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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은 오가피 사랑 - 수신오가피 성상민 과장

대를 이은 오가피 사랑 - 수신오가피 성상민 과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오가피농장을 책임지고 있는 성상민 씨

“이제 땅에 자라는 잡초를 보고도 토질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농사꾼이 됐어요”

고려대를 졸업하고 요양원을 통한 사회봉사를 고민하던 당시 스물네살 젊은 사회학도가 졸업과 동시에 서울생활을 접고 아버지의 농장으로 귀농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공무원에 이어 사업가로 잘 나가던 70년대 후반 서울생활을 접고 천안 수신면으로 내려왔던 것과 마찬가지다. 농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7년차 수신오가피 농장생활에 수준급 농사꾼이 됐다. 하지만 농사 공부엔 끝이 없다고 겸손해한다.

우리나라에서 토종오가피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천안 수신오가피 성광수 사장(63세). 그의 셋째 딸로 대를 이어 오가피농장에 청춘을 쏟고 있는 여성벤처농업인 성상민 과장(30세)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성상민 씨
“제가 이 농장으로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저는 사실 요양소나 실버타운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오가피 효능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고, 약선 요리에도 관심이 컸기 때문에 내려왔죠. 약초를 통한 요리라는 것이 농사를 모르고서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서요”

성 과장은 이제 갓 서른인 95학번이다. 천안이 고향이긴 하지만 고등학교이후 계속 서울에서만 살아서 도시생활에 훨씬 익숙했다. 그리고 성 과장이 농장행을 결심했던 99년은 아직 수신오가피가 제자리를 잡지 못한 때였다. 결코 시골로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아버지를 따라 대를 이어 수신오가피 농장으로 낙향한데는 본인이 직접 체험한 오가피 경험이 컸다.

그녀의 아버지인 성광수씨가 오가피를 처음 재배한 것은 30여년 전, 천안 수신면에 생활민속촌 사업을 착수했을 때였다. 하지만 원대한 꿈은 토목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부도가 났다. 그후 아버지가 하는 사업에 무관심하던 성 과장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오가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성 과장은 중학교 3학년때부터 "갑상선항진증"으로 고생을 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창시절 내내 약을 달고 살아야 했다. 극약 표시가 붙은 독한 호르몬제를 많게는 하루 8개씩 먹어야 했을 정도로 중증이었다.

대학생이 되고나자 복용하는 약이 조금씩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양약을 끊고 민간요법으로 몸을 다스리려고 마음먹었을 때 아버지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오가피 차를 권했다. 성 과장은 양약을 끊고 오가피를 마시면서 결국 오랜 지병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가피농장이 있는 천안으로 낙향한 것이다.

천안시 수신면에 위치한 수신오가피 본 농장.

“아버지는 여러번 사업에 실패해서 집에 못 오실 때가 많았어요. 그런 분이 다시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그 사업이 자신의 딸에게 제일 먼저 먹일만큼 효능을 자신하는 오가피였으니 다시 일어설 수 있었죠.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 실패할리 없잖아요.”

이제는 오가피에 관해 아버지 못지 않은 열정을 지니고 있다.
처음 농장에 왔을 때는 월급 72만원을 받으며 제품 포장을 맡았다. 그리고 틈틈이 농사일을 배웠다. 오가피 재배에 조금 눈을 뜨자 농장 안에 자체 설립한 오가피 연구소 일을 맡았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오가피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인삼처럼 연구가 많이 되진 못했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있고 매력적인 약재가 오가피란 생각이 들어요. 아직 오가피를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알면 알수록 오가피처럼 좋은 약재도 드물거든요.”

현재 성광수 사장은 일주일에 한번정도 농장에 들른다. 대부분의 농장 살림은 성 과장 몫이다. 직책은 과장이지만 실질적인 수신오가피 농장의 총괄 책임자인 셈. 오가피의 재배와 생산에 대한 거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 또한 경영 일선에서 아버지를 보좌하고 있다. 그녀가 느끼는 경영은 어떤 것일까?

“농업을 통한 경영은 참 어려워요. 우선 유행에 민감해서 한 품목이 좋다고 하면 그쪽으로 대거 몰려가죠. 연구 투자를 최소 5~6년을 해야 한 제품이 나올까 말까하니까 단독 투자가 쉽지 않고요. 무엇보다 농사를 알지 못하면 낭패보기 십상이더라구요.”

성 과장의 형제는 위로 오빠와 언니가 있다. 오빠인 상우씨가 서울 판매법인을 맡고 있고 언니인 상희씨는 국악인이다. 막내딸 혼자 자신이 분신과 같이 여기는 농장에 보내놓은 아버지를 성 과장은 돌격대장같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에 숙제를 해가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가 이틀을 걷지 못할 정도로 아버지한테 맞은 적이 있어요. 정말 성격이 불같으시죠. 돌격대장 같은 분이세요. 하지만 겉치레 보다는 내용과 실속을 강조하시는 원칙주의자세요.”

