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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촌 美來村

미래촌생활강좌 제202강 080306(목) : 인문학이 희망이다/우기동 경희대교수


황해문화 편집장, 우기동 경희대 철학과 교수, 문화연대 문화개혁센터 팀장(왼쪽부터)

약자를 일으킨 ‘인문학의 힘’

[경향신문 2007-04-10 18:44:45]
인문학을 우리 삶의 다양한 현장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들이 조금씩 뿌리내리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강좌는 자활지원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임대아파트 주민, 노숙인, 성매매 피해 여성, 재소자에게까지 확대되었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도 나오고 있다. 관악인문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결코 ‘특수한 사례’는 아니다.


서울 중계동 임대아파트 지역단체들의 모임인 ‘건강한 9단지 마을만들기 협의회’에선 지난해 9월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노원 성프란시스 대학’ 인문학 과정을 개설했다. 지난 2월 20명의 수료생을 냈는데, 평균 연령 48세의 여성들이다. 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해 좀더 당당해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 전에는 임대아파트에 사는 표시를 내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마을 앞을 지나쳐서 버스에서 내리곤 했다고 한다. 졸업 문집도 냈다. 이들은 현재 동창회 모임을 갖고, 자신들의 경험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 협의회에선 또 책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어른들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책읽는 마을’ 모임도 만들었다.

관악인문대학처럼 자활지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좌도 경기 광명과 수원, 제주 서귀포 등지에서 개설됐다. 노숙인 다시 서기 지원센터는 2005년 9월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강좌인 성 프란시스대학을 열었다. 1기 13명, 2기 11명의 수료생을 냈고, 현재 3기가 진행 중이다. 이 강좌를 통해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한 노숙인들이 많았고, 방송통신대에 진학한 이들도 있다. 한편 의정부교도소에선 지난달부터 ‘수용자를 위한 인문학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얼 쇼리스는 인문학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자신이 사는 세상에 대해 성찰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 그들로 하여금 ‘무력의 포위망’에서 벗어나 자신의 세계에 ‘다시 참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멘트 코스를 국내에 소개한 고병헌 성공회대 교수(46)는 “클레멘트 코스는 소외계층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범한 사람이 삶의 지표를 찾는 데 인문학의 힘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기 강사도 “이 사회에서 삶을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인문학은 시민 인문학으로 그 범위가 넓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진우기자〉-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희망의 인문학
희망의인문학 | 2007/02/05 16:39


클레멘트 코스와 만나다

삶을 반성적으로 사고하는 인문학의 힘


빈곤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이던 미국의 한 학자는 교도소에서 살인과 강도 사건에 연루되어 15년 형

을 언도받고 복역 중인 젊은 여자와 마주앉게 된다.

"사람들은 왜 가난할까요?"

학자의 뜬금없는 질문에 이 여성은

"시내 중심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정신적 삶이 우리에겐 없기 때문이죠." 라고 대답한다.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 하는 학자에게 그녀는

" 극장과 연주회, 박물관, 강연 같은 거죠." 라고 답하고

학자는 "아하, 그러니까 인문학을 말하는 거군요." 라고 무릎을 친다.

미국의 인문학자 얼 쇼리스가 '클레멘트 코스'라는 이름으로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인문학 수업을 만들게 된 계기를 제공한 일화다.

2년 전쯤,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클레멘트 코스가 처음 소개된 이후 국내에서도 이 낯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두 곳에서 클레멘트 코스의 아이디어를 빌려 인문학 수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초에는 클레멘트 코스 창설자인 얼 쇼리스를 한국에 초청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었다. 얼마전에는 클레멘트 코스의 이해를 돕는 <희망의 인문학> (이매진) 이라는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

사회 소외 계층에게 단순히 직업 재활의 기회를 주는 것을 넘어서 인문학을 가르쳐 스스로 삶을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자는 게 클레멘트 코스의 의의다. 이런 클레멘트 코스의 취지는 한국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이들의 귀를 번쩍 뜨이게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한성공회나 자활후견기관을 중심으로 각각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 중이다. 길어야 이제 2년 남짓 지난 시점에서 섣불리 평가를 내리거나 성과를 내세우는 건 조심스럽지만 이들의 실천과 거기서 얻은 의의는 주목할만 하다.

비교적 빨리 인문학 수업을 들여와서 제법 틀을 갖추기 시작한 곳은 광명시평생학습원과 대한성공회에서 운영하는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다시서기)이다. 이 두 곳은 지역 상황과 대상층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성을 보인다. 성공회대학교가 광명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광명시평생학습원 내의 광명시민대학 창업경영학과 과정은 원래 지역 저소득층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개설을 앞두고 구체적인 교육 내용을 고민하던 중에 클레멘트 코스를 알게 되었고 창업과 인문학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 주최하는 창업경영학과 수업은 구체적인 내용은 성공회대학교가 짜고 창업과 대출에 대한 부분은 사회연대은행에서 돕는다. 대상자들을 연계하고 관리하는 일은 자활후견기관이 맡고 전반적인 지원은 광명시가 해 주는 시스템이다. 경제 , 교육 소외계층을 위해 지역에서 관련 기관이 서로 네트워크 하는 좋은 사례이다." 고병헌 교수(성공회대) 의 이야기다. 평생학습원 장동만 정책기획 1팀장은 "사회 소외계층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면서 인문학을 통해 삶을 성찰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이었다." 며 "졸업한 이후에도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하는 등 앞으로 계속 그들을 지원해 주고 함께 할 수 있는 지지망이 생겼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고 말했다.

