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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일본(日本)땅 아니다

"독도, 일본(日本)땅 아니다" 1946년 대장성 법령 발견

독도(일본명 죽도·竹島)를 조선, 대만 등과 함께 외국으로 규정한 1946년 8월 일본 대장성 고시 654호.

박선영 의원 문건 입수

일본이 대한민국 광복 다음해인 1946년에 스스로 '독도(獨島)는 일본 땅이 아니다'라고 인정한 사실을 담은 법령 자료가 발견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실이 익명의 일본 고위관료를 통해 15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1946년 8월 15일 일본 대장성(大藏省)이 발표한 고시(告示) 654호에서 독도(竹島로 표기)는 조선, 대만, 사할린, 쿠릴열도, 남양군도 등과 함께 외국(外國)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일본은 패전 직후인 1946년에 일본 기업들이 부담할 배상 및 노무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채무 등의 해결을 위해 '회사경리응급조치법'을 제정해 회사가 실행 중인 사업 및 전후 산업 회복에 필요한 동산, 부동산, 기타 재산 등을 정했다"며 "이 법의 칙령에서 '재외(在外) 자산'의 범위를 규정하고, 대장성 고시에선 패전 전 점령했던 영토 중 외국으로 분류한 지역을 규정했는데 여기에 독도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독도학회장)는 "1946년 1월 일본 도쿄에 설치된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지령(SCAPIN) 제677호에서 독도가 일본의 영토에서 제외되는 곳으로 명시했다"며 "이번에 발견된 1946년 대장성 고시는 당시 군정하에 있었던 일본이 연합국 방침을 추인하고 실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史料)"라고 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 광복 이후에 독도를 자국(自國) 영토가 아니란 것을 처음으로 인정한 법령 자료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해 12월 청와대에 보고한 ▲1951년 6월 6일 공포된 ‘총리 부령(府令) 24호’와 ▲1951년 2월 13일 공포된 ‘대장성령(大藏省令) 4호’ 등 두 개의 일본 법령이었지만, 이번 자료는 이보다도 5년 앞선 것이다. ‘총리 부령 24호’는 일본이 옛 조선총독부의 소유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장성령 4호’는 공제조합 등에서 연금을 받는 자를 위한 부속 도서에서 ‘울릉도, 독도, 제주도’ 등을 일본의 섬에서 제외했다.

박선영 의원은 “이 자료는 일본 정부가 패전 직후에 영토의 서쪽 경계로 독도를 주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독도 영유권 논쟁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법령 자료”라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런 법령·역사적 자료를 발굴하고 활용해서 일본과 독도 영유권 분쟁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했다.

독도 전문가인 귀화 일본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이 패전 이후 독도를 자국 영토에서 제외시킨 최초의 법령 자료로 보인다”고 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은 연합국과의 종전 협정을 통해 자치권을 회복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2년) 이후부터는 태평양 전쟁 패배에 따라 반환해야 할 영토목록에서 독도를 삭제했는데, 그 시점 이후에도 독도를 자국영토에서 제외한 일본 정부 법령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독도는 우리땅, 이젠 스페인어 노래로"

가수 서희씨 선보여
"일어·영어 노래론 부족… 세계에 독도 알릴 것"

"우리가 아무리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쳐봐야 외국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외국어로 독도 노래를 만들었죠."

가수 서희(54·본명 서선택)씨가 최근 스페인어로 만든 독도 노래 'Sabes Dokdo?(독도를 아시나요?)'를 선보였다. 가요 '독도는 우리땅'으로 유명한 작곡가 박인호(53·본명 박문영)씨가 서씨를 위해 작사·작곡해준 노래다. 대구 스페인문화원에서 무료로 가사를 번역해줬다.

서씨가 외국어 독도 노래를 선보인 것은 일본어 가사가 들어간 '신(新) 독도는 우리땅'과 영어 독도 노래 'Do you know Dokdo?(독도를 아시나요?)'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스페인어는 사용자 인구로 따져서 중국어·영어에 이어 세계 3위"라며 "영어 노래만으로는 독도를 알리기 부족해 스페인어로 불렀다"고 했다.

스페인어로 독도노래를 만든 서희씨는“내년에 뉴욕에서 LA까지 약 5000㎞를 자동차 로 일주하며, 현지인들에게 노래를 통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서희씨 제공

TV 연예프로그램 MC 등으로 활동하던 서씨는 2005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항하는 의미로 '아 고구려'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교실에서 억지로 역사를 가르치는 것보다, 노래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독도 노래를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독도가 한국 땅인 건 알지만, 왜 한국 땅이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잘 못하더라고요."

