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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동요 '섬집아기' 순천만의 어머니는 모랫길이 아닌 갯벌을, 뻘배를 타고 쏜살같이 달려옵니다. 맘 설레 얼마를 달리고 또 달렸을까요. 갯벌에는 아기의 어미가 수만 번 다녀간 흔적이 물길로 남아있습니다.
전남 순천 별량면 학산리 장산마을 바닷가의 오두막입니다. 오두막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동요 '섬집아기'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오두막이 있는 풍경은 동화속 세상입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그 노랫말이 지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화포 가는 길, 순천만가든 전망대 돌담을 타고 돕니다. 곁에는 연국사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길가에는 배롱나무, 칸나의 붉은 꽃이 길손을 반깁니다. 배롱나무 밭에는 시골 닭들이 한데 어울려 삽니다.
오두막 한켠 기둥에는 개흙이 덕지덕지 묻은 옷가지가 고단함에 늘어진 채 바람에 날립니다. 뒷산 뻐꾸기 소리 애달픕니다. 오두막은 바다가 마당입니다. 조그마한 몸으로 무한한 바다를 안고 삽니다. 칠면초와 갈대숲도 있습니다. 갯벌에는 고둥과 칠게 식구가 가장 많습니다.
어느 화가가 이렇듯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을까요. 어떤 사진작가가 이렇듯 아름다운 순간을 담았을까요. 창을 통해 바라본 순천만은 한 폭의 그림으로, 때론 한 장의 사진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화가가 감히 이보다 더한 사실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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