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재계 15위 점프,STX 강덕수 회장

미소 띤 승부사, 재계 15위 점프,STX 강덕수 회장
"회사원 시절에도 월급쟁이라 생각않고 오너처럼 일해"
●'M&A의 귀재' 강덕수 STX 회장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 낼 회사 찾아내 M&A 조선·해운·에너지… 7년새 그룹매출 66배이상 키워 신입사원 합격자들 부모에게 감사의 蘭화분 보내 해외에 기회가 더 많아… 그룹 매출의 90% 차지
김영수 산업부장 yskim2@chosun.com
김승범 산업부 기자 sbkim@chosun.com

약속한 오후 4시 30분 정각이 되자 문이 열렸다. 파란색 양복에 빨간색 무늬가 들어간 넥타이 차림. 강덕수(姜德壽) STX 회장이 나타났다. 환한 미소, 다소 느릿하고 조용한 목소리. 굵직한 M&A(인수·합병)를 잇달아 성공시킨 냉정한 승부사 이미지를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온화한 중년 신사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린다. 대기업 평사원으로 출발했으나, 지난 2001년 경영난에 빠진 회사(쌍용중공업)를 스스로 인수한 뒤 잇따른 기업 인수로 몸집을 키워 재계 15위(자산 기준·공기업 제외) 그룹의 총수가 됐다. 그는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에 이어 2002년 산단에너지(구미·반월공단 열 병합 발전소 2기·현 STX에너지), 2004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차례로 인수했다.

"사업을 시작한 뒤 가장 기쁜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강 회장은 "EU에서 아커야즈(Aker Yards) 인수를 승인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라고 말했다. 바로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오후 8시였다. 사연은 이렇다. STX는 지난해 10월 세계 2위의 크루즈선 업체인 노르웨이의 아커야즈 지분 39.2%를 8억 달러에 사들이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STX의 경영권 인수에 아커야즈 노조가 반발했고, 이탈리아·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연합 전선을 펴면서 반대했다. 크루즈선 건조 기술이 한꺼번에 한국으로 넘어간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졌던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년 12월 EU가 반(反) 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4월에는 임시 주총에서 2대 주주(10.2%)인 노르웨이 하브야드(Havyard) 조선소가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고, 표 대결 끝에 가까스로 안건 상정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5월 5일 EU집행위원회가 "독점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21일 아커야즈 주총에서 STX 임원이 이사진에 들어가면서 STX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강 회장은 "좁은 국내 시장에서 몇 등이냐를 놓고 다투기보다는 광활한 해외 시장을 잡아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시너지(synergy)다. M&A를 할 때 당장은 비싸 보여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베팅한다. 그는 향후 계획을 말하면서 또 한 번 '시너지'라는 표현을 썼다. "당분간 아커야즈를 정상화시키고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는 그러나 "당분간 추가로 M&A를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M&A 귀재'로 불리는 강덕수(姜德壽·58) STX 회장이지만 노르웨이의 크루즈선 업체인 아커야즈(Aker Yards) 인수 과정에서는 꽤나 애를 먹었다. Weekly BIZ는 올 초부터 강 회장과의 인터뷰를 추진했지만, STX측에서는 "아커야즈 인수가 마무리되고 날짜를 잡자"고 할 만큼 중대 현안이었다. 그러나, 최근 아커야즈 인수의 주요 걸림돌을 해결한 강 회장은 지난달 28일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 이어 31일 협력업체 사장단 160여명과 함께 그리스 선박 박람회 참관을 위해 출국했다. 일행은 크루즈선을 타고 일주일 정도 지중해를 횡단할 계획이다.

―아커야즈 인수는 참 어렵게 진행됐습니다.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아커야즈는 유럽에서 '마지막 자존심'으로 통했으니까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입니다. 하지만 작년 10월 지분을 인수하고 5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7개월이 걸렸는데, 통상적인 경영권 인수 과정을 생각하면 그렇게 오래 걸린 것도 아닙니다. 한 외국계 투자은행의 주식 인수 제안을 받고 진행을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국내 다른 조선업체도 같은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거부했던 것을 추진한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의 대부(代父) 격인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지난 4월 조선경제포럼 초청 강연에서 "국내에서 크루즈선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한 바 있다. 크루즈선은 단순한 선박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시설, 인테리어 등 선진 문화의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는데, 우리나라는 관련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강 회장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단순히 크루즈선만 보고 아커야즈를 인수한 게 아닙니다. 아커야즈는 쇄빙 기술과 같은 특수선 분야 기술이 뛰어나고, 해양 플랜트 노하우도 있습니다. 아커야즈를 크루즈선·특수선 기지로, 중국 다롄(大連) 조선소는 벌크선·자동차운반선 중심지로, 진해조선소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R&D 센터로 육성한다는 큰 그림을 갖고 인수했습니다."
―M&A를 잘 하는 비법이 있습니까?

