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합죽

아픈 걸 낫게 해주는 따끈한 죽 한 그릇
속도 편하고 맛도 좋은 '홍합죽 만들기'
위창남(cfhit) 기자
요즘 신경을 너무 썼는지 그만 스트레스성 장염이란 것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자극성 있는 음식은 피하고 죽으로 식사를 대신하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아프기라도 하면 어머니는 쌀죽을 끓여주시곤 했습니다. 죽 하면 보통 병상에 있는 환자나 노인에게 적합한 식사였고, 과거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풀같은 것으로 멀겋게 끓여 허기나 채우는 음식이었습니다.

▲ 완성된 홍합죽
ⓒ 위창남
그러나 요즘은 한 끼 식사로도 전혀 손색 없이 영양이나 맛 등에서도 풍부한 죽들이 많습니다. 더구나 죽은 유동식으로 포만감을 주면서도 위에 부담을 덜 주고 소화가 잘 된다는 장점도 있거든요.

요즘은 죽전문점들을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어요. 동네 슈퍼에만 가도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게 간편 죽들도 나와 있더군요. 편리하다고 하지만 그런 인스턴트 음식들이 집에서 만든 것보다 좋을 리 없겠지요.

냉장고를 보니 마침 홍합 얼려놓은 것이 있어 그걸로 홍합죽을 만들어 봤습니다. 죽을 만들 때 대개 달군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쌀을 먼저 볶는 순서로 만듭니다. 좋아하는 분도 많지만 참기름 향이 죽맛을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참기름에 쌀을 볶지 않고 그냥 하기로 했습니다.

▲ 죽에 들어간 재료
ⓒ 위창남
재료로는 불린 쌀을 머그잔으로 반 정도 준비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물이 있어야겠죠. 물은 불린 쌀의 7~8배 정도입니다. 이것만 잘 맞춰도 죽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홍합, 당근, 양파, 파, 달걀, 은행, 구운 김 한장, 소금, 국간장, 통깨입니다.

물은 다시물이 있으면 좋습니다. 다시물은 찬물에 다시마를 넣고 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건져냅니다. 거기에 멸치나 뒤포리 몇 마리, 버섯 조금만 넣고 푹 우려서 만들어 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조미료가 필요없어요. 마른 새우도 국물을 내기에는 아주 그만입니다.

그럼 만들어 보겠습니다. 불린 쌀을 냄비에 넣고 만들어 놓은 다시물을 조금 넣은 뒤 홍합을 넣고 한소끔 끓여줍니다. 끓으면 잘게 썬 양파와 당근 은행을 넣고 물을 조금씩 첨가하며 끓입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한꺼번에 많은 물을 넣으면 안됩니다. 죽을 끊일 땐 물을 조금씩 넣어 가면서 저어야 해요. 나중에 다 만들어졌을 때 한 번에 물을 많이 붓고 끓인 죽과는 맛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약한불에서 대략 1시간 정도를 물을 조금씩 넣고 저어 주기를 반복합니다. 이래서 죽은 정성인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죽을 먹고 나면 괜히 든든하고 아픈 것도 금세 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신이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누가 끓여주는 것이 더 좋겠죠.

▲ 부드럽고 쫄깃한 죽맛을 느끼세요
ⓒ 위창남
쌀알이 잘 퍼졌으면 달걀 푼 것을 조금씩 넣어 줍니다. 달걀을 넣을 때는 젓지 않아야 탁해지지 않습니다. 이제 소금으로 약간 간을 하고 그릇에 담은 다음 구운 김과 깨를 뿌려주고 국간장을 종지에 담아 내오면 됩니다. 다 만들어졌으니 부드럽고 쫄깃한 죽맛을 느끼게만 하면 되지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등어회  (1) 2006.01.28
진주 헛제삿밥  (1) 2006.01.27
쩍쩍 붙는 산낙지 지금이 제철!  (0) 2006.01.25
곶감  (0) 2006.01.24
사골곰탕  (0) 200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