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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시장 ‘처음처럼’ 쾌속질주

소주시장 ‘처음처럼’ 쾌속질주
詩제목을 파격적으로 ‘브랜드 네이밍’
출시 두 달 만에 시장점유율 2배 뛰어

두산주류가 ‘산’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알칼리수(水)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이 소주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7일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은 51일 만인 29일 100만(3000만병) 상자 판매를 돌파, 주류업계의 새로운 ‘밀리언셀러’로 등장했다. ‘처음처럼’의 100만 상자 판매 ‘기록(51일)’은 소주업계 왕좌인 진로 ‘참이슬’의 100만 상자 판매기록(91일)보다 무려 41일이나 빠른 것이다.

영화 ‘왕의 남자’가 개봉 66일 만에 ‘태극기 휘날리며’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 ‘관객 동원 1174만’을 갈아치운 기록이 소주업계에서도 벌어진 셈이다. 두산측은 “두산의 ‘처음처럼’이 국내 소주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면서 ‘소주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며 고무돼 있다. 이 덕분에 두산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처음처럼’ 출시 전 5% 안에서 현재 거의 10%대까지 육박했다.

◆시(詩) 제목을 소주 이름으로=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중략)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여년간 투옥생활을 하던 시절에 지은 시 작품이 ‘처음처럼’이다. 신 교수의 작품 제목과 서체를 그대로 가져온 ‘처음처럼’의 선전은 ‘소주 이름은 짧아야 잘 팔린다’는 기존의 소주마케팅 이론을 뒤엎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소주 이름은 길어야 고작 3음절이며 대개 1~2 음절로 짧은 편이다. 5년 전에 두산이 내놓은 ‘산’도 ‘한 글자’였다.

두산측은 “신제품 이름을 의뢰받은 브랜드 네이밍 회사에서 1200여개의 이름 후보 중에서 ‘처음처럼’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신영복 교수는 술 이름에 자신의 작품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 “가장 서민적인 술인 소주를 통해 ‘처음처럼’의 의미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며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두산측은 신 교수가 개인적 보상을 고사함에 따라 그가 몸담고 있는 성공회대에 장학금 1억원을 기탁했다.

◆세계 최초 알칼리수 소주=두산의 ‘처음처럼’은 일반 물이 아닌 알칼리수로 만들었다. 알칼리수에는, 활성산소와 결합해 체내 노폐물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활성수소가 많다. 한때 대장암 투병 생활을 했던 두산주류 한기선 사장은 “항암치료에 큰 도움이 됐던 알칼리수로 소주를 만들면 어떨까 고민하다가 숙취 해소가 빠른 알칼리수 소주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처럼’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처음처럼’이 100만 상자를 파는 동안, 같은 시기에 나온 진로의 ‘참이슬’ 리뉴얼 제품은 이미 780여만 상자를 팔았다. 거의 8배에 가까운 차이다. 두산주류 김일형 상무는 “거의 10배 가량 차이 났던 격차를 두 달도 안 돼 많이 추격한 셈”이라며 “최근에 노조가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처음으로 사측에 위임하는 등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넘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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