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던 바닷물이 저만치 물러나
감추었던 속살을 드러내면
낙지며, 소라며, 맛을 잡는 사람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손에든 바구니 속에는
바다의 이야기와 갈매기의 사랑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도란거리는 파도의 속삭임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에서
질투라도 하듯 갯벌을 조금씩 뒤 덮는 바다에
사람들은 주섬주섬 발길을 돌리고
혹시,
주름 깊은 할머니의
흉을 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저녁 햇살이 가득한 갯벌위로
갈매기 한 마리 힘찬 날갯짓 소리가 울립니다.
갯벌에 남겨진 발자국위에 두고 온
할머니 손때 묻은 세월을 주우러 가는 것일까.
아니면
떨어지는 햇살에
저만치 밀려오는 바다를마중하러 가는 것일까
고기잡이 배가 포구에 들어서면 잠시 소란 해집니다.
물고기며 소라, 맛 등을 깜짝 판매를하는데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어부의 목소리에는 피곤이 뚝뚝 떨어지고
덤으로 몇 마리 더 달라고어부의 손을 잡아당기는
얼큰히 취한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루가 바다를 향하기 시작하고 도란대던 파도소리와
갈매기 날갯짓 소리도 잠잠해집니다.
바다에서 화산이 솟아 오른 것처럼
구름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노을은 이렇게 여러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소란스럽지는 않은데
그 이유는 노을에는 소리가 없기 때문 아닐까요.
그저 이처럼
고요함, 그것이 노을이 가지고 있는 참 모습이 아닐까요
혹시라도, 이런 고요함으로
바다가 나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가만 귀를 기울여 봐야겠습니다.
오이도 노을의 모습입니다.
경이로운 자연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강물은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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