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독일로 가는 대표팀 23인

독일로 가는 대표팀 23인, '필살기'는?
심재철(soccer) 기자
11일 낮 아드보카트 감독이 발표한 스물 세 명의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 공격수

조재진(시미즈 S-펄스)

뜻밖에 무릎을 다친 이동국(포항) 대신 그가 나선다. 타겟맨(target man)으로서의 조재진은 방향을 순간적으로 바꾸는 드리블 능력이 조금 모자라 아쉬움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높은 공 처리를 잘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그의 이마를 떠난 공은 방향을 예측하기도 힘들 뿐더러 웬만한 사람들이 발로 찬 공보다 더 빠르게 네트를 가른다. 자신에게 오는 공에 대한 첫 번째 터치도 비교적 매끄러워 벼락같은 돌려차기로 골을 노린다. 센데로스(스위스)와 붐송(프랑스)과의 높이 싸움에서 결코 밀릴 인물이 아니다.

안정환(MSV 뒤스부르크)

반지 키스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누릴 절호의 기회다. 세리에-A(페루자), J-리그(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거쳐 분데스리가로 건너가 경기에 나설 기회가 적어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시즌 끝 무렵 연속골 행진으로 다시 포효하는 그를 봤다.

무엇보다도 그는 정통 공격수로서 유럽 축구를 경험했다는 자신감이 큰 강점이다. 체격 조건이 좋은 그쪽 수비수들이 달라붙어도 간결한 볼 터치로 특유의 폭발력 넘치는 슛을 터뜨린다.

지난 7일 빌레펠트와의 경기에서 넣은 두 번째 골은 그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것이었다. 왼쪽 크로스를 오른발로 받아 두 번의 터치 뒤 왼발로 때린 공은 문지기가 손을 쓸 수 없는 구석으로 날아들었다. 때로는 자신감이 지나쳐 혼자서 공을 몰고 다니는 시간이 많은 것이 흠이지만 믿음직스러운 미드필더들과 호흡을 맞추게 될 경우 이 부분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설기현(울버함튼 원더러스)

크로스나 드리블의 질을 따질 때 우리 대표팀에서 첫 손가락에 꼽아야 할 인물이다. 키에 비해 몸의 중심이 낮다는 것이 유럽 선수들과 맞붙었을 때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미드필더와의 유기적 관계를 배제하고 혼자서 공격을 해결하려는 점을 단점이라고 지적할 수 있겠지만 벨기에 리그, 잉글리시 챔피언십리그를 거치면서 경험한 모든 것들이 독일 땅에 만개할 씨앗이라고 본다.

정경호(광주)

지난 달 말 K-리그 인천 원정 경기에서 발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어린이날과 10일 경기 모두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소집 훈련 기간 동안 제 속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흔히 날개공격수에서 볼 수 있는 종적인 움직임 말고도 횡적인 움직임에도 능하다. 크로스의 정확성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것과 전진 패스의 강약 조절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가운데 공격수와 눈을 맞춰 유기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기만 한다면 가장 넓은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날개공격수로 떠오를 것이다.

이천수(울산)

독일은 미하일로비치(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베컴(잉글랜드)의 뒤를 이어 이천수라는 이름 세 글자가 '직접프리킥의 대명사'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그만큼 이천수에게는 자신감이 넘친다.

상대 수비수나 문지기가 가장 막기 어려운 공격 중 하나가 끝줄까지 치고 들어와 날카로운 각도로 꺾어주는 공이다. 이천수는 우리의 날개 공격수 중 이 장면을 가장 많이 만들어낼 줄 안다.

단 한 가지 문제는 그의 마음 속에 있을 뿐이다. 많이 성숙했지만 아직까지 심판의 판정이나 상대 수비수의 거친 수비에 지나치게 반응하여 제풀에 기가 꺾이기도 한다. 더도 말고 지난 해 11월 27일 인천 문학경기장(2005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보여준 3골 1도움의 날갯짓을 독일에 가서도 고스란히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박주영(FC 서울)

다행히도 2006 K-리그 전기 마지막 두 경기에서 골 갈증을 어느 정도 풀어주었다. 골 장면 하나하나만 봐도 어설프게 들어간 것이 없다. 전진 패스의 타이밍을 잘 맞추었고, 슛 동작이 반 박자 빨라 상대 수비수들이나 문지기가 손을 쓰지 못할 정도였다.

소속팀에서의 움직임처럼 대표팀에서도 뒤와 옆에서 뛰는 형들을 믿고 공격형 미드필더, 가운데 공격수 할 것 없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수비수 한 명을 달고 움직이며 다른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일도 자기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는 것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오히려 2010년 월드컵이 자신의 무대라는 생각을 품고 나가서 겸손한 움직임으로 뜻밖의 결과물을 한아름 안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 미드필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거로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기에 뭐라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어쩌면 꾀를 부릴 줄 모르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흔히, 축구팬들 사이에서 '지성턴'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멋진 드리블을 뽐냈다.

