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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가양동에 웬 땅굴?

  • 서울 가양동에 웬 땅굴?
  • "일제때 판 듯… 군사시설로 추정"
  • 정지섭 기자 xanadu@chosun.com
    입력 : 2008.04.17 00:12 / 수정 : 2008.04.17 07:20
    •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지하 땅굴이 발견됐다. 강서구는 16일 "가양동 235번지 궁산(해발 70m) 기슭 지하 3m 지점에서 길이 100m, 높이 2.5m, 너비 2m 규모의 땅굴을 발견했다"며 "일제 강점기인 1940년대에 군사시설 목적으로 판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강변에 맞닿아 있는 궁산 일대는 일제 시대 군사 비행장이었던 김포공항과 3.1㎞ 정도 떨어져 있다. 강서구는 "'일제 시대 파놓은 땅굴에서 1970년대까지 버섯재배도 했다'는 토착 주민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땅굴 위치를 추정, 굴착기로 발굴 작업을 벌여 지난 7일 땅굴 입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궁산 일대에 일본 군대가 주둔해 활발하게 채굴작업을 벌였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왔다.

      땅굴 입구는 원래 무허가 주택이 있다 헐린 자리로 지상에 3m 정도 밑에 지하공간과 함께 땅굴 입구가 위치하고 있다. 땅굴은 입구에서 40m쯤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가, 왼쪽으로 직각으로 꺾인 뒤 완만한 내리막길이 60m 정도 이어져 있다. 땅굴 중간에 양 옆으로 각 5m 정도 굴착돼있는 십(十)자 모양의 구조물 2곳도 발견됐다.
    • 서울 강서구 가양동 궁산 기슭에서 발견된 100m 길이의 땅굴. 1940년대 일제가 군사시설을 만들기 위해 파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 강서구는 "땅굴의 모양새나 주민 증언 등을 종합해 보면 일제가 1940년 군사용으로 만든 벙커로, 광복과 더불어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강과 당시 군사비행장이던 김포공항을 감시하는 부대가 주둔하며, 적의 폭격에 대비한 지하 벙커로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땅굴에 대한 안전 진단을 거쳐 올해 말까지 역사 문화탐방 코스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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