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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주말 내내 비가 내린다.
딸아이는 개학이 코 앞이라 밀린 과제 한다고 뒤 늦게 바쁘다.
꼼짝없이 벌서고 있던참이라 책을 한 권 들고 앉았다.
김주영님의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내가 낚시를 해 본 경험은 있지만
남정네들처럼 세월을 낚느니 인생을 낚느니하는
낚시관까지뚜렷한 강태공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인생의 대 선배님의 인생낚은 경험담을 듣고 싶은맘으로 고른 책
한 스무장을 넘어가면서부터 나는 감당하기 힘든 울먹임으로
아이 몰래 글썽이는 눈물을 훔치기까지...그리고 가난한 어린 기억 속으로 내달았다.
이 책을 읽으면 배고픔이 자랑도 아니지만 절대 남루에 불과하지 않음을 실감나게한다.
하지만우리네 어린 시절은 춥고 배고픔을 뼈져리게 느끼고 살았어도
마음 따뜻한 구석도 참 많았던 것 같다.
가족들이 마루에 둥글게 모여 숟가락을 뜨기시작할 때 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거지에게도
어머니는 한 번도 내치지 않고
깡통에 따뜻한 저녁찬을 나누며 살았던 기억이 있다.
하루에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요즘은 여름이라 과일 채소의 소비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며칠전 음식물쓰레기통 뚜껑을 열고 발견한 손도 안 된 것 같은 제사음식을 보고
나는 얼마나 혀를 차며 넋이 나갔던지...
어느집 시어머니가 혹은 어느 집 맏며느리가 종일 비지땀을 흘리며 마련했을 음식들
종교가 이유였을 수도 있겠지 싶다가도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행실이었다.
그 뿐이 아니다 평소에도 부지기수로 버려진먹지 않은 갖가지 채소와 과일들...
나라 빚은 해가 갈수록 늘어난다는데
우리 이웃들은 왜이렇게 잘사는거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요즘은 오히려 별미로 자리 잡은 수제비
비오는 주말저녁에
음식의 소중함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철없는 이웃을 생각하며
제비반죽을 팍팍 주물렀다.
흑미 밀가루를 섞었더니 반죽이 검어졌어요.절대 손때가 아님 ㅎㅎ

[재료]
모시조개 12개, 무 100g, 굵은 파 1대, 실파 4뿌리, 마늘 4쪽, 물 7컵, 애호박 60g, 당근 30g,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ㆍ수제비 반죽 : 중력분 2컵, 소금 약간, 물 15큰술, 식용유 2큰술
ㆍ양념장 : 고춧가루 2큰술, 고추장 1작은술, 다진 마늘 ½큰술, 국간장·청주 1큰술씩

[만들기]
01 찬물에 해감시킨 조개와 무, 굵은 파, 마늘을 넣고 끓여 국물을 준비한다. 애호박은 반달 모양으로 썰고, 당근은 채썬다. 실파는 3㎝ 길이로 썬다.
02 중력분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린 다음 볼에 담고 물을 부어 반죽하다가 식용유를 넣고 좀더 치댄다.
03 완성된 반죽은 랩에 싸서 실온에 휴지시킨다. 이렇게 하면 글루텐이 형성되어 수제비가 더 쫀득쫀득하다.
04 양념장을 만든 뒤 끓는 조개 국물에 반죽을 손으로 얇게 떼어 넣는다. 애호박과 당근, 실파를 넣고 끓이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재료]
배추김치 80g, 쇠고기 60g, 떡국 떡 150g, 애호박 40g, 당근 30g, 실파 5뿌리, 애느타리버섯 ½봉, 참기름·국간장 1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물 7컵
ㆍ수제비 반죽 : 중력분 2컵, 소금 약간, 물 15큰술, 식용유 2큰술

