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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천명/손대준/`09`9`2~`09.9.9

천명 (신라.가야와 왜국을 오간 전설의 왕자들) 玄海の荒波を越えて:

손대준| 이진호| 정인출판사| 2009.08.15 | 188p

책 소개
신화의 세계 속에 진실한 국교가 있다

기원 1세기경부터 3세기경 한일 교섭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 신라 및 가야와 왜국 사이를 오고간 네 사람의 왕자들 즉 왜국 태생의 호공(瓠公)과 탈해(脫解), 그리고 가야출신의 왕자 김사등(金斯等)과 신라 태생의 왕자 천일모(天日矛)가 현해탄의 거친 파도를 넘고 낯선 이역으로 건너가서 겪은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을 그린 책이다.

한국인 교수가 일본에서 쓴 원저가 출간 1년 만에 3판을 돌입한 베스트셀러로, 고대 한일교섭사의 생생한 내용을 다시 살려내었다. 저자의 폭넓고 깊은 고대사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역사창작소설로, 평화적 목적의 한일교섭사의 원초적 형태를 잘 나타내고 있다. 신화의 세계 속에 진실한 국교가 있다

신라 건국에 지대한 공헌을 한 외지인 호공(瓠公)과 탈해(脫解)는 과연 누구인가 !!
고대일본 건국의 영웅 김사등(金斯等)과 천일모(天日矛)의 정체는!!
고대 한일교섭사의 생생한 내용이 여기 되살아난다!!
일본에서 출간 1년 만에 3판을 돌입한 베스트셀러!!
한국에서 출판되다!!

저자 : 손대준

목차

프롤로그 .. 5

1. 서라벌의 별
하늘에서 내려온 백마 13
닭 부리 공주 22
표주박 재상 29
천제의 노여움 40


2. 반월성의 주인
적룡의 호위를 받으며 49
아진포의 노파 55
용호상박 61
반월성의 해후 68
왕자(王者)의 덕목 83

3. 두 개의 금란(金卵)
계림의 금란 91
구지봉의 금란 101
비단왕후의 진노 109
이국의 하늘아래 117

4. 일모(日矛)왕자의 순정
나는 뱀의 아들이로소이다 137
왜국으로 가는 여정 143
빨간 구슬에서 태어난 여인 150
임 찾아 2만 리 161
보검의 행방 171

한국어판을 내며 .. 181
옮긴이의 말 .. 185

서평
孫大俊 著『천명(天命)』을 읽고 _ 박희태

이 책은 기원 1세기경부터 3세기경까지의 한.일교섭사의 일면을 다루고 있는 창작소설이다. 다시 말하면 신라 및 가야와 왜국 사이를 오고간 네 사람의 왕자들 즉 왜국 태생의 호공(瓠公)과 탈해(脫解), 그리고 가야출신의 왕자 김사등(金斯等)과 신라 태생의 왕자 천일모(天日矛)가 현해탄의 거친 파도를 넘고 낯선 이역으로 건너가서 겪은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을 그린 것이다.
고대 한일관계를 다루고 있는 역사서나 문학서를 보게 되면 고대문화는 대륙에서 일방적으로 왜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이 책은 인물의 상호교류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을 우선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둘째로, 이러한 인물교류는 후세와 같은 침략이란 형태를 취하지 않고 평화적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일교섭사의 원초적 형태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 점이다.
셋째로, 이 책은 옛 기록에 나타난 신화와 전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반면에 매우 흥미로운 창작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옛 천자나 무당들이 하늘의 뜻을 받든다는 「降陟의 神事」나, 혁거세의 혼이 하늘에 남아서 「신라 호국의 별」이 된다는 이야기 등은 나는 과문(寡聞)의 탓인지 별로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다.
한편, 내용면에 대해서 살펴보면 매우 감동적이며 교훈적인 장면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첫째 혁거세가 호공(瓠公)을 관리로 등용하려는데, 신하들이 외지인이라 일제히 반대하는 것을 신관(神官) 설민이 중국의 옛 고사(故事)를 예로 들어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서 「신분이나 출신지」를 따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며 오늘날도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왜국의 숭신왕(崇神王)이 두 사람의 왕자를 불러놓고 후계자를 정하는 장면인데 큰 왕자가 「다섯 손가락에 길고 짧은 것이 있는 것은 각각 그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부왕의 말을 회상하면서 왕위를 동생에게 양보하는 장면 역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고, 천일모가 천신만고의 방랑 끝에 마에쓰미(前津見)라는 처녀를 만나 정신적 안식을 찾아 마침내 달콤한 사랑에 빠지는 장면 역시 독자로 하여금 황홀케 하는 장면이다. 이것은 또한 이 책의 클라이맥스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원저인 일본어판을 작년 11월에 읽었다. 그 때 저자의 능숙하고도 아름다운 문장에 도취되었는데 이제 다시 한국어 번역판을 읽으니 그때와는 또 다른 감흥과 느낌을 받게 된다. 즉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 한다는데 원저의 다소 딱딱한 표현을 매우 부드럽고 매끈하게 포장해 놓은 번역자의 솜씨가 놀랍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그것은 비록 창작물이라고는 하나 역사적 문헌을 참고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또한 역사성을 전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즉 원저자도 프롤로그에서 우려하고 있지만 이 책에는 많은 인명과 지명 등 고유명사가 등장하는데 이것을 구체적인 사항과 결부시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사등(金斯等)이나 설민(薛珉)?설윤(薛胤)부자의 이름은 한국과 일본 어느 기록에도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김사등에 대해서는 일본측 기록에는 「쓰누가아라시토」란 인물이 있는데, 이들은 그 활동모습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는 보는 이에 따라서는 다른 의견도 나을 수 있는 것이다.
「이소니시키」나 「소나갈지」에 있어서도 일본 측 문헌과는 다른 내용들이 많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특히 독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폭넓고 깊은 고대사에 대한 지식을 엿볼 수 있으며 또한 역사소설에 어울리게 적절한 어휘구사와 세련된 문장을 구사하고 있어서 매우 수준 높은 걸작이라 말할 수 있다. 아울러 한일교류사의 원점을 보는 듯해서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며 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한국외대 부총장, 한국일어일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