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래촌 美來村

학교 생태환경을 가꾸자

학교 생태환경을 가꾸자


최기학(태안중학교 교감)


나는 바다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태안 생태 연구를 해 왔다. 얼마 전 태안에서 1만 명이 참여한 마라톤 행사가 있었는데 갯벌이 훼손될까 우려해 비가 오기를 내심 원했었다. 태안반도는 과거부터 주변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어도 살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는 재난 지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섬이 119개 있는데 대부분 무인도이다. 단 10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만 해도 최고의 만찬을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을 준비할 수 있다.

2007년 12월 태안 자원 봉사자가 백만 명을 돌파했는데 한 명이 원유 1리터를 제거한다고 봤을 때 거의 1천 킬로리터를 제거했을 것이다. 태안은 봉사자들 덕분에 많이 회복될 수 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봉사자인 미생물이 정말 큰 역할을 했다.

학생들이 생태 환경 하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그 중요성에 눈을 뜨도록 해야 한다. 도심에서 문제아 소리를 듣는 학생들을 모아서 녹지에서 교육을 시키는 대안 학교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학생들이 교육받고 있는 학교 공간 중에서 토양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그 곳에 미생물을 살게 하여 식물이 자랄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학교가 정보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컴퓨터나 정보처리 기기들에만 투자하고 있는데, 사람이 살만한 공간으로 만드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의미가 있는 일이다.

‘생태맹’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아름다움과 풍성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와 같이 살고 있는 동․식물의 죽음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무덤덤해지는 현상이 정말 개탄스럽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학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부는 모르겠지만 환경에 대한 깨달음을 갖는 아이들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연설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생태계를 가슴으로 품고 커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학교들을 돌아다녀보면 학교 공간에 존재하는 동식물 수가 100개 이상은 되어야 하는 데 20~30개도 되지 않는 학교가 허다하다. 심지어 학교 주변을 온통 아스팔트로 덮어버려 식물 자체가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린 학교들도 있다.

바람직한 학교 환경은 첫째는 다양성이다. 다양한 동식물을 통해 삶의 다양성을 깨달아야 하며 이를 위해 자연생태 체험학습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더불어 사는 생물의 조화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 교사

들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셋째, 아름다움이다.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의 변화와 만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시각, 청각, 후각 등 오감 체험이다. 새소리를 알람소리 삼아 아침잠을 깰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다. 다섯째, 학교 생태 환경의 기본은 토양이다. 그러므로 흙의 소중함을 생각해 봐야 한다.

매미가 울 정도의 공간이 되려면 적어도 5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따라서 학교 생태환경 조성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절대적인 시간이 요구되기에 단기간에는 불가능하고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봉사활동에 대해 한 마디 하겠다.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 한다. 예측할 수 있는 영성을 키우고, 현재 모습이 아닌 10년, 20년 뒤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의 기를 살려야겠다. 여기서 기는 생기, 정기, 혈기, 온기 등을 포함한다.

▷인간의 품질을 올려야 한다. 나는 사람을 악질 ⇒ 저질 ⇒ 범질 ⇒ 상질 ⇒ 특질로 구분하는데 교사는 상질 이상이어야 한다.

▷사치, 신분, 지위, 명성, 명예보다는 소박, 나눔, 봉사, 공헌,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부귀영화보다는 봉사 능력, 나눌 수 있는 능력, 사회공헌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주력해야겠다.

▷누구를 도와야 하는 것인가? 어려운 이를 돕는 것도 좋지만 능력 있는 사람을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봉사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태안반도를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 결국 최고의 성공이다.


- 미래촌 2008년 8월 14일 강의(김현준 요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