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심장부에 우뚝 선 또 하나의 고구려 왕국. 잃어버린 우리 고구려 역사를 되찾는 소설!! 우리 민족의 5천 년 역사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운 나라가 고구려다. 고구려는 한반도 중북부와 드넓은 요동벌을 차지하고 수나라를 망하게 하면서 900년 이상을 동방의 패자(覇者)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중국과 사대주의 사관(史官) 김부식은 고구려의 역사를 극도로 비하시켜놓았다. 그들은 고구려가 한낱 연개소문의 아들들인 남생, 남건, 남산 형제의 다툼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망한 것으로 단정한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왜곡된 고구려사를 바로잡는다는 일념으로 이 소설을 썼다. 먼저, 저자는 서기 645년 안시성 전투에서 승리한 고구려가 당나라에 패망하기까지 24년 간의 끈질긴 항쟁과 그에 따른 역사적 사실을 소설적인 맛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고구려 패망 이후 당나라에 포로로 끌려간 고구려 유민들의 한 맺힌 세월과, 그 유민으로 태어나 조국을 멸망시킨 당나라의 심장부에 독립왕국을 세워 고구려의 민족혼을 이어나간 영웅 이정기(李正己)를 다루고 있다.
죽어서도 당당했던 그 이름, 고구려! 오늘 우리가 잊었던 역사가 부활한다!! 이정기는 텐산(天山) 산맥을 넘어 서역을 정벌한 고선지와 당나라의 무열(武列)에 봉해진 왕사례(王思禮)와 같은 시대의 사람이다. 하지만 고선지와 왕사례는 그 자신의 뿌리가 고구려인이었을 뿐 죽는 날까지 당나라에 충성하면 일생을 영화롭게 살았고, 이정기는 당나라의 중심부에 또 하나의 고구려를 세워 손자대에 이르기까지 58년 동안이나 고구려의 민족혼을 이어나갔다. 당시 이정기가 당나라로부터 빼앗은 영토는 지금의 요녕성 일대, 산동반도와 하북성 남부, 안휘성 북부 일대로서 면적으로 치자면 한반도의 2배가 넘었다. 그가 지배한 인구수는 패망 당시 고구려의 69만 호보다 더 많은 130만 호. 평로절도사 비장으로 출발한 그는 26세 때 거사를 일으켜 청주, 치주, 제주, 등주, 내주 등 중국 하남 일대의 10개 주를 점령해서 통치했다. 그 후 그는 이영요의 반란을 틈타 조주, 서주 등 5개 주를 당나라로부터 빼앗아 15개 주의 광대한 영토를 확보했고,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으로 고구려군을 진격시키기도 했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중국을 7번씩이나 드나들며 현장을 답사했다. 또한 역사소설은 적어도 줄거리만큼은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 하에《삼국사기》《삼국유사》《구당서》《신당서》《자치통감》《일본서기》《입당구법순례행기》 등 많은 사서(史書)를 통해 역사학적 사실을 철저하게 고증하고 있으며, 군데군데 지도를 수록해 독자들의 역사 지리적인 이해를 친절히 돕는다. 이 소설은 그런 고증과 역사적 사실 기술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숨가쁜 재미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중국이나 일본 등에게 침략만 당해온 약자가 아니라 중국의 심장부로 쳐들어가 나라를 세우고 다스렸던 강자로서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