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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 장보고의 고향 완도 일주

해상왕 장보고의 고향 완도 일주


한반도의 서남쪽 바다에 떠 있는 완도는 201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섬들의 고장이다.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인 완도는 웃을 완(莞), 섬 도(島)자에서 알 수 있듯 찾는 이들의 마음 속에 따뜻한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전라남도 해남을 거쳐 바다 끝에 다다르면 완도의 첫 관문 완도대교에 이른다. 완도대교는 해남과 완도의 가운데에 딸려있는 작은 섬 달도를 연결한 연륙교로 다리 옆에는 오래된 철교가 놓여 있어 초입부터 눈길을 끈다. 완도대교가 세워지기 전 처음 육지와 연결한 이 다리는 한강을 잇던 한강철교로 한국전쟁 때 파손된 철교의 잔해를 가져와 다리를 가설했다고 한다.


완도대교를 지나면 섬을 일주할 수 있는 일주도로가 시작된다.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구슬을 뿌려 놓은 듯 올망졸망하게 들어선 푸른 섬들을 끼고 국도77호선의 서부해안도로를 따라 완도읍과 장도를 거쳐 다시 완도대교에 이르는 국도13호선까지는 자동차로 대략 1시간~1시간 30여 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섬 곳곳에 숨겨진 완도의 문화와 역사, 자연경관을 꼼꼼히 찾다 보면 하루해가 모자란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서부해안도로에는 완도수목원과 드라마 ‘해신’ 촬영세트장(청해진), 화흥포항, 정도리 구계등 등 이름난 명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91년 문을 연 완도수목원은 붉가시나무, 황칠나무, 후박나무, 녹나무 등 1400여 종의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난대림 집단자생 군락지로, 국립 광릉수목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수목원이다. 이곳에는 산림전시관을 비롯해 학술탐방로, 중앙관찰로, 전망대, 유리온실관, 향토공예원, 표본전시관등 다양한 테마시설이 들어서 있다.


-완도수목원-


수목원을 뒤로하고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천연기념물 제428호로 지정된 갈문리의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눈에 띈다. 부처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나무이기도 한 이 나무는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처럼 이곳 갈문리 일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모감주 나무군락지에서 5분여 거리 앞에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해신’의 촬영 세트장 가운데 청해포구 세트장이 옥빛 바다를 풍경으로 들어서 있다. 1만 5000여 평의 규모가 말해주듯 청해진 본영을 비롯해 객사, 저잣거리, 포구 등 42동의 건물과 촬영중인 대형 목선 6척이 바다 위에 전시되어 있으며 바다에는 동화도, 백일도, 흑일도 등의 보석같은 섬들과 옥빛 바다를 가르며 향해하는 어선들이 환상적인 다도해 풍경을 연출한다.


-해신의 청해진포구 세트장-


잠시 바다를 멀리하고 완도의 농촌풍경이 펼쳐지는 고개를 넘으면 완도어촌전시관과 갈대밭이 어우러진 완도호(湖), 화흥포구가 나타난다. 화흥포구는 보길도로 향하는 여객선이 드나드는 작은 항구마을로 해질녘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어촌민속전시관에는 어민들의 어업어구를 비롯한 어류, 조개류, 희귀산호 및 전통 어선 등이 전시돼 있으며 노젓기 체험 도 가능하다.

화흥포를 지나 3㎞ 정도 가다보면 ‘정도리 구계등’이라는 독특한 지명이 있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이곳은 명승3호로 지정되어 있는 갯돌해변으로 40리 서부해안도로를 마감하는 종점이기도 하다. 구계등이란 수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파도에 침식된 크고 작은 갯돌이 펼쳐져 있는 해변으로 높은 파도가 치면 해변에 깔려있는 갯돌이 마치 9계단을 형성한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바닷물이 갯돌에 부딪칠 때 나는 소리와 햇살에 반들거리는 갯돌의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우며 여러 수종으로 형성된 방풍림 또한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완도읍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여러 도서로 향하는 여객선들과 어선들이 정박하고 있는 항구와 완도의 특산물인 김, 미역, 다시마, 전복 등을 팔고 있는 건어물 가게 및 횟집, 식당들로 분주하다. 선창 너머 바다 한가운데에는 섬 전체가 푸른 상록수로 이루어진 주도가 있다. 주도는 천연기념물 제28호로, 크기는 200㏊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난대림의 보고, 사시사철 푸른 완도의 상징으로 완도팔경의 1경으로 꼽는다.


-주도 상록수림-


주도에서 다시 완도대교로 나오는 길가에 청해진수석공원과 해상왕 장보고의 꿈이 서린 청해진의 옛터 장도가 보인다. 국가사적308호로 지정된 장도는 현재 발굴작업에 이어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장도는 인근 마을에서 180m쯤 떨어져 있는데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가 되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장보고가 있었던 당시의 장도에는 외성과 내성이 있었는데 현재 성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또한 장도에는 당시의 유적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해적을 소탕하고, 서남해의 바다는 물론 동아시아의 해상권을 장악하고 국제무역을 주도했던 장보고 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장보고의 유적이 서린 장도 청해진지-


장도에서 10분 거리에는 드라마 ‘해신’의 신라방 세트장이 완도청소년수련원 뒤 3만여 평의 자리에 세워져 있다. 이곳에는 장보고본영, 객사, 민가, 중국거리, 설평상단 및 이도현상단, 수로 등 현재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촬영세트장이 조성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해신의 신라방 세트장-

그 밖에도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마지막 수군 본영이 있었던 고금도를 비롯해 모래 밟는 소리가 십리를 간다는 명사십리해변이 있는 휴양섬 신지도, 고산 윤선도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보배로운 섬 보길도, 영화 ‘서편제’와 최근 드라마'봄의왈츠'의 촬영지로 알려진 눈부시게 푸른 섬 청산도 등 수많은 섬들이 펼쳐져 있다.

드라마'봄의왈츠 촬영지(청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