소속팀의 골잡이들(반 니스텔루이, 웨인 루니)에게 만들어 준 도움들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독일에서는 그의 움직임을 더욱 잘 아는 선수들과 만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월 29일 런던 스탐포드 브리지에서 만난 갈라스, 마케렐르와는 다음 달 19일 라이프치히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 때 평점 받은 것처럼 개성 없는 움직임 그대로라면 곤란하다. 긱스처럼 자신의 스피드를 살려줄 수 있는 파트너를 대표팀에서도 찾아 창의적인 움직임을 맘껏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김두현(성남)

박지성에게 조금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중거리슛의 정확성을 자랑할 만한 미드필더다. 김두현의 오른발은 정교하며 왼발은 강력하다. 욕심이 많아서인지 가까운 곳에 있는 동료보다는 멀리 있는 선수에게 공 보내기를 즐기기도 한다.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전진 패스의 강약 조절이나 공간 움직임 면에서 감각적으로 그 자질이 가장 훌륭한 선수다.

노루목을 잘 지킬 줄 알며 가로채기에도 능한 왼발잡이다. 미드필드에서 공 점유율을 높이려면 그가 꼭 필요하다.

김남일(수원)

2002 월드컵 이후 조금씩 공격 역할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그의 장점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주변 공간을 든든히 지배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공을 가로채지 않더라도 다른 미드필더에게 공이 흘러갈 수 있도록 상대의 간판 미드필더를 묶는다.

특히 포백 수비의 빈틈이라고 할 수 있는 커버 플레이까지 돕고 있기 때문에 현 우리 대표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다만 가끔씩 자신이 공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조금 무리하게 공격적으로만 움직이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호(울산)

지난 달 1일 벌어진 K-리그 경기에서 수원의 외국인 공격수 이따마르에게 거친 태클을 걸어 퇴장당한 사건이 마음에 남아있기는 하지만 공개 사과까지 하는 성숙함을 보인 우리 미드필더의 희망 이호. 폭넓은 미드필드 움직임을 통해 우리 수비수들이 역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백지훈(FC 서울)

아드보카트 감독이 밝혔듯이 창의적인 미드필드 움직임을 펼치는 우리 축구의 희망이다. 아르헨티나의 특급 미드필더 베론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칼날 전진 패스를 자랑하며 왼발 중거리슛 또한 위력적이다. 드리블 면에서 완급 조절이 아쉽지만 소집 훈련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성장을 보여줄 것이다.

★ 수비수

조원희(수원)

소속팀에서 배우지 못한 포 백 수비의 기본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대표팀 훈련 과정을 통해서 익힌 노력파 측면 수비수.

크로스의 정확성,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빠르게 드리블하는 움직임을 훈련 과정에서 잘 익혀야 할 것이다.

송종국(수원)

측면 수비수와 가운데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귀중한 멀티 플레이어다. 무엇보다도 몸과 마음의 부상을 털어버리고 제 기량을 찾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2002년에는 피구를 집으로 돌려보냈으니까 2006년에는 피레스와 앙리를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 것이다.

최진철(전북)

무엇보다도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맏형 수비수라는 점이 축구팬들을 든든하게 한다. 때로는 욕심을 지나치게 부리다가 너무 멀리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자신의 뒷공간을 상대에게 내주기도 하지만 쓰리 백-포 백의 유기적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다.

김진규(주빌로 이와타)

높은 공 다툼이나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비수.

비교적 좋은 체격으로 공격에 가담하여 쏠쏠한 재미를 본다. 킥 능력이 뛰어나지만 순발력과 대인 방어에서 문제점을 보인다.

김상식(성남)

능구렁이를 떠올릴 정도로 가운데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는 선수. 성남이 2006 K-리그 전기 우승을 이루기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공격 방향을 순간적으로 바꾸는 능력이 뛰어나다. 개인기가 뛰어난 공격수를 만나면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점이 아쉽다.

김영철(성남)

뒤쪽이나 옆 공간에 물러서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커버 플레이를 하는 능력이 뛰어난 수비수.

의사 표현이 확실하지 못한 것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높은 공 다툼이나 대인 방어에 능하다.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FC)

이제 그는 헛다리 드리블의 대명사가 되었다. 에인트호벤과 토트넘을 거치며 포 백 수비의 왼쪽 측면 역할에 대해서는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크로스의 정확성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것처럼 다양한 움직임이 더 큰 장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하게 종적인 움직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쪽 움직임도 창의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으며, 크로스의 각도도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다.

김동진(FC 서울)

왼쪽 수비수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가로채기를 통해 빠른 역습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공격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 가끔씩 자신의 뒷공간을 비워두는 문제점이 있다.

★ 골키퍼

이운재(수원)

위급한 상황에서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와 상대 공격수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문지기. 하지만 중거리 슛의 경우 골 라인에 집착하기 때문에 가끔씩 어이없는 골을 내주기도 한다. 수비수들의 위치를 잘 조정하여 제5의 수비수 역할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김용대(성남)

큰 키로 높은 공 처리에 능한 경험 많은 문지기.

순발력이 좋아 낮게 깔려오는 공도 비교적 잘 처리하는 편이다. 휘어 들어오는 공에 비교적 약한 면을 드러낸다.

김영광(전남)

높은 공 다툼 등 공격수들과의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지기.

지나치게 달려나와 위기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뛰어난 순발력으로 이를 보완하기도 한다. 준비 동작에서 중심이 낮아 낮게 깔려오는 공을 잘 막아낸다.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0) 2006.05.24
홍서범·조갑경  (0) 2006.05.18
김용만 하멕스그룹 회장  (0) 2006.05.12
고 김도현 소령  (0) 2006.05.09
하일성  (0) 200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