"외부에 M&A를 많이 하는 회사로 알려졌는데, 실제 M&A한 것은 크게 4건뿐입니다. (대동조선, 산단에너지, 범양상선, 아커야즈) M&A가 본업도 아니고, M&A 전담 팀이라는 것도 따로 없습니다. 관심 있는 매물이 있으면 재무나 기획 같은 담당 부서 임원과 함께 제가 직접 뛰죠. 굳이 비결이라고 한다면, 회사를 시작할 때 세웠던 원칙을 지킨다는 거라고 할까요. 기존 사업과 관련 있는 사업으로 진출을 해 시너지를 키우는 거죠. (쌍용중공업이 하던) 선박 엔진 사업을 하다 보니 조선업 전망이 좋다고 생각해 조선소(대동조선)를 인수했고, 배를 만들다가 해운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해운회사(범양상선)를 인수했죠. 조선소에서 광물 자원을 실어 나를 배를 만들 수 있으니 에너지 분야(산단에너지)도 관심을 갖게 됐고요."

STX 그룹의 구조는 '조선 기자재 → 엔진 제조 → 선박·플랜트 건조 → 자원 개발 → 해상 운송'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로 이루어져 있다. 문어발식 혹은 수평계열식인 다른 재벌들과 달리 한 우물을 파왔다는 것이다. 현재 STX는 조선·해운·플랜트·에너지의 4개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M&A 매물을 고르는 눈이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대동조선, 산단에너지, 범양상선 모두 공개 매각 기업이었습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정보였죠. 하지만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해서 접근하느냐가 중요하죠.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사업 전략에 맞는 회사를 찾다 보면 남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도 눈에 띕니다. 대동조선은 주인이 여러 번 바뀐 회사였습니다. 신통치 않아 보일 수도 있었죠. 하지만 당시 선박 엔진을 만들던 STX로서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는 숫자에 밝다. 1970년대 후반 ㈜쌍용 기획부 과장으로 일할 때 사원으로 같이 근무했던 박일환 삼보컴퓨터 사장은 "컴퓨터가 발달하지 않던 시절, 우리가 계산기로 계산하는 것보다 강 회장 암산이 더 빨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M&A를 할 때는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베팅으로 유명하다. 대동조선 인수 때에는 경쟁사의 배에 달하는 1000억 원을 써 냈다. 범양상선의 경우 경쟁업체 평균 제시 가격보다 20% 이상 비싼 4199억 원에 인수했다.

STX가 M&A에 뛰어들 때마다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곤 합니다. (조용하던 강 회장의 목소리가 이 대목에서 커졌다)

"대동조선·산단에너지·범양상선 3건의 M&A에 들어간 돈은 6000억원 정도입니다. 다른 대기업처럼 몇 조 원짜리 기업을 산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규모에서 회사를 인수해 키웠습니다. 자금은 시장과 투자자한테서 나온 것입니다.

특히 그 동안 M&A를 할 때마다 들인 돈을 1~2년 안에 회수해 왔습니다. 2001년 10월 대동조선을 인수할 때 들어간 1000억원의 경우 2002년 5월 일반투자자와 금융기관에 일부 주식을 팔아 700억원, 2003년 6월 HSBC 에 일부 주식을 팔아 400억원을 회수했습니다. 또 2003년 10월 상장할 때 주식을 매각해 355억원이 추가로 들어왔습니다.

범양상선을 볼까요? 2004년 범양상선을 4199억원에 인수했는데, 그 다음 해 싱가포르에 직상장해 3800억원을 회수했습니다. 순수하게 400억원 정도가 나간 셈인데, 우리가 갖고 있는 주식 가치가 2조원이 되니 훨씬 남는 장사죠. 또 아커야즈 인수 비용 8000억원은 현금이 많은 STX엔진과 STX조선 돈으로 전액 조달했습니다."

―부채 비율이 높은 편 아닌가요? (한국은행이 연간 매출액 25억원 이상 5149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제조업 평균 부채 비율은 97.8%였다. 그런데, STX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TX는 210.4%,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 은 371.0%에 달했다.)

"차입금이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조선업종은 회계 기준상 선주(船主)로부터 미리 받는 선수금(先受金)을 부채로 잡기 때문에 비율이 높아 보입니다. STX조선 의 경우 선수금을 빼면 부채 비율이 100%로 떨어집니다. 선수금이 없는 STX팬오션 은 부채 비율이 65%밖에 안 됩니다. 그룹 전체 부채 비율은 171.8%입니다. 부채 비율이 200%를 넘지 않아 건전한 편입니다. 너무 투자를 안 하고 돈을 쌓아만 두는 게 오히려 문제가 아닐까요?"
지금까지 STX가 인수한 회사들은 외형이 급격히 커졌다. STX조선은 2001년 인수 당시 442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조1290억원으로 뛰었다. '만년 3위'이던 STX팬오션(옛 범양상선)은 작년 2위에 올랐고 올 들어서는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곡물이나 철광석·원유 등의 가격이 뛰면서 원자재를 나르는 벌크선 운임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속 성장을 두고 '부실기업을 인수했는데, 운 좋게도 조선·해운업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덕을 봤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강 회장은 동의하지 않았다. 기업 인수 후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을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STX조선의 경우 본격적인 조선업 호황이 시작되기 전인 2002년부터 투자를 시작해 2007년까지 진해조선소에 6000억원 이상 신규 투자를 했다.

