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 쌀쌀한 주말 저녁이다. 두번째 토요일은 학교에서 정한 '놀토'이지만 고3 에게 어디 놀토가 가당키나 한가. 오늘 아침에도 큰애는 학교에 갔다. 그나마 토요일 저녁은 집에서 식구들이랑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토요일 저녁이 특별하다.
뭘 해먹일까? 곰곰 생각하다가 동태 한 마리를 샀다. 얼큰한 동태찌개를 끓일 요량으로 작은 무 한개와 미더덕도 조금 샀다. 냉장고 싱싱박스엔 지난번 먹다 남은 새끼오징어가 있어서 같이 넣고 끓이면 되지 싶었다. 한겨울에 자주 해먹었는데, 바람 찬 초봄에 먹는 얼큰한 동태찌개 맛이 색다를 것 같다.
식용유에 고춧가루를 넣고 코가 매콤해서 기침이 날 즈음이면, 납작하게 썰은 무를 넣고 같이 볶아준다. 얼큰한 맛은 바로 이 고추기름에서 나온다. 물을 붓고 시원한 국물맛이 우러나는 미더덕을 미리 넣어준다.
![](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maldduk2_349661_1[594134].jpg) | | ▲ 식용유에 고춧가루를 넣고 코가 매콤해서 기침이 날 즈음이면, 납작하게 썰은 무를 넣고 같이 볶아준다. 얼큰한 맛은 바로 이 고추기름에서 나온다. 물을 붓고 시원한 국물맛이 우러나는 미더덕을 미리 넣어준다. | | ⓒ 한미숙 | |
![](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maldduk2_349661_1[594136].jpg) | | ▲ 미더덕과 대파, 동태와 오징어를 준비했다. 동태 한마리로는 왠지 허전해서 오징어도 넣기로 했다. | | ⓒ 한미숙 | |
![](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maldduk2_349661_1[594137].jpg) | | ▲ 국물이 끓기를 기다려 대파와 오징어를 적당히 썰어둔다. | | ⓒ 한미숙 | |
![](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maldduk2_349661_1[594138].jpg) | | ▲ 국물이 팔팔 끓을 때 동태와 대파를 넣는다. 가는 파는 음식 끝에 넣지만, 대파는 중간에 넣어 끓여야 센맛이 누그러든다. | | ⓒ 한미숙 | |
![](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maldduk2_349661_1[594139].jpg) | | ▲ 국물이 한번 넘칠 만큼 끓으면 집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오징어는 넣자마자 오그라들면서 익으니 맨 나중에 넣는다. | | ⓒ 한미숙 | |
![](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maldduk2_349661_1[594140].jpg) | | ▲ 동태대가리는 신랑한테! | | ⓒ 한미숙 | |
'어두육미!' 친정어머니는 동태찌개를 끓이면 항상 아버지 그릇에 동태대가리를 넣으셨다. 어린 생각으로는, 머리 다음 토막이 훨씬 살이 통통하고 먹을 게 많은데 왜 맛도 없는 대가리를 아버지한테만 드릴까 궁금했다. 지금은 나도 신랑 국그릇에 동태대가리를 넣는다.
생선대가리에는 몸통에서 느끼는 한 가지 맛이 아니라 여러가지 맛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밥상에 둘러앉아 머리를 맞대고 먹는 동태찌개, 국물이 많다 싶었는데 그냥 국이 되었다. 아무려면 어떤가. 국물맛, 끝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