평소에는 각종 행사에서 사회를 보거나 노래를 부르고,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소형 승합차에 통기타를 싣고 전국 초등학교를 돌며 독도 교육을 한다. 학생들에게 독도 노래도 알려주고,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도 가르친다. 사재를 털어서 만든 역사 소책자도 무료로 나눠준다. 강의료는 없다.

"왜 돈도 되지 않는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이름 이야기를 꺼냈다. "고려시대 서희 장군이 저희 선조세요. 서희 장군은 말 한마디로 강동6주를 되찾는 뛰어난 외교술을 보여주셨잖아요. 저도 2000년에 이름을 '서희'로 바꿨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과 노래로 그분처럼 저도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이죠."

서씨는 지난달 사비를 들여 호주 한인축제에 다녀왔다. "해외 한인축제가 있을 때마다 연락을 해보면 '독도 노래를 불러주는 건 환영인데, 항공료는 줄 수 없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간 틈틈이 모아 둔 돈으로 가는 거죠."

그는 "외국어로 독도노래를 만들 때는 원칙이 있다"고 했다. 일본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some people(어떤 사람)' 'foolish men(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대놓고 비판하면 외국인들이 거부감을 가져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다. 그는 "제 노래는 저작권이 없다"며 "그저 사람들이 많이 부르고, 퍼져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 좋겠다"고 했다.

"죽는 날까지 독도 지킬거야"

당뇨와 힘겹게 싸우는 독도 김성도 이장
의료진 방문 '선착장 진료'"이제 그만 육지 오세요"
자식들 성화에도老부부 "독도 못떠난다"

7일 오후 3시 30분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동도 선착장에 울릉도와 독도를 왕복하는 쾌속선이 멎었다. 관광객 사이에 섞여 영남대 의대 이형우(51) 교수가 바위 섬에 발을 디뎠다. 검정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쓴 독도리 김성도(70) 이장이 먼저 선착장에 나와 있다가 반색을 했다.

이 교수의 독도 방문은 제약회사인 한국노바티스와 한독약품이 '세계 당뇨병의 날(14일)'을 맞아 2009년 상반기까지 펼쳐나갈 도서지역 의료 지원 활동의 일환이다. 이 교수의 첫 진료 대상이 독도 주민인 김 이장이었다.

이 교수는 당뇨병 전문가이고, 김 이장은 당뇨병 환자다. 하얀 의사 가운을 걸친 이 교수가 김 이장의 오른손 중지에 혈당측정기의 채혈침을 찔렀다. 김 이장이 "아얏!" 했다. 고기잡이로 굳은살이 박인 김 이장의 손에 침이 잘 들어가지 않아 피가 찔끔 나왔다. 혈당측정기 액정 화면에 숫자가 떴다. 이 교수가 혀를 찼다.

"혈당치가 308이 나왔어요. 너무 높네요. 오늘 약 안 드셨죠? 정상인은 식사를 한 직후에도 혈당치가 140 정도 나옵니다. 식이요법도 하고, 인슐린 주사도 맞으셔야 해요. 놔두면 합병증이 생겨요."

김 이장이 "오늘 당뇨병 약을 깜빡 잊고 안 먹었다"며 쑥스러워했다. 이 교수가 김 이장에게 혈당측정기, 저혈당 설탕, 당뇨 관리 식단표 등을 전달했다. 김 이장은 "내가 독도에서 산다고 성금을 전달해온 분들은 계셨지만 직접 의사선생님이 와서 '선착장 진료'를 해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인근에 병원 하나 없어 고생하고 있다는 사연을 듣고 기꺼이 왔다"며 "가는 길에 울릉의료원에 들러 새 처방전을 받으실 수 있게 해놓겠다"고 말했다.

7일 오후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 동도 선착장에서 이형우 교수(왼쪽)가 독도 주민 김성도 이장(가운데)의 혈당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이신영 기자

울릉도가 고향인 김 이장은 1967년 제주도 해녀 출신 김신열(72)씨와 결혼했다. 1970년 첫딸 경화(39)씨를 울릉도에서 낳은 뒤 독도에 살던 고향 선배 고(故) 최종덕씨를 따라 독도에서 지내며 홍합과 전복을 잡았다. 부인이 울릉도에 살며 둘째 딸 진희(36)씨, 아들 도엽(34)씨를 낳았다.

김 이장 부부는 이후 아이들을 친지들에게 맡기고, 독도에서 지냈다. 처음엔 함석집을 짓고 살다 나중에 독도 서도(西島)에 2층짜리 시멘트집을 손수 지었다. 울릉도 집에는 겨울철 2~3개월만 머물렀다.