[만들기]
01 중력분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린 다음 볼에 담고 물을 부어 반죽하다가 식용유를 넣고 좀더 치댄다. 완성된 반죽은 비닐 랩을 씌워 휴지시킨다.
02 배추김치는 송송 썰고, 쇠고기는 얄팍하게 저며썬다.
03 냄비에 참기름과 다진 마늘, 배추김치, 쇠고기를 넣어 볶다가 물을 붓는다.
04 애호박과 당근은 채썰어 준비하고 버섯은 가닥을 떼어놓는다. 실파는 당근채와 같은 길이로 썬다.
05 ③의 국물이 끓으면 반죽을 얇게 떼어 넣고 떡국 떡을 함께 넣어 끓인다.
06 수제비가 익기 시작하면 준비한 채소와 버섯, 국간장을 넣고 끓이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재료]
순두부 1봉, 감자·달걀 1개씩, 당근 50g, 실파 5뿌리, 애호박 50g, 팽이버섯 ½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ㆍ수제비 반죽 : 중력분 2컵, 물 15큰술, 식용유 2큰술, 소금 약간
ㆍ멸치 국물 : 국물멸치 10마리, 다시마 10×10㎝ 1장, 마늘 3쪽, 굵은 파 ½대, 가쓰오부시 2큰술, 청주 1½큰술, 국간장 1큰술, 물 7컵

[만들기]
01 냄비에 내장을 뺀 멸치를 잠시 볶다가 찬물을 부은 다음 다시마와 마늘, 굵은 파를 넣고 끓인다. 중불에서 12분 정도 끓여 불을 끈 뒤 다시마는 건져내고 가쓰오부시를 넣어 약 40분 정도 맛이 우러나오도록 둔다.
02 중력분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린 다음 볼에 담고 물을 부어 반죽하다가 식용유를 넣고 좀더 치댄다. 완성된 반죽은 비닐 랩을 씌워 휴지시킨다.
03 ①을 체에 밭쳐 맑은 국물만 거른 뒤 국간장과 청주를 넣어 맛을 낸다.
04 감자는 반달 모양으로 썰고 당근과 애호박은 채썬다. 실파는 3㎝ 길이로 자른다. 팽이버섯은 밑동을 자르고 준비한다.
05 냄비에 ③의 국물을 끓이면서 감자를 넣고 수제비 반죽을 얇게 손으로 떠 넣는다.
06 수제비가 익기 시작하면 준비한 채소를 넣은 다음 순두부를 수저로 떠 넣는다. 맛이 어우러지면 달걀을 풀어 넣는다.
07 마지막으로 팽이버섯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재료]
우동면 2개, 감자 1개, 당근 40g, 굵은 파 1대, 애호박 50g,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ㆍ수제비 반죽 : 중력분 2컵, 소금 약간, 물 15큰술, 식용유 2큰술
ㆍ멸치 국물 : 국물멸치 10마리, 다시마 10×10㎝ 1장, 마른새우 1큰술, 마늘 3쪽, 굵은 파 ½대, 국간장 1½큰술, 청주 1큰술, 물 7컵

[만들기]
01 냄비에 내장을 뺀 멸치를 잠시 볶다가 찬물을 부은 다음 다시마와 마른새우, 마늘, 굵은 파를 넣고 끓인다. 중불에서 은근히 끓여 맛이 우러나면 체에 거른 다음 국간장과 청주를 넣어 맛을 낸다.
02 중력분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린 다음 볼에 담고 물을 부어 반죽하다가 식용유를 넣고 좀더 오래 치댄다. 완성된 반죽은 비닐 랩을 씌워 휴지시킨 뒤 ①의 국물에 얇게 떼어 넣는다.
03 한소끔 끓으면 나무주걱으로 저은 다음 우동면을 넣어 끓인다. 감자는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뒤 1×1㎝ 크기로 네모지게 썰고, 당근과 굵은 파는 어슷썬다. 애호박도 반달 모양으로 썬다.
04 ③의 우동면이 익기 시작하면 준비한 채소와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인다. 수제비와 국물, 우동면의 맛이 잘 어우러지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맛있는 수제비집 리스트
▷ 삼성동 수제비집
질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이곳의 수제비는 바지락을 넣어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수제비 5천원.ㆍ문의 : 02-508-8297

▷ 인사동 항아리수제비
수제비가 쫄깃하니 맛이 좋고 표주박을 국자로 만들어 떠먹는 재미가 있다. 수제비 4천원. ㆍ문의 : 02-735-5481

▷ 황톳길
호박, 새우, 바지락 등 각종 채소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 있어 해산물 특유의 시원한 맛과 향이 좋다. ㆍ문의 : 02-3272-9240

▷ 삼청동 수제비집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맛집. 항아리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수제비와 칼칼한 김치 맛이 그만이다.ㆍ문의 : 02-735-2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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