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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 찌개

이젠 신랑 몫이 된 동태 대가리
비가 내린 쌀쌀한 주말 저녁 동태찌게 어때요?
한미숙(maldduk2) 기자
비가 내린 쌀쌀한 주말 저녁이다. 두번째 토요일은 학교에서 정한 '놀토'이지만 고3 에게 어디 놀토가 가당키나 한가. 오늘 아침에도 큰애는 학교에 갔다. 그나마 토요일 저녁은 집에서 식구들이랑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토요일 저녁이 특별하다.

뭘 해먹일까? 곰곰 생각하다가 동태 한 마리를 샀다. 얼큰한 동태찌개를 끓일 요량으로 작은 무 한개와 미더덕도 조금 샀다. 냉장고 싱싱박스엔 지난번 먹다 남은 새끼오징어가 있어서 같이 넣고 끓이면 되지 싶었다. 한겨울에 자주 해먹었는데, 바람 찬 초봄에 먹는 얼큰한 동태찌개 맛이 색다를 것 같다.

식용유에 고춧가루를 넣고 코가 매콤해서 기침이 날 즈음이면, 납작하게 썰은 무를 넣고 같이 볶아준다. 얼큰한 맛은 바로 이 고추기름에서 나온다. 물을 붓고 시원한 국물맛이 우러나는 미더덕을 미리 넣어준다.

▲ 식용유에 고춧가루를 넣고 코가 매콤해서 기침이 날 즈음이면, 납작하게 썰은 무를 넣고 같이 볶아준다. 얼큰한 맛은 바로 이 고추기름에서 나온다. 물을 붓고 시원한 국물맛이 우러나는 미더덕을 미리 넣어준다.
ⓒ 한미숙

▲ 미더덕과 대파, 동태와 오징어를 준비했다. 동태 한마리로는 왠지 허전해서 오징어도 넣기로 했다.
ⓒ 한미숙

▲ 국물이 끓기를 기다려 대파와 오징어를 적당히 썰어둔다.
ⓒ 한미숙

▲ 국물이 팔팔 끓을 때 동태와 대파를 넣는다. 가는 파는 음식 끝에 넣지만, 대파는 중간에 넣어 끓여야 센맛이 누그러든다.
ⓒ 한미숙

▲ 국물이 한번 넘칠 만큼 끓으면 집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오징어는 넣자마자 오그라들면서 익으니 맨 나중에 넣는다.
ⓒ 한미숙

▲ 동태대가리는 신랑한테!
ⓒ 한미숙

'어두육미!' 친정어머니는 동태찌개를 끓이면 항상 아버지 그릇에 동태대가리를 넣으셨다. 어린 생각으로는, 머리 다음 토막이 훨씬 살이 통통하고 먹을 게 많은데 왜 맛도 없는 대가리를 아버지한테만 드릴까 궁금했다. 지금은 나도 신랑 국그릇에 동태대가리를 넣는다.

생선대가리에는 몸통에서 느끼는 한 가지 맛이 아니라 여러가지 맛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밥상에 둘러앉아 머리를 맞대고 먹는 동태찌개, 국물이 많다 싶었는데 그냥 국이 되었다. 아무려면 어떤가. 국물맛,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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