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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1983년 미국 이민 전까지 교사의 길을 걸었던 고인은 힘든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제자 이 군의 딱한 사정을 세상에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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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노름에 빠져 직업이 없었고, 어머니는 가출한 상태라 이 군은 동생들을 위해 방과 후 밤늦도록 거리에서 껌을 팔아 번 돈으로 국수를 사와 삶아 먹었다.
껌이 팔리지 않는 날은 깡통을 들고 밥을 얻어먹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끼니를 걸러야 했다.
수입이 더 나은 구두닦이를 하기 위해 구두닦이통도 마련했지만 사흘이 못 돼 불량배에게 붙들려 통을 빼앗기기도 했다.
![]() 어머니가 가출하고 아버지는 노름에 빠지는 등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았던 초등학교 4학년 이윤복 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의 한 장면. 동아일보 자료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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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정직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일기는 온 국민의 마음에 진한 감동을 줬고 이 군의 집에는 각계 각처에서 온정이 답지했다.
이 일기는 1965년 김수용 감독에 의해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됐다. 영화는 제5회 대종상 특별장려상을 받았고, 제2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됐다.
이로 인해 어머니도 이 군의 신문기사를 읽고 다시 가족에게 돌아왔고, 노름꾼인 아버지도 뉘우치면서 이 군 가족은 가난하나마 새 생활을 꾸릴 희망을 품게 됐다.
이 군은 1990년 1월 급성간염이 발병한 지 2주일 만에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이민 초기인 1980년대 중반 청소회사를 운영했던 고인은 같은 이민 초년생 한인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하며 이민 생활의 기반을 닦도록 돕기도 했다.
장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서부노회장으로 치러지며 발인 예식은 23일 오전 11시 반 장지인 글렌데일 포레스트론에서 열린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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