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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서울의 맨해튼’으로

용산 ‘서울의 맨해튼’으로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의 서울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 조감도. 사진 제공 삼성물산

■ 국제업무지구 개발 삼성물산 컨소시엄 선정

서울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의 개발 후보자로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용산 개발이 본궤도에 들어서게 됐다.

이 사업은 사상 최대 규모의 도심 재개발인 데다 서울 강북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위 땅을 업무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공사이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주목을 끌어 왔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2018년까지 150층짜리 랜드마크 빌딩을 포함해 각종 업무시설과 호텔,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건설할 것이다.

○ 28조 원짜리 매머드급 사업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은 용산 철도정비창 터와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m²(약 17만1700평)를 개발하는 것이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철도정비창(35만6492m²) 매입 가격으로만 8조 원을 써 내는 등 28조 원을 투입기로 했다. 3.3m²(1평)당 7418만 원에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코레일이 제시한 3.3m²당 5378만 원보다 40% 가까이 높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이곳을 금융과 정보기술(IT), 관광이 어우러진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물방울을 형상화한 152층(높이 620m)짜리 빌딩(가칭 드림타워)과 20∼70층 규모의 업무시설 12개동()을 지을 예정이다.

또 최고 5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7개동, 임대아파트 1개동을 건설하며 한강변 서부이촌동에는 공원과 국제여객물류터미널, 유람선 나루터 등을 만든다.

특히 ING 등 다국적 기업들이 쇼핑몰을 직접 인수해 운영키로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해외 자본의 참여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개발사업팀 이경택 상무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용산을 국제적인 비즈니스 타운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용산은 강북 도심∼여의도∼상암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잇는 업무 중심지이자 동부이촌동과 뚝섬을 연결하는 초고층 주상복합촌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용산 땅값 고공행진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용산 일대의 부동산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땅값만 3.3m²당 7000만 원 이상을 제시한 만큼 주변 토지 시장이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미 용산구 땅값은 올해 들어 9월까지 7.06% 올라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재개발 예정지역 내 토지는 3.3m²당 1억2000만 원을 넘어섰다.

용산 일대의 집값도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서부이촌동에 있는 사업 용지를 수용 방식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 30평형대가 11억 원 안팎이라는 점에서 수용가가 시세보다 높아지면 사업지구 밖에 있는 집값도 뛸 수밖에 없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이미 효창동이나 청파동의 다세대주택 값이 많이 오르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욱이 용산 미군기지가 대규모 공원으로 바뀌고 이태원 일대가 뉴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용산 특수’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620m 빌딩·물류 터미널… 서울의 허브된다
용산 역세권 개발, 삼성·국민연금 컨소시엄 선정
개발면적 80%에 오피스·호텔·쇼핑몰 배치
코레일, 땅 장사 치중… 용산 땅값 급등시켜
차학봉 기자 hbcha@chosun.com
입력 : 2007.11.03 00:02

서울 용산에 620m의 초고층 빌딩을 포함한 대규모 업무·관광·쇼핑 시설이 들어선다.

용산역과 한강변 사이에 56만6800㎡(17만 평) 규모의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는 용산은 용산민족공원도 비슷한 시기에 개발돼 서울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삼성컨소시엄은 “전체 개발면적 80%에 오피스·호텔·쇼핑몰을 배치해 서울의 업무·관광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철도정비창 부지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8조원을 받아내 부채(6조3777억원)를 일거에 해소하게 됐다. 하지만 공기업이 땅 장사에 치중, 땅값을 급등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서울 용산역세권에 건설할 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중심에는 물과 빛을 모티브로 한 높이 620m의 빌딩이 들어선다. /삼성물산 제공
◆152층 드림타워 등 오피스 들어서=삼성컨소시엄의 계획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역 중심에는 물방울을 형상화한 152층, 620m 높이의 ‘드림타워’가 들어선다. 주변에는 20~50층 높이의 주상복합 7개 동과 임대아파트 1개 동, 20~70층 높이의 업무용 빌딩 12개 동이 들어선다. 한강변 서부이촌동 부지에는 공원과 국제여객 물류터미널, 유람선 선착장 등도 건설된다. 용산 개발의 특징은 주거 중심이 아니라 호텔·쇼핑몰·오피스 중심이라는 점. 특히 중동지역 개발업체인 나킬, 세계 3위의 미국 쇼핑몰 업체 터브먼, 호텔업체 포시즌 등이 호텔과 대형 쇼핑몰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개발되는 건물 전체 면적이 여의도만한 도심 내 신도시”라며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처럼 관광·쇼핑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현된 삼성 이건희 회장의 꿈=당초 상위 10개 건설사 중 7개사를 끌어들이는 등 1년 전부터 착실하게 준비한 삼성컨소시엄의 일방적 독주가 예상됐었다. 그러나 현대컨소시엄은 막판에 LG그룹·농협 등 30여 개사를 컨소시엄에 합류시키며 역전승을 노렸다. 뒤늦게 준비한 현대컨소시엄이 토지가격을 더 높게 써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삼성측은 당초 적정 가격 5조8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높은 8조원을 제시, 7조8900억원을 제시한 현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삼성컨소시엄의 베팅 배경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의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컨소시엄에는 국민연금과 건설사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지만 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 SDS등 삼성 계열사가 주력이다. 삼성그룹은 강남구 도곡동에서 100층 이상의 초고층 사옥을 추진했으나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자동차사업과 초고층 사옥 건설을 포기한 바 있다. 현대컨소시엄 관계자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은 이건희 회장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삼성이 베팅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맞추기 쉽지 않아 =삼성컨소시엄은 2010년에 착공해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주상복합 아파트 등은 오는 2013년, 152층 랜드마크 빌딩은 2014~2015년쯤 완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철도정비창 이전, 서부이촌동 주민에 대한 보상 등 걸림돌이 많아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많다. 일부 주민들은 사업지 편입을 반대하고 있고 토지매각 가격이 치솟아 보상비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컨소시엄은 사업비를 28조원으로 제시했으나 선(先)분양으로 미리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아파트는 2200가구에 불과해 수익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삼성컨소시엄은 개발사업으로 주택이 철거되는 주민들에게 아파트 입주권을 주고 세입자를 위한 임대주택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