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길>
경제가 한파라더니
하얀 눈이
건물도 자동차도
길도 하얗게 덮어버렸다
겨울 한파에
많은 눈이 내려
탄천에도 하얗게 눈이 쌓였다
눈 내리는 밤을 즐기는 사람
눈을 좋아하는 강아지가
밤새 둔치 길에 하얀 발자욱을 남겼다
새벽 잠을 깬 사람들이
강아지들과 함께
하얀 길을 넓혔다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이
하얀 눈길을 밟고 지나가며
미끄러운 얼음길을 만들었다
하얀 눈길에는
자전거도 인라인스케이트도
하나도 없다
조심스런 사람들의 느린 발걸음이
탄천을 따라 한강다리를 건너
광화문까지 진종일 걸어서 왔다
차 다니는 하얀 도로에는
염화칼슘을 잔뜩 뿌려
눈 녹인 시커먼 얼음물을 튕기며
자동차끼리 뒤엉켜 쏜살같이 달아난다
속도를늦추고 잠시 멈추어 후진해 가며
경제 한파를 녹이며 가야 할 텐데
강제로 도구로 약품으로 급속히 눈을 녹여
살아있는 것들이 모조리 죽임 당하는
끔찍한 현장을 하얀길에서 안타까이 보고 있다.
2009.2. 미래촌 童長 김만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전의 향기 048] 부족해도 넉넉하다 (0) | 2009.02.09 |
---|---|
입춘立春- `곧 봄` (0) | 2009.02.06 |
친구란 - 고전명구 046 (0) | 2009.01.30 |
시냇가에 눈꽃이 피었습니다 (0) | 2009.01.30 |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인가 (0) | 2009.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