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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손에 손잡은 ‘원로들’

만델라,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손에 손잡은 ‘원로들’
입력: 2007년 07월 19일 18:32:10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8일 은퇴한 지도자들의 싱크탱크인 ‘원로들(The Elders)’을 발족시켰다.

만델라는 자신이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요하네스버그 컨스티튜션 힐에서 열린 89번째 생일파티에서 ‘원로들’ 모임의 발족을 발표했다. 만델라는 ‘원로들’ 모임이 “가난과 분쟁 등 세계적 과제의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오른쪽에서 4번째)과 부인 그라카 마첼 여사(왼쪽에서 4번째)가 18일 요하네스버그 컨스티튜션 힐에서 은퇴한 지도자들의 싱크탱크인 ‘원로들’을 발족시킨 뒤 참석 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데스먼드 투투 주교, 리 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방글라데시 노벨 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요하네스버그 |신화통신>

약간 쇠약한 모습으로 지팡이를 짚고 연단에 오른 만델라는 “원로들의 국가와 인종, 종교를 초월한 경륜과 도덕적 용기가 세계를 더욱 평화롭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원로들’의 회원은 화려했다.

회장은 남아공의 또 다른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먼드 투투 주교가 맡았다. 회원으로는 만델라의 부인 그라카 마첼 여사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방글라데시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 등이 참석했다. 가택연금 중인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위해 마련된 빈 자리도 눈에 띄었다.

모임은 2001년 영국의 괴짜 재벌 리처드 브랜슨 경이 만델라에게 처음 제안했다. 이후 브랜슨 경과 록그룹 ‘제네시스’ 출신 가수 피터 가브리엘이 힘을 합쳐 900만파운드(약 170억원)의 기금을 모으며 설립에 큰 힘을 보탰다.

만델라는 “‘원로들’ 회원은 더 이상 선거에서 승리할 필요도, 만족시킬 지역구도 없는 만큼 지구촌의 어두운 부분에 빛을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원로들’은 우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인 아프리카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일부에서 이미 나이가 든 데다 은퇴한 지 오래된 원로들의 모임이 과연 전 세계의 까다로운 문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으나, 이들의 도덕적 권위나 민중을 움직이는 힘은 아직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희기자 viole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