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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의 적’ 음주·흡연 50대 이상 뇌검진 받아야

[건강]‘뇌졸중의 적’ 음주·흡연 50대 이상 뇌검진 받아야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경향신문

더운 날씨에 오랫동안 노출돼 체력이 손실된 우리 몸 상태를 체크해보고, 겨울에 혹 발생할지 모를 건강문제를 예방하고 대비해야 하는 때가 바로 요즘이다. 특히 이미 뇌졸중으로 치료나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환자들이나 뇌졸중 위험군은 재발이나 발병 위험으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뇌졸중 대비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은 얼마나 되는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뇌졸중으로 치료나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위험군 1순위다. 1년 안에 재발할 확률이 3~22%, 5년 안에 재발할 확률은 최대 53%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재발률이 높기 때문이다. 첫 뇌졸중 때와 재발했을 때의 증상도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약물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

고혈압 환자 역시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발생해 점차 딱딱해지고 좁아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막히게 되면 뇌경색이 생기고,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2~4배 정도 올라가게 되는데, 특히 고혈압은 뇌출혈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증의 원인인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이 정상인에 비해 더 흔하게 나타나는 당뇨병 환자 역시 뇌졸중 발생빈도가 두 배 정도 높다.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보다 뇌졸중 발생위험률이 많게는 17배까지 높아질 수 있는데, 주로 뇌경색을 일으킨다.

흡연자들도 위험군에 들어간다. 담배 속의 니코틴 성분은 끊임없이 혈관을 수축시키며 혈관을 손상시켜 노폐물이 혈관벽에 쉽게 달라붙게 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흡연은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뇌경색의 원인이 되고 있다.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도 높아진다. 술은 혈중 지방성분을 증가시켜 이로 인한 고혈압이나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 허춘웅 원장은 “실제 뇌졸중은 고칠 수 없는 유전 등의 인자보다 고칠 수 있는 인자로 인한 발병률이 훨씬 높다”며 “질환을 원천 봉쇄하지는 못해도 적절히 관리한다면 중증도는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군이라면 반드시 뇌를 전문으로 검사하는 종합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는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허 원장은 “위 항목 가운데 두 개 이상 해당되는 50대 이상 성인은 본격적인 겨울이 되기 전에 뇌 건강을 확인해볼 수 있는 전문종합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면서 “뇌졸중 발병 경험이 있었던 경우에는 6개월, 그렇지 않더라도 1년에 한 번,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검사를 꼭 받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뇌 종합검진으로는 기본적인 신체계측과 혈액검사, 복부내장검사 외에 ‘뇌혈류검사’가 이뤄진다. 두개골 안으로 초음파를 투과해 뇌혈류의 속도, 방향 등을 측정하는 검사로 눈 위와 양쪽 귀 옆, 목 뒤와 경동맥 부위에 젤을 바르고 탐촉제를 이용해 감지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주요 뇌혈관의 협착, 폐쇄, 측부 순환 또는 혈관의 탄력성 정도를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어 특히 뇌경색 환자에게 유용하다. 편안하게 누워서 30분 정도만 검사를 받으면 된다.

뇌혈관 상태를 더욱 정밀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자기공명혈관영상(MRA)’을 시행한다. MRI는 강한 인공자장과 컴퓨터를 이용해 신체의 해부학적 구조와 분자구조를 구별할 수 있다. 입체적인 관찰이 가능해 뇌졸중은 물론이고 뇌종양, 척수공동증 등 다양한 질환을 관찰할 수 있다. MRA는 조영제를 투여한 후 인공자장을 이용해 검사를 하는데, 혈관을 집중해서 찍어서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다. 그 외 동맥경화 협착검사, 경동맥 초음파 등을 통해 동맥 건강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다.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면 곧바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해 치료할 수 있다. 뇌혈관조영술은 대퇴부 쪽에서 뇌혈관 쪽으로 연결시킨 관을 통해 좁아진 혈관부위에 풍선이나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이다. 이 시술은 혈관이 막히기 직전에 뇌경색이 오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으며, 시술의 위험도 낮고 회복도 상당히 빠르다. 시술받고 사흘 정도가 지나면 정상적인 생활도 할 수 있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