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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확정… 3월 착공

경인운하 확정… 3월 착공
2조2500억 투입, 2011년 12월 완공
홍원상 기자

정부가 총사업비 2조2500억원이 들어가는 경인운하 건설 사업을 3월에 착공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경인운하가 2011년 12월 완공되면 4000t급 선박이 서울 인근인 경기도 김포까지 들어와 화물을 나르고 2012년 이후에는 중국과 용산을 오가는 국제 여객선도 운항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5일 "3월 운하 수로(水路) 공사를 시작하는 데 이어 6월에는 교량·갑문 등 운하 관련 주요 시설도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인운하사업은 1995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됐으나 환경단체 등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 정부는 2003년 사실상 중단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9월 국회 업무보고 등을 통해 재추진 의사를 밝혔고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재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서 재추진을 확정했다.
경인운하의 총 길이는 18㎞로 이 가운데 14.2㎞는 기존에 공사가 이뤄진 굴포천 방수로(放水路·홍수 방지를 위해 만든 물길) 구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한강 쪽으로 3.8㎞만 파내면 한강과 인천 앞바다가 이어진다. 운하의 폭은 기존 계획(100m)보다 좁은 80m이고, 수심은 배가 다닐 수 있도록 6.3m로 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경인운하를 건설할 경우 2만5000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3조원의 생산유발 등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8㎞ 파는 데 2조(兆)… "물류비용 줄이고 지역경제 살릴 것"
● "일자리 2만5000개 창출" 경인운하 3월 착공
홍수 예방하고 세계적 물류·관광명소 기대감
기존 계획 수정… 교량 12개 중 7개 손봐야
"인천신항·평택항도 있어 물동량 확보 우려"
홍원상 기자

사실상 중단됐던 경인운하 건설 사업을 정부가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은 일부 공사만 추가하면 홍수 예방은 물론 물류비 절감, 지역경제 발전 등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투자금액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환경파괴 우려도 있다고 주장,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물류비 절감·교통난 완화 기대

정부는 2011년 12월에 완공될 경인운하를 통해 부산의 화물을 서울 인근인 김포까지 수송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1TEU(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6만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내륙 교통난이 완화될 뿐 아니라 중국·일본·동남아 등에서도 선박을 이용해 수도권 안으로 화물 운반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용산터미널이 완공되면 서울 중심인 용산에서 중국을 오가는 대형 국제 여객선을 탈 수도 있다.

정부는 경인운하의 물동량(2030년 기준)이 컨테이너 97만TEU, 철강 75만t, 자동차 7만6000대, 여객 10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국토해양부 권진봉 건설수자원정책실장은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치수 역할은 물론 수도권 서부 지역이 세계적인 물류 및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미널 2곳에 복합 배후단지 조성

정부가 건설하는 경인운하의 총 길이는 18㎞이다. 이 중에 14.2㎞는 기존에 공사가 이뤄진 굴포천 방수로(放水路·홍수 방지를 위해 만든 물길) 구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한강 쪽으로 3.8㎞만 파면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잇는 운하가 완성된다. 정부는 또 서해 쪽과 한강 쪽에 각각 들어서는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을 단순히 화물을 하역하는 공간뿐 아니라 공원과 요트접안시설까지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천터미널 내에는 108만㎡(32만6700평), 김포터미널 내에는 74만6000㎡(22만5600평) 규모의 배후단지가 조성돼 화물창고 또는 가공·조립·유통시설로 활용된다.

경인운하를 오가는 선박은 바다와 강을 모두 운항할 수 있는 4000t급으로 종전 계획(2500t급)보다 커졌다. 4000t급 선박은 길이 135m, 넓이 16m로 평균 160TEU, 최대 250TEU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다. 대신, 이를 위해 약 2800억원을 들여 경인운하를 횡단하는 기존 교량 12개 중 7개의 다리 높이를 올리거나 신축해야 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대형 사업에 물동량 확보 논란"

정부는 경인운하 건설로 인해 신규 일자리 2만5000개와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총 2조2500억원. 토지보상비 3000억원은 국고에서 나가고 나머지는 수자원공사가 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한다. 국토부 권진봉 실장은 사업비가 예상보다 커진 데 대해 "개발 후 민간에게 분양할 배후단지 조성비(6300억원)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경인운하의 물동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화물의 경우, 이미 인천 신항이 개발 중이고 인근의 평택항도 있는 만큼 경인운하를 이용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것. 또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업 중단을 선언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선도 사업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는다. 홍종호 한양대(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자동차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배로 2시간 이상 걸리는 경인운하는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