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대장정 제7구간] 백학산 - 풍수 신의터재에 쓴 묘는 흉상 운 가진 묘 대명당은 주산에서 내려오는 산줄기에서 단 한 곳뿐 | |||||||||
고개나 재를 한자말로 령(嶺), 현(峴), 치(峙) 등으로 부르지만 의미는 거의 비슷해 혼용되고 있다. 고개에 해당되는 말을 풍수지리에서는 과협(過峽)이라는 전문용어를 사용한다. 이 과협은 위치와 모양에 따라 세분한다. 낮은 지대의 과협은 ‘초사(草蛇)’와 ‘회선(灰線)’이 있고, 산룡(山龍) 지대의 과협은 ‘봉요(蜂腰)’와 ‘학슬(鶴膝)’이 있다. 초사는 용맥이 마치 풀속에 있는 뱀처럼 찾으려해도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고, 회선이란 용어도 잿속에 실처럼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는 의미를 강조한 풍수지리 용어다. 봉요는 산줄기가 벌의 허리처럼 잘록한 모양으로 고개에 해당되는 용어이고, 학슬은 봉요와 반대개념으로서 학의 무릎처럼 뭉툭한 모양이 반복되며 산줄기가 이어져간다는 의미다. 결인을 이룬 다음에 혈이 생긴다 고난의 마디가 있어야 크게 자랄 수 있어
풍수지리에서는 산봉우리가 기복하면서 봉(峰)을 만드는데, 봉과 봉 사이를 절(節)이라고 표현한다. 도선국사가 지었다고 전해오는 도선국사유산록 전남 영광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건해삼절(乾亥三節) 결인(結咽)하고 해좌(亥坐)에 손파(巽破)로다. 대소과(大小科)도 많거니와 사대왕비(四代王女北) 이대상서(二代尙書)’ 이 대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줄기가 여러 번 기복하고 결인한 다음에 혈이 맺히게 되는 과정를 순서대로 표현했다. 풍수지리의 가장 핵심되는 원리는 내룡(來龍)이 행(行)하다가 지(止·멈춤)하면, 그곳이 바로 혈(穴)이다. 양균송의 제자인 증공안 선생이 지은 청낭서(靑囊序)라는 풍수고서에 ‘선간금룡동부동(先看金龍動不動)’이라 하여 ‘먼저 용맥의 움직임과 멈춤을 보아야 한다’고 형기풍수의 핵심을 한 마디로 설파했다. 어렵다는 풍수지리의 원리가 불과 한 마디의 말만 이해하면 끝나는데, 사실은 불과 간단한 한 마디의 말이기 때문에 실제에서는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것이다. 마디마디에 오이가 열리듯이 마디마다 혈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비교적 소명당에 불과하다. 역시 대기만성이라고 하듯이 대명당은 주산에서 내려오는 산줄기에서 한 자리뿐이다. 천리행룡 일석지지(千里行龍 一席之地)라는 말도 이런 의미에서 생긴 말이며 동시에 명당 찾기의 어려움과 명당의 희귀성을 표현한 말이다. 풍수지리 여전히 미신 취급 안타까운 일
이 신의터재 근처에도 역시 여러 기의 묘가 산재하고 있다. 이중에서 최근에 쓴 묘가 있는데, 마침 상석 옆면에는 용사(用事)시기인 신사년(辛巳年=2001년) 윤사월과 손좌(巽坐)라고 적혀 있어 현공풍수로 길흉 감정이 가능하다. 묘를 쓴 시기인 2001년은 7운(1984∼2004년)에서도 18년째 되는 해이고, 7운에 손좌건향(巽坐乾向=정북서향)은 현공풍수로 감정을 해보면 애석하게도 소위 상산하수(上山下水)에 걸려 8운 직전까지 3년간은 흉상(凶象)이 되는 운을 가진 묘가 된다. 당시에 지관을 초청해 길지를 찾아 안장했을 터이지만, 땅은 속성상 어머니처럼 잘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땅의 길흉법칙은 냉정하기만 하다. 그래서 일찍이 청낭서(靑囊序)에도 ‘청험일가구일분 십분매하구분빈(請驗一家舊日墳 十墳埋下九墳貧)한 집안의 옛 묘를 보자면 10개 중 9개는 가난하게 될 곳에 있다’라고 하여 개탄했는데, 천 년이 지난 지금도 풍수지리는 아직도 미신 취급을 받기도 하고 믿지 않으려고 하여 안타까운 일이다.
상주시 화동면 이소리와 어산리 사이에 있으며 낙동강과 금강의 분수령이 되는 신의터재에는 임진왜란 당시 최초의 의병장으로 활약하고 젊은 나이에 오직 나라를 위해 장열하게 순국한 의사 김준신(金俊臣)의 유적비가 있다. 산줄기도 멈춰가는 과협처 신의터재에는 비록 작지만 휴식공간을 마련해 지나가는 길손들을 아낌없이 맞이하고 있다. 나는 나라나 남을 위해 ‘쉼터’를 만들어본 적이 있는가. 글 최명우 대한현공풍수지리학회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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