다시서기에서 운영하는 '성 프란시스 대학'은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의이다. 다시서기 건물 지하에 있는 교육 공간에서는 매주 월, 수, 금, 하루에 두 시간씩 수업이 이루어진다. 영역은 문학, 철학, 예술사, 글쓰기 등이다. 2005년 9월에 개강해서 2학기 과정을 모두 마친 지난 해 5월, 1기 졸업생 13명을 배출했다. 그 가운데 현재 11명이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그들은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가지며 관계를 유지한다.

먼저 시작한 두 곳의 경험은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며 조금씩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난 해 7월 문을 연 '관악인문대학'은 관악일터나눔자활후견기관에서 운영하는 인문학 강좌이다. 이런 교육과정을 만들게 된 데는 빈민층이 많은 지역특성과 그동안 해 왔던 자활 사업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사회 소외 계층이나 빈곤층에게 직업 훈련 과정을 통해 혼자 설 수 있게 하는 게 자활 사업이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어떤 기술을 배운다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 돈을 통해 이들의 삶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렸고, 이들이 많지 않은 임금으로도 자신의 삶을 재미있게 꾸려갈 수 있도록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바꾸어야 한다는 고민을 했다. "

1학기가 마무리 된 지금, 교육생의 상황에 따라 수업에 대한 평가는 조김씩 다르지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공부를 하는 것은 모두에게 소중한 체험이었다고 곽충근 과장은 전했다. " 가난한 사람이 무슨 인문학... " 이라는 편견이 깨진 것도 하나의 효과였다.

경기광역자활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 6월 인문학 강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시서기 관장을 맡고 있는 임영인 신부가 성 프란시스 대학을 운영했던 경험을 전했고 시범사업으로 6개월 동안 운영했다. 지역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대부분 자활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업은 주로 저녁에 이루어졌다. 올해는 경기 남부 쪽만 대상으로 했는데 반응이 꽤 좋아서 내년에는 북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대한성공회 노원나눔의 집에서 운영하는 '노원 성 프란시스 대학'과 제주 서귀포자활후견기관이 중심이 돼 시작된 '제주희망대학'도 눈여겨 볼 만한 곳이다. 노원나눔의 집 김현호 신부는 지금까지 저소득층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교육이 아닌 훈련이었기 때문에 성과가 없었다는 반성에서 인문학 강의를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수업뿐만 아니라 수학여행도 가고, 두 달에 한 번쯤은 공연이나 뮤지컬도 보러 가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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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상처받고 관계에 마음을 닫은 이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도 관계에 서툴러 다툼이 일어나기 쉽고 힘겨움을 못이겨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강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가진 그들에게 맞는 수업을 한다는 것은 자신을 깨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문학 수업은 수업을 받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 모두에게 깨움과 깨침을 선물한다.

다시서기에서 성프란시스 대학 2기 수업을 듣고 있는 허문종 씨는 1기 과정을 중도 포기했다가 2기에 다시 신청한 경우다. " 노숙인들은 기본적으로 마음이 닫혀 있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1기때 사람들과 관계가 너무 힘겨워서 그만두었는데, 자기 중심적이었던 사람들이 수업을 들으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다시 들어오기로 결심했다. 나는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수업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다." 과거에는 자신에 대해 실망을 많이 했다는 그는 이제야 자신의 가치를 알겠다며 막연하지만 이제는 나도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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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동 선생은 인문학 강의를 통해 사회 소외 계층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과 꾸준하게 관계를 맺어 가려는 애정이라고 말한다. " 그들과 수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거리의 철학''거리의 인문학'으로 그들과 함께하려는 열과 성의이다. 강의하고 그냥 가 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 나가야 한다. "

클레멘트 코스라는 낯선 이름으로 들어와 싹을 틔운 인문학 수업은 이제우리 토양과 햇빛에 맞는 방식을 조금씩 자라고있다. 아직까지는 특정한 사회계층을 위한 독특한 수업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인문학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의미에 주목하기보다 눈에 띄는 성과를 바라는 세간의 시선은 부담스럽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는 이들의 발걸음은 믿음을 준다. 이 싹이 어떻게 활짝 꽃피울 지 애정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이진주 기자

월간 우리교육 겨울방학 특별호 중에서

아픔딛고 희망배운 값진 졸업장
경기자활지원센터, 인문학과정 졸업식 노숙자등 소외이웃 저마다 자신감 가득
2007년 01월 26일 (금) 김신태
'서른 아홉에 받는 졸업장'.