울릉도에 사는 둘째 딸 진희씨는 "어릴 때 나를 돌봐준 이웃 아줌마가 엄마인 줄 알고 아줌마를 '엄마'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애들 놔두고 독도에서 무슨 고생이냐"고 김 이장 부부를 말렸다.

그때만 해도 김 이장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울릉도였다. 선배인 최씨가 1987년 작고하자 김 이장 부부는 1991년 독도로 주소를 옮겼다. 1997년 정부에서 김 이장네 집 옆에 3층짜리 건물을 번듯하게 새로 지어줬다. 이곳은 현재 김 이장 부부의 거처 겸 어업인들의 숙소로 쓰이고 있다. 김 이장이 관리인을 맡고 있다.

김 이장 부부는 이 건물 3층에 있는 방(11㎡·3.5평)을 쓰고 있다. 김 이장은 2007년 독도리 이장으로 임명돼 경상북도와 울릉군에서 매월 수당 120만원을 받고 있다. 2005년 국민들이 성금을 걷어 마련해준 1.5t짜리 소형 어선 '독도호'의 선장이기도 하다.

젊을 때나 지금이나 김 이장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파도 높이를 파악한 뒤 파도가 높지 않으면 1주일에 한두번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는다. 날씨가 궂으면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부부가 나란히 앉아 TV를 본다. 부인은 "덩치 큰 외국 사람들이 싸우는 프로 레슬링이 제일 재밌다"고 했다. 자식들과 매일 아침·점심·저녁마다 세번씩 통화한다고 한다.

김 이장은 "나이가 들어 건강이 자꾸 나빠져서 걱정"이라고 했다. 작년 12월 6일 오전 3시쯤 김 이장이 자다 깨서 물을 마시고는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부인이 울릉도에 사는 둘째 사위 김경철(43)씨에게 연락했다. 김 이장은 경북도 소방본부에서 보내준 헬리콥터를 타고 대구 계명대 동신병원으로 이송됐다.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김 이장은 경북 울진에 사는 맏딸 경화(39)씨 집에서 두 달간 요양하고 독도로 돌아왔다. 자식들이 "인제 그만 육지로 나와서 같이 살자"고 했지만 김 이장은 "평생 바다에서 살아와서 육지는 편치 않다"고 뿌리쳤다.

김 이장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건강하게 살려고 매일같이 마시던 술을 완전히 끊었다"고 했다. 부인은 "단둘이 지내다 이 사람이 쓰러지니 말도 못하게 두려웠다"고 했다.

진희씨는 "두 분만 지내시는 게 안타까워 부모님께 전화를 걸면 오히려 '신종플루 위험하니까 사람들 많은 데 가지 마라'고 자식들 걱정을 하신다"며 "요즘 남편과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면 우리가 독도로 주소를 옮기고 아버지에 이어 독도 주민이 되자'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했다.

"몸도 안 좋은데 독도에 계속 사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김 이장은 버럭 화를 냈다. "내가 없으면 독도가 어떻게 되겠어요? 처음엔 고기 잡으러 들어왔지만 살다 보니 내가 여기 사는 게 우리나라를 위해 참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이제는 죽는 날까지 독도 지키며 살 겁니다."

美 보잉사 디지털 지도에 일본海·리앙쿠르로 표기…

공군 제대로 점검 않고 도입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로 '독도 지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F-15K의 일부 디지털 지도에 독도가 '다케시마' 또는 '한일 간 분쟁이 있는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가 '일본해'로, 백두산이 '장백산'으로 각각 표기돼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전 국방장관)은 4일 사전배포한 국정감사 질의자료를 통해 "지난해 7월 말 독도방어 훈련에 투입된 F-15K 2대의 축적 25만분의 1, 50만분의 1, 100만분의 1, 200만분의 1 디지털 지도 중 일부가 '다케시마' '일본해' '장백산' 등으로 표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로 '독도 지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F-15K.

공군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7월 29일~8월 1일 독도방어 훈련에 투입된 F-15K의 전자 지도(디지털 지도)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 공군 작전사령관이 오류 확인 및 수정을 지시했고 지난 2월 수정된 디지털 지도가 다시 배포됐다. 이 같은 오류는 F-15K 제조업체인 미 보잉사가 미 국립지리정보국(NGA)의 디지털 지도를 그대로 가져다 쓰고, 공군도 도입과정에서 이를 점검하지 않아 발생했다. 우리 군 지도제작을 맡고 있는 육군 지형정보단은 지난 2002년 이후 최근까지 한·미 지형정보회의에서 9차례나 '다케시마' '일본해' 표기 등을 수정해줄 것을 미측에 요청했으나 미측은 계속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내년부터 F-15K 20대가 추가 도입될 예정인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