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 실제일까? 50m 해일 해운대 덮친다 → NO
입력 : 2009.08.22 04:00 / 수정 : 2009.08.22 16:16
쓰시마섬은 수평운동 단층대
가라앉을 가능성도 거의 없어
일본 남부 해안에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고 일본 기상청이 17일 밝혔다. (뉴시스 8월 17일 보도)한국형 재난영화 '해운대'가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일본 대마도(對馬島·쓰시마섬)가 가라앉으면서 높이 50m 이상의 초대형 지진해일은 실제로 가능할까.
◆쓰시마섬이 가라앉을 가능성은?
영화는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등에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보다 훨씬 규모가 큰 '메가 쓰나미'가 해운대를 강타한다는 설정이다. 대마도가 가라앉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조용식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리히터 규모 7.0의 해저 지진으로 소규모 지진해일이 발생했던 후쿠오카 등과 달리 대마도 부근에선 지금까지 대형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 ▲ 해운대에 해일이 덮치는 영화 '해운대' 속 한 장면. / JK필름 제공
강태섭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교수도 "일본 본토와 떨어져 있는 대마도는 지진이 나도 규모가 2~3 정도에 불과해 대형 지진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정길호 소방방재청 지진대책계장은 "지반운동이 상하로 움직이는 홋카이도(北海道)와 달리 대마도는 수평으로 움직이는 단층대여서 지진이 일어나도 섬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며 옆으로 움직이게 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했다.
◆높이 50m 이상 지진해일 가능한가
국립방재연구소 정태성 박사는 "영화에서 나온 지진해일 규모는 해저 지각변동이 적어도 수심 수천m 이상에서 빠른 속도로 일어나야 있을 법한데 대마도와 해운대 근해의 수심은 얕다"고 했다. 한국해양연구원 이재학 기후·연안재해연구부장도 "해운대에서 파고 50m 이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커봐야 7~8m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마도 부근에서 메가 쓰나미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지만 수심이 깊고 지진 규모가 크다면 이론적으로는 50m 높이 해일도 가능하다. 수면 위만 움직이는 파도와 달리 지진해일은 깊은 바닷속 물까지 이동한다.
수심이 얕은 해안가에 가까워질수록 지진해일은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높은 파도를 만들게 돼 파고가 수십m 높이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남해안 지진보다는 동해안 지진해일이 훨씬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규모와 속도가 물의 깊이와 비례하는 지진해일 특성상 수심이 깊은 동해안의 피해가 서해·남해안보다는 더 크다는 것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희일 지진연구센터장은 "서해안과 남해안은 수심이 100m 정도여서 지진해일이 일어도 파고가 높지 않겠지만, 수심 2㎞ 정도인 동해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해일 높이와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1983년 5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동해안에 3m 높이 해일이 밀려와 선박 70여척이 파손되고 1명이 사망, 2명이 실종되는 피해를 입었다. 일본에선 파고가 31m에 달했던 1993년 7월 홋카이도 남서해 지진해일로 동해안 선박 20여척이 파손되는 피해도 있었다.
◆해안가 아닌 내륙은 안전?
지진해일은 해저 지진 발생 후 해일이 해안가에 도달하기까지 시차(時差)가 있다. 도달 시간을 예측할 수 있어 대피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방재연구소 정태성 박사는 "영화의 예처럼 대마도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해일이 해운대까지 도착하는 데 대략 1~2시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측정된 지진 규모에 따른 쓰나미 속도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피하는 데 여유가 있다"고 했다.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진해일과 달리 갑자기 지진이 들이닥쳤을 때엔 얘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기준을 뛰어넘는 지진이 일어나 한강 상류 댐이 줄줄이 무너지면 서울을 비롯한 한강 수계 전역이 쑥대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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