당'이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현재 '유럽의 광장'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은 형형색색의 꽃들로 만들어진 '플라워 카펫'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광화문광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주부 오은영(39)씨는 "자동차만 지나다닐 수 있던 곳에 사람들이 쉴 공간이 들어서 서울시민으로서 기분 좋게 생각한다"며 "서울 곳곳에 광장이 계속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관영(45·회사원)씨도 "광장 사용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서로 잘 논의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광화문광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1시께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져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만들어진 작은 천막과 해치마당, 그리고 주변 상가로 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폭우는 1시간 만에 그쳤고, 저녁 8시에 예정된 '광화문광장 새빛들이'는 그대로 진행된다.

1일 개방된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아래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연결된 '해치마당'이 만들어졌다.
ⓒ 박상규
광화문광장
1일 개방된 광화문광장.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시민들이 비닐 등을 이용해 비를 피하고 있다.
ⓒ 박상규
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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