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지락칼국수 순수한 옛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바지락칼국수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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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지락 제철 맞은 싱싱한 바지락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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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회진포구에 갯냄새가 가득하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실려 오는 갯내음은 향기롭다. 된장물회를 맛보기 위해 소설가 이청준 선생의 초등학교 동창생이었던 아주머니가 운영한다는 포구 모퉁이의 조그마한 식당을 찾아갔다. 그 식당(덕성식당)은 길목식당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아니나 다를까 낯선 얼굴이다. 메뉴에 된장물회는 없다. 바지락 칼국수가 눈에 잡힌다. "바지락 칼국수 맛있어요?" "몰것소, 나까지는 잘 한다고 한디." "그럼, 바지락 칼국수로 주세요." | ▲ 칼국수면 송송 썰어놓은 칼국수면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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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지락 칼국수 양은 솥단지에서 끓여낸다.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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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차림 바지락칼국수 기본 상차림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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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지금(3~4월)이 제일 맛있어 식당 주방에 놓인 바지락이 물을 찍 뿌려대는가 하면 모두가 살아 움직인다. 바지락은 성장이 빠른 3~4월에 가장 맛이 좋다. 강진만 청정해역에서 잡아와서인지 싱싱함이 유별나다. 아주머니는 바지락이 담긴 통에 옛날 10원짜리 동전을 넣어 해감을 시킨다고 한다. "동전을 넣으면 바지락이 살아있어 나쁜 걸 싹 뿜어 낸다요. 봄철에는 산소공급을 안 해도 3~4일은 살아요." 양은솥단지에 육수를 부은 후 깨끗이 씻어낸 바지락을 넣어 먼저 삶는다. 육수는 양파와 대파, 무, 다시마, 멸치 등으로 미리 만들어 놨다. "육수는 미리 싹 해놔요." "육수에 별거 다 들어가네요." "워매, 아저씨! 그래라. 감자도 넣고, 바지락 깐 것도 넣고 쌩 것도 넣고 그래라." 밀가루 반죽 역시 미리 해서 냉장고에서 꼬박 하루를 숙성한다. '저걸 방망이로 밀려나?' 생각하고 살폈다. 기계에 넣자 순식간에 납작하게 되어 나온다. 밀가루를 뿌려가며 둘둘 말아 도마 위에서 날렵한 솜씨로 송송 썰어낸다. | ▲ 감태무침 회진앞바다에서 생산되는 맛깔스런 감태무침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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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김치 김장배추 속에서 꺼낸 무김치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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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부조림 깐 바지락을 넣어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두부조림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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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말로 진정한 개미(맛)가 담겨있다 육수가 펄펄 끓자 면을 털어 넣는다. 애호박을 넣어 센 불에서 한소끔 끓여낸다. 다시마 가루를 넣고 소금 간을 한 뒤 계란지단을 고명으로 올려 손님상에 낸다. 바지락 칼국수가 푸짐하다. 바지락의 싱싱함이 살아서일까. 그 맛이 너무 좋다. 바지락 칼국수에 김가루를 살짝 뿌리자 고소함이 살아난다. 찬은 5가지다. 깐 바지락과 두부를 볶아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두부조림, 회진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감태무침이 맛깔스럽다. 김장배추 속에 박아두었다 꺼내 양념한 기다란 무김치는 옛 맛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순수한 옛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바지락 칼국수(4.500원)에는 전라도 말로 진정한 개미(맛)가 담겨있다. | ▲ 회진포구 봄기운 가득한 회진포구 | ⓒ 조찬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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