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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달군 ‘고구려 사극’ 3편 최후의 진정한 승자는?

2006년 달군 ‘고구려 사극’ 3편 최후의 진정한 승자는?

6시간 27분전 업데이트기사제공 :




[뉴스엔 김형우 기자]

올 한해 방송계 최고 아이콘 중 하나였던 ‘고구려 사극’의 승자는 누굴까?

MBC ‘주몽’, KBS 1TV ‘대조영’ , SBS ‘연개소문’은 그동안 한국 사극에서 동 떨어졌던 고구려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모두 수백억에 달하는 제작비와 초호화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중국의 ‘동북공정’프로젝트까지 겹쳐 이들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매우 컸다. 이런 호재 속에서 시작한 이들 드라마는 2006년 무엇을 남겼을까.

시청률 흥행 ‘주몽’, 완성도 ‘대조영’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모은 작품은 역시나 ‘주몽’이다. ‘주몽’은 지난 5월25일 첫방송 당시 16.5%(TNS미디어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방송 8회만에 30%대(32.35)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40% 초중반대 시청률을 형성하고 있으나 한때 50% 시청률을 넘볼 정도로 ‘국민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주몽’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 20회 연장 방송을 결정했다.

완성도 면에서는 ‘대조영’이 인정 받았다. ‘대조영’의 무기는 사극 전문 배우들의 호연과 KBS의 저력이 담긴 연출력, 경쟁 사극과는 차별화된 진중한 역사관을 꼽을 수 있다. 이미 여러 사극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최수종과 중견배우 김진태 임동진 임혁의 열연은 ‘대조영’에 큰 공헌을 했다. 또 ‘태조왕건’ ‘불멸의 이순신’을 제작한 KBS만의 탄탄한 제작 노하우와 역사에 충실한 극 전개는 시청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연개소문’도 SBS에서 방송한 첫 정통 대하사극임에도 화려하고 웅장한 전투신을 잘 담아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뜨는 ‘스타’ 뜨는 ‘배우’!

‘주몽’은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해신’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송일국은 ‘주몽’으로 초특급 스타 반열에 올랐다. 한혜진도 여걸다운 매력을 발산했고 ‘부여의 왕자’김승수 원기준도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극 초반 등장했던 ‘해모수’ 허준호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애절한 사랑 연기로 지금의 ‘주몽’을 있게 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대조영’은 중견 배우들을 재발견해냈다. 소위 스타는 없지만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놀라게 했다. 김진태는 유동근의 그림자에도 아랑곳없이 연개소문의 인간미와 영웅적 면모를 함께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양만춘 역의 임동진도 내,외면을 잘 혼합시키며 특유의 눈빛연기와 대사처리로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임혁(대중상 역)도 사극전문배우로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런 중견들의 호연은 주연 최수종 정보석의 열연과 더해져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연개소문’에는 김갑수가 있었다. 극 초반을 제외하고 유동근이 아직 본격 출연하지 않은‘연개소문’은 그동안 신진 배우들이 극을 이끌었다. 하지만 발성을 비롯한 연기력에선 좋은 평점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 이런 가운데 수나라 양제를 맡은 김갑수의 광기어린 연기가 ‘연개소문’을 지탱했다. 일부에선 제목을 ‘연개소문’ 이 아닌 ‘수나라 양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할 만큼 김갑수의 연기는 빛났다.

시청자 끌기엔 성공, 재미 치중 역사관 부재 아쉬워!

3편의 드라마 모두 재미라는 측면에선 성공적인 결과물을 냈다. ‘주몽’은 드라마 부문 시청률 1위를 독주한지 오래고 ‘대조영’과 ‘연개소문’ 역시 쟁쟁한 동 시간대 프로그램과의 대결에도 20%를 상회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흥행은 성공했으나 역사 기준의 평은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고구려 사극들은 모두 방송 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한민족의 기상과 올바른 역사 만들기에 큰 몫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그러나 뚜껑을 연 후 지금까지의 결과는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주몽’은 사극보단 게임이나 판타지 소설과 같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연개소문’은 지나친 민족주의로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고 ‘대조영’도 영웅 사관에 입각한 ‘원맨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사극의 맹점 중 하나인 ‘재미를 위한 허구’ 와 ‘왜곡 없는 역사적 사실’의 줄타기에는 다소 실패하고 있다는 평이다.

김형우 cox109@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