주변에서 오가피제품 광고디자인과 포장을 바꾸자고 건의가 들어와도 성 사장은 내용이 중요하다고 고집을 부린다고 한다. 그런 뚝심이 50억 매출의 수신오가피를 이끌었을 것이다.
작년에 결혼해서 아직 신혼인 성 씨.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꿈을 물었다.

수신오가피 제품들 (문의:041-552-2555)

“제 꿈은 아직도 실버타운이나 요양소를 개설하는 거예요. 그곳에서 음식이 곧 약이라는 생각으로 치매와 암등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일을 하고 싶거든요. 또 오가피를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오가피 냉면이나 국수 같은 거요. 성공하면 연락할테니 꼭 오셔서 드셔보세요”

아버지와 딸이 한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딸을 위해 정성껏 달였을 오가피 차와 그 사랑에 기꺼이 대를 이어 농장을 가꾸는 성상민 씨의 노력이 진한 오가피 향처럼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


성상민 과장이 말하는 토종오가피 “우리나라 건강지킴이 나무”

- 수신오가피 농장은 언제 처음 시작됐고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아버지가 오가피를 처음 심은 것은 30년 전쯤입니다. 애초 계획은 이곳에 수신생활민속촌을 지을 생각이셨대요. 오가피는 민속촌에 약초 동산중 하나로 구상돼 심은 건데 그것이 이처럼 효자 나무가 됐죠. 민속촌을 짓겠다는 꿈은 오가피농장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전국에 300만 평 정도의 농장이 있어요. 이곳 천안 수신면 본 농장만 26만 평 규모고 그중에 16만 8천평에 오가피가 심겨져 있죠. 천안 인근을 포함해 충남권에만 약 50만평정도 될 거에요. 매출은 수신오가피와 판매법인을 합해 한해 50억 정도고요.”

- 오가피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우리나라 토종 오가피는 현재 16종 정도가 발견됐어요. 그중에서 흰털오가피, 참오가피, 섬오가피 이렇게 세 종을 우리 농장에서 주로 재배해죠. 흔히 알고 있는 가시오가피가 유명해진 것은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약재로 생산되는 오가피가 잔털가시오가피라는 종인데 그쪽이 우리나라보다 먼저 논문이 나오면서 유명해졌던 거죠. 하지만 중국산 오가피보다는 토종 오가피가 효능이 우수해요”

- 옛 문헌에도 오가피가 나오는가?

“동의보감에 따르면 약재를 상약, 중약, 하약으로 나누는데 오가피는 상약 중 상약으로 분류돼 있어요. 상약은 독성이 거의 없고 다른 약재로 보완해 쓰지 않아도 되는 약으로 누구나 편하게 부담없이 먹어도 몸에 좋다는 의미에요. 본초강목에도 ‘한줌의 오가피를 얻으니 한 마차의 금옥보다 낫다’고 적혀있고요.”

- 일반 가정에서 오가피를 키우는 경우도 많은데?

“제 생각은 지금보다 오가피가 더욱 보편화됐으면 좋겠어요. 가정마다 오가피를 심어서 장복(長服)하면 정말 몸에 좋거든요. 저는 오가피가 우리나라 건강지킴이 나무로 손색없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중국산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토종오가피 묘목을 구해 심으면 좋겠어요.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중국산과 효능이 6배정도 차이가 나기도 하거든요.”

- 특별한 음용법이 있는지?

“오가피를 우선 5년 이상 키운 다음에 겨울철에 가지를 잘라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잘 갈무리해두었다가 큰 통에 넣고 오래오래 끓여서 1년 내내 차로 마시면 좋아요. 쓴맛이 나서 잘 못 마시는 분들도 계신데 입에 쓴 것이 몸에도 좋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단맛에 중독된 아이들에게도 좋습니다.”

- 오가피의 효능은?

“오가피의 학명은 아칸토파낙스(acanthopanax)인데 이 말은 원어로 가시가 달린 만병통치약 나무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허준 선생도 동의보감에서 연년불로 선경약이라고 했어요. 쉽게 말하면 불로초라는 거죠. 오가피는 면역기능과 신체 정상화기능이 뛰어나거든요. 식품이기 때문에 효능 효과를 맘껏 자랑할 수는 없지만 정말 좋은 건강식품이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 수신오가피가 지닌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우리 수신오가피는 1차 원료생산에서, 2차 가공 및 제품생산, 3차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을 갖췄어요. 원료가 우리가 정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과감하게 파기하고, 자체 연구소에서 수시로 유효 성분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요. 그렇게 우리가 확신하는 제품만 직접 판매하는 거죠. 얼마나 자신있으면 각 제품 포장마다 아버지 얼굴을 새기겠어요? 그만큼 얼굴을 걸고 자신한다는 것이죠.”

- 앞으로 계획은?

“우리는 올해부터 준비해서 해외 수출로 나갈 생각이에요. 우선 일본 시장에 8월부터 진출할 예정입니다. 일본에 지사를 직접 설립해서 ‘예원 골드’라는 제품으로 약 3억원 정도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국내 시장이 기반이 되긴 하겠지만 이제는 세계시장을 향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묘목이 필요하시면 가을에 농장을 찾아오세요. 돈보다는 우리 국민 모두가 건강한 것이 저희들의 소망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