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다. 창살의 문양이 압도한다. 주변의 다른 것들은 숨을 죽이고 고개를 숙인다. 기둥이며 처마의 기둥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분명 문창살이 주인공이 아님에도, 그 찬란한 색깔로 다른 것들보다 우뚝하다. 창살 목재 자체의 다양한 무늬도 아름답지만 그 위에 칠해진 색상이 마음을 잡는 것이다.
 | | ▲ 꽃문양 창살 | | ⓒ 정기상 | | 금산사 조사전의 꽃문양창살이다. 색깔이 하나도 바래지 않아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꽃문양창살은 내소사의 가장 오래된 것이 이름이 나 있다. 그러나 그곳의 꽃문양창살은 너무 오래되어서 퇴색되었다. 언뜻 보면 시선을 잡지 못하고 스치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관심을 갖지 않고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의 꽃문양창살은 다르다.
색깔이 퇴색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건물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꽃문양창살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대상과 마음이 일치를 이루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 것은 바라는 사항과 대상이 하나의 점으로 합치되었기에 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금산사와 내소사의 꽃문양창살을 비교하게 되니, 많은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내소사의 것은 널리 알려져서 그 이름이 높지만, 미적인 감각은 그렇지 않다. 직접 보게 되면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거기에서 풍기는 문화의 향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금산사의 꽃문양창살은 보자마자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 | ▲ 화려한 색깔 | | ⓒ 정기상 | | 대상은 공정하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누구에게는 더 잘 보이고 누구에게는 밉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고 있을 뿐이다.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아름답기도 하고 추하기도 한 것이다. 대상 그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처한 상황에 대처해가면서 효율성과 편리성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환경 자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대하고 있을 뿐이다. 서운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대상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핑계를 되고 있을 뿐이다.
현명한 사람은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환경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슬기를 가진 사람은 어디에서나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나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고 하여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 더 좋은 것을 원함으로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만이 있다는 것은 삶 자체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 | ▲ 긍정적 시각 | | ⓒ 정기상 | | 금산사의 꽃문양창살의 화려함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인생은 한번 뿐이다. 낭비할 수 있 여분이 없다.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의 몫이고 만들어진 삶을 누리는 주체도 바로 나 자신이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즐기면서 살아야겠다.<春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