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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생 삼겹살구이

상추 한 잎, 깻잎 한 장, 삼겹살 한 점
매실 생 삼겹살구이
조찬현(choch1104) 기자
▲ 노릇노릇 구워낸 삼겹살
ⓒ 조찬현
우리에게 삼겹살만큼 친숙한 음식이 어디 또 있을까. 삼겹살은 그 가지 수만 해도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와인으로 숙성한 와인삼겹살, 대패삼겹살, 고추장삼겹살, 짚불삼겹살, 매실삼겹살, 삽날에 구워먹는 3초 삼겹살 등. 돼지갈비에 붙어 있는 삼겹살이 술안주로도 그만이고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묵은지와 삼겹살에 소주 한잔 나누던 정겹던 시절

내가 사는 전남 여수의 집 근처에는 아름다운 호수공원이 있다. 아마 10여 년은 훨씬 넘었을 게다. 그때는 그곳에서 취사를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여름날 오후면 가족끼리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여기저기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진풍경이 펼쳐지곤 했다.

난 아직도 삼겹살 하면 그때의 풍경이 언뜻 떠오르곤 한다. 이웃사촌과 잔디밭에 둘러앉아 불판에 묵은지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내 안주 삼아 소주 한잔 나누던 그 정겹던 시절이….

그러나 요즘은 그런 정서를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개발이다 도시화다 해서 물길과 풀밭은 점점 사라져가고 사람들의 인심마저 각박해져만 가니 말이다.

▲ 팽이버섯과 생 삼겹살
ⓒ 조찬현
▲ 삼겹살구이
ⓒ 조찬현
친구와 한잔할 때도, 가족 간에 화목에도, 삼겹살이다. 삼겹살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그중 가장 대중적이고 무난한 것이 생삼겹살이 아닐까. 그럼 그 생삼겹에다 매실을 더한다면 과연 어떤 맛일까?

참숯에 은근히 구워낸 숯불구이 삼겹살이 일품

여수 화장동에 있는 숯불구이 ㅊ전문점에서 맛본 매실 생삼겹을 소개한다. 값은 1인분에 7000원이며, 3인분이 기본이다. 숯불구이 삼겹살이다. 참숯에 구워 참숯의 은근한 향이 고기에 배어 그 맛이 일품이다.

"이것도 먹어 보세요" 하며 주인이 차돌배기를 선보인다. 기름장에 찍어 먹으니 쫄깃하고 차진 맛이 입맛을 당긴다. 기본 찬도 푸짐한 편이다. 콩나물에 무를 썰어 넣어 끓인 따끈하고 맑은 선짓국은 속풀이에 더없이 좋다. 오랫동안 안고 있는 술의 부대낌까지도 걷어낸다.

▲ 속풀이에 더없이 좋은 선지국
ⓒ 조찬현
▲ 차돌배기 생고기
ⓒ 조찬현
땅콩과 참깨, 쌀가루를 빻아 넣고 쑤어 낸 죽은 고소하고 맛있다. 맛있는 죽으로 일단 배를 다독이고 하나하나 음식을 맛본다. 노릇노릇 잘 익은 삼겹살은 매실 장아찌와 먹으면 음식 궁합이 잘 맞는다. 씨를 발라내고 설탕에 재운 매실장아찌의 아삭하고 새콤함이 잃어버린 입맛까지 되찾아준다.

▲ 매실장아찌
ⓒ 조찬현
▲ 잘 익은 삼겹살은 매실 짱아찌와 먹어야 음식 궁합이 잘 맞는다.
ⓒ 조찬현
상추 한 잎, 깻잎 한 장, 노릇한 삼겹살 한 점, 팽이버섯, 구운 마늘에 매실장아찌까지, 거기에다 쌈장을 살짝 얹어 먹으면 말문이 막힌다. 팽이버섯의 오도독 오도독 리듬을 따라 씹히는 맛이 재미있다. 삼겹살의 맛은 역시 쌈빡하게 확 당기는 맛이다. 뒷맛 또한 무척 깔끔하다.

후식으로 내온 냉면은 놋그릇에 담겨서인지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새콤하고 시원한 맛도 정말 좋다. 마무리는 냉매실차다.

▲ 고기먹은 후의 냉면 3000원짜리
ⓒ 조찬현
▲ 매실의 효능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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