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960년대 헐려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환구단((원,환)丘壇·사적 157호) 대문이 서울 강북구 우이동 옛 그린파크호텔 터에 옮겨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구단은 고종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든 제단이었으나 일제가 1913년 제단을 허물고 그 터에 조선호텔을 지은 뒤 정문을 호텔 입구로 만들었다. 이 정문은 1967년 조선호텔 재건축 때 헐린 것으로 알려져 왔다.
![]() | |
![]() |
우이동에 있는 ‘환구단 대문’은 조선호텔 재건축과 소공로 확장 때 철거된 것으로 알려진 환구단 대문과 같은 목조건축물로, 정면 3칸의 맞배지붕을 갖춘 모양 등이 1915년 조선호텔 입구로 쓰이던 대문 사진(광고전단)이나 1967년 조선호텔 재건축 전 찍은 컬러 사진과 일치한다.
▲ 촬영:윤완준기자
우이동의 환구단 대문은 인근 시내버스 차고지 입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소유주인 씨티앨리트앤컴퍼니 임선오 부장은 “조선호텔 재건축 때 대문을 옮겨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봉황무늬 수막새, 용무늬 암막새, 익공(기둥과 처마 사이에 놓은 날개 모양의 부재) 기법으로 볼 때 환구단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궁궐전문가인 이강근 경주대 교수는 현장에서 환구단 관련 문헌과 사진을 확인한 뒤 “왕실 사당인 종묘의 바깥대문과 비교한 결과 정면 3칸, 맞배지붕, 내림마루 끝의 용머리 등 건축양식이 같고, 황궁우 섬돌의 용무늬와 목조건축물 장석(목조건조물에 붙이는 쇠붙이)에 새겨진 용무늬가 흡사해 환구단 대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려 성종(983년) 때 제천의례가 제도화됐으나 하늘에 제사 지내는 것은 천자만 할 수 있다는 중국 명(明)의 압박으로 폐지됐다가 1897년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다시 환구단을 만들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주치마와 북한산 노적봉 전설의 주인공 (0) | 2007.08.31 |
---|---|
아라가야 (0) | 2007.08.26 |
‘말갈’이 고구려 주민을 낮춰 부르던 말? (0) | 2007.08.22 |
진도 남도석성 (0) | 2007.08.15 |
발해 역사 (0) | 2007.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