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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알두루치기

도치, 못생겼어도 겨울별미래요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톡!톡! 터지는 고소함, 도치알두루치기
김용철(ghsqnfok) 기자
▲ 도치, 심퉁이라고도 불린다
ⓒ 맛객
슈퍼 올챙이가 나타났다. 평생 다이어트 한 번 해본 역사가 없을 것만 같은 뚱뚱한 몸통, 거무튀튀한 색깔이 올챙이와 정말 닮았다. 다른 점이라면 이 녀석 바다에 산다.

▲ 못생겼어도 정말 못생겼다. 어부들은 재수 없다며 바다로 버리던 시절도 있었다
ⓒ 맛객
▲ 배에 있는 빨판을 이용해 바위 같은데 붙어있다
ⓒ 맛객
이놈의 이름은 도치, 영동지역에서는 '심퉁이'로도 통한다. 한때,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어부들은 재수 없다며 바다에 던져버렸단다. 외모가 외모여야 말이지. 도치 배에는 빨판이 있어 바위 같은데 찰싹 붙어 있다.

▲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맛객
사람이 다가가도 전혀 도망갈 생각도 안하는 이놈, 겁이라는 것도 모르나보다. 두 눈 멀겋게 뜨고 있는 머리를 보고 있으면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절로 궁금해진다. 물고기라면 당연하게 해야 할 몸부림 한 번 안하는 이놈은 그 모습만큼이나 신통방통하다.

▲ 도치알두루치기. 도치, 알, 김장김치, 대파를 넣고 만든다
ⓒ 맛객
▲ 도치알이 보인다
ⓒ 맛객
그런데 언젠가부터 동해 북부지역 사람들이 즐기는 별미로 대접받고 있다. 강원도 고성8미 중 하나라 하니 겨울 별미를 넘어 진미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뜨거운 물에 살짝 익히는 숙회는 쫄깃하며 담백하다. 맛과 촉감은 아귀와 비슷하다. 하지만 특별한 맛으로 기억되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도치를 우습게보진 말라. 비장의 무기가 있다. 도치는 수놈보다 암놈이 배는 비싼데 바로 알 때문이다.

▲ 도치알두루치기는 고성8미중 하나다
ⓒ 맛객
▲ 부드러운 육질과 톡톡 터지는 맛이 겨울별미답다
ⓒ 맛객
그래서 도치의 진정한 맛은 회보다 도치알두루치기를 맛 봐야 한다. 잘 익은 김장김치와 도치, 알을 넣고 국물 자박자박한 상태로 만들어낸다. 얼큰하면서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 맛은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부드러운 육질에서 조금 부족한 식감은 알이 대신해준다. 알의 크기가 수수만 해서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느낌에 고소하기까지 하다. 질긴 도루묵 알보다 낫다.

▲ 도치
ⓒ 맛객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 도치에게도 딱이다. 천대받던 도치가 사랑 받는 어종으로 인생대역전을 했으니 말이다. 강원도 양양이나 고성으로 떠난다면 새롭게 떠오르는 겨울별미, 도치알두루치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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