25일 오후 수원시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자활참여주민을 위한 인문학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무대에 오른 허순옥(39)씨는 "난생 처음 받아보는 학생증, 그리고 졸업장…. 그동안 나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졌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그동안 동생들을 돌보느라 초등학교마저 3학년까지 밖에 다니지 못해 늘 배움에 목말라했다는 허씨는 "나의 공부는 끝이 아니고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며 자신의 마음을 일깨워 준 교수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허씨처럼 빛나는(?) 졸업장을 받은 교육생은 총 12명. 이들은 지난해 6월13일부터 12월말까지 7개월동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경기광역자활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인문학(철학, 역사, 글쓰기, 예술, 문학) 과정을 마쳤다. 수원과 화성, 시흥지역의 자활후견기관에서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말 그대로 평범하게 살아온 일반인들이 아니라 각자 아픈 과거와 어려움을 안고 살아온 '사연 있는 사람들'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이혼경력과 저학력에 따른 콤플렉스, 그리고 노숙자 생활 등….

그러나 이들은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의 앞날을 설계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기태(72)씨는 최근 노숙자 쉼터에서 독립해 자취생활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경력을 살린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평소 욕설이 심했던 유금진(60)씨는 인문학 교육후 언어가 순화됐고 지금은 새벽까지 시집을 읽을 정도로 인문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들 외에도 졸업생들은 인문학 교육 후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돼 밝은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이날 졸업장을 받기전 교육을 담당했던 한신대 임철우 교수, 경희대 우기동 교수, 고영직 문학평론가, 김종길 미술평론가, 김준혁 수원화성사업소 학예사를 비롯해 광역자활지원센터 관계자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내 삶을 바꾼 인문학 | 다시서기 2007.03.19 18:14
http://happylog.naver.com/homeless/123456844383


하루하루를 술에 의지해 살면서 세상을 원망하고 나 자신을 학대하면서 살던 때가 있었다. 과거도 없었고, 현재도, 미래도 없는 망각의 세월 속에 묻혀 살던 때가 노숙자 아닌 ‘하류인생’의 시작이었다.

이때 희미한 불꽃이 보였다. 성프란시스 대학 인문학 강좌 학생모집 공고였다. 지원을 했고 면접고사를 거쳐 학생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과연 내가 변화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있었다. 그러나 졸업을 3주 정도 남긴 지금 나 자신도 깜짝깜짝 놀랄 만큼 변화되었다고 자부한다.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류인생에게 인문학이란 사치가 아닌가?
인문학을 배워서 나 같은 하류인생에 속하는 사람들이 삶에 어떻게 작용할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또는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수없이 회의에 빠지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그것이 첫 번째 갈등이었다.

그러나 중도에서 포기하면 이 생활을 벗어나 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성프란시스 대학 인문학 강좌 면접고사장에서의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선생님께서는 왜 인문학 강좌에 지원하셨습니까?” 임영인 신부님께서 물으셨다.

“사람이 병이 나면 고칠 수 있으나 정신이 피폐해지면 현재의 삶을 망각하고 자포자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인문학강좌에 지원했습니다.”

내가 대답했던 말이다. 이 말은 갈등이 생길 때마다 두고두고 뇌리를 때렸고 자유, 희망도 없는 새장속의 새가 되고 싶지 않아서, 비상하는 새처럼 자유롭고 싶어서···.

삶의 의미를 재생산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 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문학을 배운 절반의 성공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두 번째 갈등은 우리와 함께 하던 학생들로부터 비롯됐다. 폭력과 말의 폭력 어느 것이 먼저라고 우선순위를 매길 수는 없지만, 한 학생의 폭력 사태는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말의 폭력을 한 학생은 요즈음 많이 고쳐졌지만.

6명의 학생들은 서울역-남대문지하도-회현역 등을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아웃리치’ 순찰을 돌면서 거리의 천사들을 사랑으로 돌봐주고 있었지만, 다른 9명의 학생들은 그렇게 못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6명의 학생들은 바보였다. 세 번째 갈등이었다.

‘계속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첫 번째 갈등은 기우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갈등은 우리나라가 정이 흐르는 사회라는 걸 인식하고 비록 나와 생각과 행동이 달라도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알았어야 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음을 뉘우치게 했다.

내가 쓰는 글은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엉망이라고 평하고 싶다.

“원고지 사용법을 무시하라, 또한 맞춤법을 무시하라. 그리고 문단과 문단의 연속성을 깨뜨리고 결론을 빨리 내려라.”

한마디로 이단아였다. 그러나 나는 글을 쓰고 있는 동안은 누가 어떤 혹평을 할지라도, 글 안에서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고,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다!

현재의 나는 도전정신과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글쓰기를 통한 삶의 재음미, 하루하루를 반성하며 자기성찰을 통한 지혜로운 삶 등 이러한 것이 물질적인 재산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동안 나를 변화시킨 우기동 교수님, 최준영 교수님 등 여러 분의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성프란시스 대학 학장 임영인 신부님, 산파역인 김자옥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처음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언론들도 학생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사회가 관심을 보이자 학생들은 몸가짐에서 행동까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의복의 세탁, 두발, 거친 말투고치기, 삶의 의미 등 많은 변화가 서서히 몰려왔다.

그러나 졸업은 시작이다. 새로운 삶을 위하여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

최도현(가명) / 성프란시스 대학 1기 졸업생