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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를 주문하자 주인은 수족관에서 뜰채를 이용해 전어를 잡아 올린다. 은빛 전어가 뜰채 안에서 퍼덕인다. 날랜 손놀림으로 머리와 지느러미 꼬리부분을 자르고 내장을 제거해 손질한다. 이렇게 손질한 전어는 물로 깨끗이 씻어 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다음 채썰기를 한다. 횟집은 소호동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횟집이 즐비하다. 식당 안에서 먹는 것보다는 바닷가의 평상에서 회를 즐기면 그 맛이 배가 된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전어회의 참맛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뭐니 뭐니 해도 전어의 참맛은 뚝배기에 담긴 된장양념에 찍어먹는 된장빵(된장양념에 찍어먹는 회)이다. 된장양념은 쌈장에다 고추와 마늘을 굵게 썰어 다져 넣고, 통 들깨와 참기름을 넣어 만든다. 이를 잘 섞어서 상추쌈을 하면 맛이 기막히다.
전어회의 가격은 3만원이면 둘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또한 양에 따라 대 중 소로 구분해 6만원 5만원 4만원이나, 산지 물량에 따라 다소 시세 변동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횟집은 값을 올려 받지 않고 그 가격 그대로 유지한다.
올해는 7월 중순경부터 전어회가 시작됐다. 11월 중순까지 맛볼 수 있다. 전어회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대바구니에 담아 항아리에 얼음을 가득 채워 그 위에 얹어 나온다. 전어의 주산지인 여수 화양면 감도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전어를 직접 구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그 맛이 유별나다. 맛있다. 신선도가 눈에 띄게 다르다. 여느 횟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맛이 아니다. 딸아이에게 맛이 어떠냐고 맛을 그려보라고 하자 대뜸 하는 말이 재밌다. "아빠 내가 장금이예요? 맛을 그리게..."라고 말하며 전어회를 먹느라 여념이 없다. 전어의 참맛은 상추와 깻잎에 전어회를 듬뿍 넣고 풋고추, 마늘, 된장양념을 해 입이 미어지도록 싸 먹어야 제 맛이다. 입안에서 전어회의 감미로운 맛이 어우러져 아득하게 전해져 온다.
2만원만 추가하면 전어회 무침에 식사까지 해결된다. 밥은 한 공기에 천원이다. 너무나 저렴한 가격에 놀라고 입안 가득한 전어 회 비빔밥의 놀랍고 향기로운 맛에 깜빡 간다. 식사를 주문하면 길게 자른 김과 참기름을 큰 대접에 담아온다. 밥공기를 들고 흔들어 그릇에 넣고 전어회 무침을 듬뿍 넣어 비벼먹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비빔밥에 초장을 약간 넣으면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곁들이 음식으로는 고둥 삶은 것, 닭 염통 꼬지, 새우 오징어 삶은 것, 유부초밥과 옥수수 완두콩 등 무려 14가지나 된다. 정말 넉넉한 인심이다. 상다리가 휠 정도로 푸짐하다. 구이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구이는 덤으로 나온다. 전어회, 전어구이 ,전어회무침, 전어회 비빔밥 등 전어 요리를 골고루 다 맛볼 수 있다. 푸짐하고 맛깔스럽다. 가을전어 한 접시면 온 가족이 행복하고 오래도록 흐뭇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