―조선·해운업은 경기 변동성이 큰데, 업황이 나빠질 경우에 어떻게 대비하고 계신지요?

"원유와 철강 값이 올라 원가 상승 요인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STX조선의 경우 2011년까지 수주가 차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 조선 호황이 2015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2~3년 전부터 분산 차원에서 에너지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경영 방침을 '에너지·자원 중심의 개발형 사업 개발'로 잡고, 중앙아시아·동남아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STX인도네시아·카스피해·북해 등지에서 자원 탐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STX솔라를 세우고 태양광 사업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STX는 회장님 개인의 리더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견제 장치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각 계열사는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저는 M&A나 신사업 구상과 같은 큰일에 관여합니다. 세계 시장에서 아직 STX가 많이 알려진 편이 아니어서 새로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에는 제가 많이 뜁니다. 사외이사 비중도 높습니다. 4개 상장 계열사의 경우 사외 이사 비중이 50% 이상입니다."

창밖을 보니 비가 그치고 활짝 갠 하늘 아래 용산 시내가 내려다보였다. STX의 계열사들은 지난 해 5월 서울 남대문로 신축 사옥에 한데 모였다.

―경영의 모토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효경에 나오는 '비도불행(非道不行·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이라는 문구를 늘 마음에 담고 삽니다. 투명·윤리 경영을 강조합니다."

―인재를 중시하시는 걸로 유명합니다.

"신생 회사라 인재 말고는 길이 없습니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규모인 1500명 정도를 뽑을 계획입니다. 2000년 848명이던 직원 수가 작년 말 현재 3만9000명이니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사람이 부족합니다. 해외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인재를 많이 뽑고 있습니다. 중국 다롄조선소에는 300여명 정도가 파견돼 있습니다."
▲ STX 진해 조선소 STX그룹 제공

그는 신입사원 합격자 전원의 부모에게 "훌륭한 인재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난(蘭) 화분을 보낸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데, 젊은이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신화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요. 젊은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신입사원들에게는 늘 글로벌 인재가 되라고 강조합니다. 외국어 능력은 기본이고, 지역과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라고 말합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이어야 되죠. 회사원 시절 '꼭 CEO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월급쟁이라고 생각하고 일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너라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일했습니다."

―샐러리맨일 때와 오너일 때는 어떻게 다릅니까?

"바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월급쟁이일 때에는 맡은 일을 잘 해서 성과가 나면 보람을 느꼈고, 지금도 사업가로서 하고 싶은 분야에 올인해서 성취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하게 되죠. 샐러리맨 때에는 회사 상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생기곤 했는데, 지금은 다른 회사와의 관계가 참 어려워요. 샐러리맨 때에는 리스크(risk)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리스크를 신경 안 쓸 수가 없죠. (회장이 되고 나니) 상의할 데가 많지 않아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유독 해외 사업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해외에서 기회가 더 많으니까요. STX 그룹 매출의 90%는 해외에서 나옵니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려면 진입 장벽도 높고, 사업하는 데 가장 중요한 '타이밍'을 맞추기가 참 힘듭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앞으로도 국내 기업과 부딪히지 않는 분야에 도전을 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아이템이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2004년 두산그룹이 STX 지분을 사들이던 때였습니다. 두산중공업 계열의 HSD엔진(선박엔진 제조업체)이 STX 지분 12.79%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부랴부랴 50%가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은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때 적대적 M&A 위협을 받았지만 오히려 조직 결속이 강해져 전화위복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는 무엇이십니까?

"가족입니다. 가정이 화목해야 조직도 화목해질 수 있죠. 기업이 커지는 만큼 조직원들도 가정이 화목해야 합니다."

―1년 중 절반 이상을 집 밖에서 지내시잖아요.

"늘 가족에게 미안하죠. 100점 만점으로 하면 50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 마음을 알아줄 겁니다. 자식들이 나중에 결혼해 아이를 낳아 기를 때 내 모습을 떠올리고, 닮고 싶어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얼마 전 '선물(Present)'이라는 책을 보니 '현재(present)'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라고 하더라고요. 항상 지금을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생각하며 삽니다."


강덕수 회장은


동대문상고 졸업 후 1973년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입사, 외환위기 이후 쌍용그룹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STX그룹을 일궜다.

2000년 쌍용중공업이 외국계 컨소시엄으로 넘어갈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강 회장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01년 그는 사장 재직 기간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과 사재 20여억원을 '올인'해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고, 사명을 STX로 바꿨다.

그는 범양상선·아커야즈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회사를 키웠다. 2000년 쌍용 중공업시절 2605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25조3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8년 새 100배 가까이 외형이 커진 것.

강 회장은 기업 인수만 한 게 아니다. 엔진부품을 만드는 STX엔파코 를 세웠고, STX중공업, ㈜STX, STX건설 등을 차례로 설립했다. 인천정유(2005년), 대한통운(2008년) 인수 전에서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STX는 지난 4월 중국 다롄(大連)에 세운 조선 생산기지를 본격 가동한 것을 비롯, 전세계 3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