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석굴암 `원형의 비밀` 풀리나 …

석굴암 `원형의 비밀` 풀리나 … 1913년 해체공사 사진 공개 [중앙일보]
유리원판을 인화 … 화질 좋아

1912~13년께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일제의 수리 공사 이전 석굴암 전실(前室)이 굴절형 구조임을 보여주고 있다. 금강역사상(사진 오른쪽에서 넷째)이 틀어져 있고 그 위의 그림자(점선)가 곡선이다. 60년대 수리 과정에서 전실은 직선으로 펼쳐지면서 대왕암 쪽으로 방향이 틀어졌다. [성균관대 박물관 제공]


1913년 9월 13일 데라우치 총독은 석굴암 해체수리를 공식 결정한다. 11월 14일 사진에서는 이를 위해 주변 잡초를 제거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가 1913년 무렵 경주 석굴암을 해체.조립하는 과정을 찍은 유리원판 사진들이 공개됐다. 성균관대 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석굴암과 다보탑의 보수 과정 등을 담은 사진들을 19일부터 12월 19일까지 '경주 신라 유적의 어제와 오늘-석굴암.불국사.남산'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필름의 초기 형태인 유리 원판을 직접 인화한 사진이라 상태가 좋은 편이다.

석굴암의 1차 해체.복원 과정을 담은 사진은 12점이며, 이 중 7점은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박물관 측은 말했다. 사진을 통해 석굴암 전실(前室)이 굴절형이었음이 재확인됐으며, 식민지 시대 초기 석굴암 복원 과정에서 본존불을 뺀 모든 초석이 교체된 사실도 확인됐다. 사진은 당시 경주에서 동양헌(東洋軒)이라는 사진관을 운영하던 다나카라는 민간인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체를 위한 버팀목을 설치했다. 사진은 천장에 지붕을 설치하기 위해 본존불 머리 쪽에 버팀목을 설치한 11월 중순의 모습이다.
박물관 김대식 학예연구사는 "석굴암 해체 과정을 담은 사진에는 석굴암 돔을 덮고 있던 흙과 기와, 석재, 내부 환풍기 등의 모습이 담겨 있어 석굴암 구조를 규명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일제 때 석굴암 사진과 함께 61년 2차 수리과정부터 현재까지 석굴암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줄 예정이다. 성균관대는 "53년 해외로 반출되려던 유리원판 사진 2000여 점을 구입해 이번에 일부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근영 기자


◆석굴암(石窟庵)=신라 경덕왕 10년(751)에 불국사와 함께 창건됐다. 원형의 손상이 거의 없이 1000년 이상을 유지해 왔다. 일제는 1913년 석굴암을 완전히 해체해 콘크리트 돔을 설치하고 그 안에 조각상을 조립했다. 이때 석굴암은 구조적 원형을 잃었으며 부실시공으로 곳곳에서 누수가 일어나 이슬이 맺히고 이끼가 끼며 손상돼 갔다. 이에 석굴암은 1961년 재차 수리에 들어간다. 일제 때 설치된 콘크리트 돔에 또 하나의 돔을 덧씌우는 등 정확한 고증 없이 수리가 이뤄져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